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블루 스크린과 함께 멈추는 컴퓨터

뭐라고뭐라고 글씨가 나오면서 멈춰버려요

컴퓨터 A/S로 전화를 주시는 분들 중 대부분은 "컴퓨터가 안되요"라는 말로 증상을 얘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컴퓨터가 안되요"라는 말만으로는, 하드웨어 문제인지, 소프트웨어 문제인지 파악하기 힘들고, 전화로 상담 중에도 간단하게나마 원인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눌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태인가요? 아니면, 화면이 들어오고 윈도우 로고가 나오는 상태에서 멈추는 것인가요?"라는 질문으로 증상을 파악하곤 합니다.

 

이번에 전화를 주신 분께서는 "컴퓨터 전원은 들어오고, 윈도우가 뜨다가 뭐라고뭐라고 글씨가 나오면서 멈춰버리거나, 윈도우가 떠서 잘 쓰다가 또 뭐라고뭐라고 나오면서 멈춰버린다"는 증상이었습니다.

 

'뭐라고뭐라고'라는 단어에서 블루스크린이 떠올라, 혹시 파란색 바탕에 흰색 영문으로 뜨는 것이 아닌지 여쭤봤더니 맞다고 하시는군요^^;;

블루스크린 Blue Screen 메인보드 마더보드 Mainboard Motherboard 콘덴서뭔가 매우 큰 문제가 생겼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블루스크린

어라? 윈도우 상태는 괜찮은데?

일단, 윈도우 상태가 좋지 않은 쪽으로 가닥을 잡고 A/S를 나가보았습니다.

 

하지만, 오전에 부팅중 계속 블루스크린을 띄웠다는 의뢰자의 말씀과 달리 컴퓨터를 켜보니 전원도 잘 들어오고 블루스크린과 같은 증상은 전혀 없이 한번에 윈도우로 부팅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설치되어 있는 윈도우의 상태마저 매우 깨끗한 상황으로 윈도우의 문제로 인해 블루스크린이 뜨는 것 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흠...예상과 달리 하드웨어쪽 문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의뢰자에게 말씀을 드리고, PC를 입고 시켜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부풀어오른 메인보드 컨덴서

컴퓨터 케이스를 열고 메인보드를 눈으로 검사하는 과정에서, 범인은 쉽게 발견되었습니다.

바로 메인보드의 컨덴서 중 부풀어오른 넘이 몇 개 발견되었기 때문인데요, 살짝 부풀어오르기만 한 넘들도 보이고, 사진과 같이 부풀어 오르며 터져서 컨텐서 내부의 액체가 샌 넘들도 몇 개 보입니다.

 

컨덴서는 일종의 축전지와 같은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CPU 등에 안정적인 전원을 공급하고 혹시나 유입될지 모르는 노이즈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데, 컨덴서 자체의 수명이 다하거나 파워서플라이의 전원 공급이 안정적이지 못한 경우 이렇게 부풀어 오르며 터져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컨덴서가 부풀어오르거나 터져버린 메인보드는 작동중 불규칙하게 블루스크린을 띄우는 등 매우 불안정한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블루스크린 Blue Screen 메인보드 마더보드 Mainboard Motherboard 콘덴서부풀어오르며 액체가 새나온 컨덴서

 

CPU 쿨러를 떼어보니, 쿨러에 덮여 보이지 않던 컨덴서들도 줄줄이 부풀어 오르거나 터진 상태로군요.

블루스크린 Blue Screen 메인보드 마더보드 Mainboard Motherboard 콘덴서CPU 쿨러에 감춰진 컨덴서들도 모두 이상이 생긴 상태

컨덴서를 교체하거나 메인보드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교체해야할 컨덴서의 갯수가 솔찮이 많을 뿐더러 소켓 478 메인보드의 컨덴서를 교체, 수리하는 비용이나 메인보드를 교체하는 비용이나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메인보드를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파워 서플라이 역시 신품으로 교체할 것을 권해드렸는데요, 위와 같이 메인보드의 컨덴서가 부풀어오르고 터져 누액이 발생하는 상황이라면 애시당초 파워 서플라이쪽이 근본 원인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메인보드와 파워서플라이를 교체한 후, 혹시나 메모리의 이상이 아닌지, memtest86으로 점검해보니 메모리에는 이상이 없네요. 역시나 컨덴서 이상으로 발생한 문제였습니다.

인텔 메인보드, 유상 A/S라도 안되겠니???

사실, 처음부터 메인보드 교체를 생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컴터맨의 경우 일단 부품 이상으로 확인되면, 해당 부품의 A/S 기간을 조회해보아 무상 A/S 기간이 남아 있다면, 무상 A/S를 받아서 처리해드리곤 합니다. 무상 A/S 기간이 지났더라도, 해당 업체에서 저렴하게 유상 A/S를 받을 수 있다면, 그 방법도 적극 활용하는 편입니다.

 

이번에 컨덴서가 나간 메인보드는 인텔 D865GLC 메인보드입니다. 865 칩셋 메인보드라면 이미 A/S 기간은 끝났을테지만, A/S 센터에서 컨덴서를 교체하는 유상 A/S라도 받아볼 요량으로 인텔 메인보드 국내 유통사, 디지털헨지 웹사이트(http://www.imboard.co.kr/)로 접속해보았습니다.

 

A/S 규정을 살펴보다보니, 3년 무상 A/S를 제공하며, 무상 A/S 기간 중에는 1:1 교체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음...좋네요. 하지만 865 메인보드는 이미 A/S 기간이 끝났을 테고, 컨덴서를 교체하는 A/S 비용은 얼마나 될까...생각했는데, 3년의 보증기간이 끝나면, 유상 A/S도 제공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테스트나 바이오스 업그레이드 정도의 서비스는 하지만, 이번 경우와 같이 컨덴서를 교체하는 등의 유상 서비스는 하지 않는다는군요.

블루스크린 Blue Screen 메인보드 마더보드 Mainboard Motherboard 콘덴서무상 A/S 기간이 지났는데 고장이 나면? 버려야지 뭐

이렇게 되면 사설 수리업체를 이용해야 하는데 교체할 컨덴서 개수가 만만치 않아 같은 급의 메인보드를 새로 사는 비용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상황이라, 결국 메인보드를 교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업체의 A/S 정책에 대해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이미 3년이라는, 꽤 긴 시간을 보증해 주었고, 보증기간내에는 1:1 교체를 해주었으니 업체입장에서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이겠죠.

 

하지만, 이번 건과 같이 비교적 간단한 교체만으로 끝나는 A/S라면, 유상 처리라도 해준다면, 더욱 믿고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아쉬움이 듭니다.

실제로 일부 메인보드 업체에서는 컨덴서 교체와 같은 작업을 매우 저렴한 비용에 처리해 주고 있으니, 더욱 비교가 되네요.

 

대부분 "인텔 메인보드"라고 하면 "안정성"이란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입니다.

저 역시 "인텔 메인보드"라고 하면 "매우 안정적이고, 잡다한 기능들은 배제하여 조금 불편하기도 하지만, 기본에 매우 충실한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여기에 무상 보증기간이 끝나도 유상 A/S를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받을 수 있게 해준다면, 더욱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될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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