캠핑 요리의 꽃 비어치킨, 은근한 숯불에 구운 매력적인 맛

캠핑 시작하면 꼭 한번은 만들어보는, 비어치킨

처음 캠핑을 나갔을 때는 의례 삼겹삽이나 소고기 등을 불에 구워먹곤 했는데, 여러 차례 반복하여 다니다보니 좀 더 색다른 요리가 없나 찾아보게 되었고, 캠핑장에서 한번쯤 하게 된다는 비어치킨에 도전해보게 되었습니다.

 

일박이일에서 이승기가 도전했던 것으로 유명해진 비어치킨은 캠핑장에 빠지지 않는 캔맥주를 이용한 것으로 만드는 방법 역시 그리 어렵지 않아 따라해봤는데, 처음 도전해봤음에도 무척이나 맛난, 별미 요리더군요.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

비어치킨의 주인공, 닭 손질하기

저희는 마트에서 생닭 한마리를 준비해갔습니다.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닭 한마리를 아이스백에 그대로 담아갔는데요, 여기에 닭의 냄새를 잡고 풍미를 높이기 위해 다진 마늘을 발라주었습니다.

 

요리용 비닐 봉지에 담은 것은 양념이 좀 더 잘 스며들게 하기 위한 것으로 코펠에 직접 담아 바르는 것보다 효과가 좋았습니다.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

 

통 후추를 갈아서 뿌려줍니다.

통후추가 없으면 그냥 가루 후추를 넣어도 되고, 이도 없으면 통과해도 무방합니다.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

 

허브의 일종인 오레가노 잎을 조금 뿌려주었습니다.

오레가노 잎은 역시 트에서 그다지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것인데, 없으면 허브솔트를 이용해도 됩니다.

단, 저희는 따로 소금을 뿌리지는 않았고, 그래도 구이맛이 좋았습니다.

허브'솔트'를 넣을 경우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얘기지요.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

 

비닐로 싸서 꼭꼭 눌러 두고 마늘과 허브 등이 잘 스며들도록 30분 가량 기다립니다.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

비어치킨에 쓸 맥주는 키 작은 것으로!

캔맥주 하나를 따서 적당히 마시고(150~200ml 정도면 충분합니다) 남겨두었다가 이를 닭의 X꼬에 밀어넣습니다.

중요한 것은 캔맥주는 355ml 정도되는 것, 혹은 이보다 작은 미니 캔맥주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저희도 비어치킨을 처음하는 터라, 즐겨먹는 500ml 맥주캔을 별생각없이 가져왔더니 맥주캔이 밖으로 많이 드러납니다.

이렇게 될 경우 조리 중 쓰러질 염려가 많으므로, 무조건 355ml 이하의 작은 캔맥주를 이용할 것을 권합니다.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

비어치킨의 핵심은 불! 불조절!

비어치킨의 성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뭘까요?

닭이나 맥주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는 무엇보다 불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적당히 은근한 불로 오랜시간(1시간~1시간 30분)을 구워야 하는데요, 이렇게 활활타는 장작불에 넣었다가는 금새 새까맣게 타게 되므로 불이 잦아들고 숯이 남을 때까지 기다려야합니다.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

 

저희는 장작을 캠핑장에서 직접 구하지 않고 인터넷의 단골집에서 참나무 장작을 주문해 쓰곤 하는데요, 캠핑장 현지에서 구하는 장작은 가격도 천차만별일 뿐더러 건조 상태가 고르지 않아 불이 제대로 붙지 않고 연기가 많이 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실 요것보다 더 하얀 숯이 남을 때까지 더 기다려야했지만 어서 어서 맛난 비어치킨을 먹을 욕심에 조금 빨리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

캠핑장에서 화로불은 장작이나 차콜 등 취향에 따라 편한것으로 쓰면 되는데 불을 빨리 붙일 욕심에 번개탄이나 성형탄(목재가루를 압착한 연료, 둥근 구멍이 뚫려 있는)에서는 태우는 과정에서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나올 수 있으므로 쓰지 않도록 합니다.

웰빙한다고 캠핑나왔다가 유해 중금속이 잔뜩 묻은 고기를 먹게 될 수 있습니다.

 

알루미늄 호일로 닭을 감싸줍니다.

상대적으로 불이 세게 닿는 아래쪽에 호일을 감아주었습니다.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

 

숯불 위에 그릴을 올리고 그 위에 닭을 올려놓습니다.

500ml 맥주 캔을 쓴 덕분에 닭의 키가 훌쩍한게 좀 웃깁니다.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

 

화로 뚜껑을 덮어줍니다. 이 철제 뚜껑은 화로의 옵션 품목인데요, 처음에는 뚜껑이 굳이 필요할까 살짝 고민을 했지만 몇번 사용해보니 뚜껑을 선택하길 무척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닥불을 즐기고 불을 끌때도 물을 뿌리거나 할 필요없이 뚜껑만 척 덮어두면 안전하게 서서히 꺼질 뿐더러 이런 그릴 요리에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맥주캔의 키가 너무 커서 화로 뚜껑이 제대로 덮이지 않는게 못내 아쉽군요 ㅎㅎ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

화로에 이런 뚜껑이 없는 분들은 종이 박스 안쪽에 은박지를 발라 화로 뚜껑 대용으로 쓰기도 하는데, 이보다는 막 써도 되는 깊은 냄비를 덮어두는게 더 안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30분 정도 지난 후에 화로 뚜껑을 열어보니 비어치킨의 겉껍질이 맛있게 구워지고 있었습니다.

역시 알루미늄 호일을 감지 않은 부분의 껍질이 더 집중적으로 바삭하게 구워지고 있군요. 어쨌든 구워지는 중에 닭에서 기름이 뚝뚝 떨어지고, 아래쪽의 숯불은 그 기름을 맞고 순간순간 휘리릭 타오릅니다.

겉은 꽤 바삭하게 익어가는 듯 보이지만 속은 아직 덜 익었을 것 같아서 좀 더 두기로 합니다.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

 

비어치킨 몸통에 중간중간 기름을 발라주어야 한다는 마눌님과, 닭 몸통의 기름을 일부러 빼고 먹는 판에 기름칠이 왠말이냐는 저의 의견이 충돌했습니다.

결국 비어치킨의 반쪽에만 기름칠을 해서 어느쪽이 더 맛있게 구워지는지 내기하기로 했습니다 ㅋㅋㅋ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

 

아...우려했던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500ml 맥주캔의 키가 결국 사고를 일으켰네요. 화로 뚜껑을 다시 덮는 와중에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화로 불은 약한 숯불이라 맥주가 조금 쏟아지는 선에서 사고가 마무리 되었지만, 키작은 맥주캔이라면 이런 불상사가 없이 완벽한 비어치킨이 되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습니다.

뭐, 어쨌든 사진을 찍고보니 맥주캔위에 올라앉은 닭의 모습이 좀 웃기네요 ㅎㅎ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

 

숯불에 오랜 시간 화로 뚜껑을 덮어둔데다 맥주까지 좀 쏟아지고 나니 불이 상당히 약해졌습니다.

결국 그릴을 걷어내고 화로 안쪽에 비어치킨을 안착시킨 후 다시 뚜껑을 덮고 15분 정도 기다렸습니다.

조리 시작부터 1시간 10분 정도 지난 시점인데요, 이쯤에서 살짝 비어치킨의 성패가 걱정되기도 했네요.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청산이~~~어허~ 좋다!

겉껍질은 바삭, 속은 쫄깃한 비어치킨 완성

긴 맥주캔으로 인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불에서 빼낸 비어치킨의 비주얼은 꽤 훌륭합니다.

역시 활활타는 장작불이 아니라 한참을 타고난 숯불에 서서히 익혔던게 꽤 적절했던 것 같습니다.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

 

가위로 갈라보니 속도 잘 익었습니다.

'치킨'이 아닌 어릴때 먹던 '통닭'을 먹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하곤 했는데요, 이건 그 통닭의 느낌입니다.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

 

마늘과 허브를 뿌린 덕분인지 닭냄새도 거의 안나고 은근한 허브향이 감도는게 닭다리 하나씩 들고 뜯어보니 맛이 일품입니다!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

 

비어치킨을 굽는 와중에 기름 바르기 VS 바를 필요 없다의 결론은 어찌되었냐하면...게눈 감추듯 먹느라 그런 논쟁을 언제 했는지...이렇게 닭뼈만 남을 때까지 그런 생각은 까맣게 잊고 있다가, 실컷 다 먹은 후에 '어디가 기름 바른쪽이지???' 서로 묻게 되었군요.

뭐 기름은, 숯불에 은근히 굽는다면 발라도 그만, 안발라도 그만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어치킨 beer chicken 캠핑요리 camping 맥주

비어치킨을 직접 만들어보니, 조리법은 생각보다 간편하기지만, 결국은 은근한 숯불을 유지할 수 있는지, 닭을 덮을만한 충분한 덮개가 마련되었는지가 성패를 결정짓는 요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캠핑장에서 화로불을 몇번 피우고 요리를 해본 사람이라면, 이런 문제쯤은 그리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저희는 다음 캠핑때도 키 작은 맥주캔을 준비해 보다 완벽한 비어치킨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아, 벌써 기대가 되는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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