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왕관식당의 육회 콩나물밥. 빠르게 술술 넘어가는 육회와 콩나물밥

점심시간만 장사하는 콩나물밥집

8월이 되면, 5년간의 천안 생활을 마무리하고 대전으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그동안 대전에서 살 집을 알아보느라 마눌님과 함께 천안과 대전을 몇 번 왔다갔다 하면서 대전 사람들도 하나둘 알게 되고, 점심 식사를 할 만한 곳으로 왕관식당을 추천하는군요.

 

주메뉴는 육회 콩나물밥이라고 하는데, 어릴 적 집에서 콩나물밥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왕관식당을 찾았습니다.

 

왕관식당은 12시부터 2시까지, 딱 두 시간만 영업을 하는 독특한 곳이었고, 그동안 두어번 찾아보려 했으나 시간이 맞지 않아 그냥 지나쳤던 곳, 오늘은 12시 30분 정도로 시간을 딱 맞춰 찾았습니다.

대전 왕관식당

왠지 80~90년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골목길을 따라 가다보니 저 멀리 '콩나물밥집'이라는 간판이 보였고 가정집 건물을 개조한 것으로 보이는, 왕관식당 건물이 나타났습니다.

 

역시 가정집같은 대문 안쪽 마당으로 들어가면 식당 입구가 보이는데

왕관식당 입구

 

건물 바깥과 달리 식당 내부는 꽤 넓고 깔끔했으며, 정면의 주방이 탁 트여 일하는 모습이 그대로 보입니다.

다른 분들의 식사에 방해 될까 싶어 폰카를 한쪽 방향으로 찍었는데, 사진 오른쪽으로도 두줄의 테이블이 더 놓여 있습니다.

대전 왕관식당 실내

예전에는 번호표를 받고 대기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는데, 저희가 들렀을 때는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테이블은 거의 꽉 차 있었습니다.

왕관식당의 메뉴는 콩나물밥과 육회입니다.

콩나물밥과 육회를 따로 주문해 섞어 비벼먹는 방식인데, 저희는 콩나물밥 2개와 육회 큰 것 1개를 시켰습니다.

메뉴판의 육회 옆에 '국내산 한우 암소'라고 적혀 있는게 인상적입니다.

왕관식당 메뉴판

 

잠시 후, 콩나물밥과 육회, 된장국과 깍두기, 양념장으로 이루어진 간소한 콩나물밥상이 차려졌습니다.

왕관식당 콩나물밥 육회 상차림

 

육회는 냉기가 살짝 도는 상태로 나왔고, 간장 베이스의 달짝지근한 양념으로 무쳐졌습니다.

개인적으로 간장 양념과 달콤한 배, 그리고 고소한 참기름으로 버무린 진한 양념의 육회를 좋아하는데, 왕관식당 육회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보다는 살짝 옅은 양념이지만 입맛 도는 육회입니다.

왕관식당 육회

 

다만 대자를 시켰지만, 대자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는 양입니다.

메뉴판의 국내산 한우 암소라는 표기를 본 터라, 딱히 비싸단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어지간히 양이 많지 않은 저희들 역시 1인당 대자 하나씩은 시킬껄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왕관식당 육회 양

 

콩나물밥과 육회를 함께 비비면 육회가 익어버리니 콩나물밥만 양념장에 비비고 육회를 한두점씩 따로 올려 먹기도 한다는데, 저는 처음부터 육회를 콩나물밥에 올려 함께 비볐습니다.

왕관식당 콩나물밥 육회

마눌님이 콩나물밥 한 숟갈을 제게 덜어주었고, 밥양에 맞춰 육회를 슬쩍 더 많이 가져왔습니다ㅎㅎ

 

간장과 파가 주를 이루고 매콤한 맛이 살짝 도는 콩나물밥 양념은 왠지 그 맛이 어릴 때 집에서 먹었던 콩나물밥 양념장과 흡사해 살짝 놀랐습니다.

왕관식당 육회 콩나불밥

 

젓가락으로 콩나물밥과 육회, 양념을 골고루 섞은 뒤 크게 한 숟갈 떠서 먹어보니, 콩나물밥 특유의 향이 진하게 느껴졌고, 육회와 양념이 뒤이어 따라옵니다.

왕관식당 콩나물밥

 

다만 콩나물은 오래 익혀낸 듯 아삭한 식감이 거의 없는데, 완전히 물러버리거나 질기지 않은, 적당히 부드럽게 넘어가는, 꽤 독특한 식감이었습니다.

반면 너무 꼬들하거나 질지 않은 적당한 찰기가 느껴졌습니다.

왕관식당 콩나물 식감

어릴 적 아삭한 식감으로 즐겼던 집 콩나물밥에 비하면 왕관식당의 콩나물 식감은 이질감이 있었지만, 콩나물 비린내는 전혀 없이 채수 향이 감도는 윤기있는 밥, 그리고 부드러운 육회와 함께 술술 잘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육회 콩나물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뚝딱 비웠습니다.

함께 나온 된장국은 좀 미지근한 상태라 손이 잘 안갔는데, 저와 달리 마눌님은 된장국도 싹 비웠네요.

왕관식당 육회 콩나물밥

다만 둘이서 육회를 나눈 때문인지, 육회 보다는 콩나물밥의 식감과 풍미가 주를 이루었던 것이 아쉽습니다.

 

다음에 오면, 무조건 인당 콩나물밥 + 육회 대자를 시켜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차려지는 반찬류나 후딱 먹게 되는 비빔밥 형태라 가성비는 사람에 따라 다를텐데, 저희는 가볍게 후딱 비울 수 있는 가벼운 점심, 적당한 비용에 적당한 한끼를 잘 먹었다 싶습니다.

왕관식당 주소 전화번호

12시부터 2시까지, 점심시간 도로 주차

저희는 티맵에 '왕관식당'을 입력하고 안내대로 따라갔는데, 인쇄소 골목으로 안내하더니 안내 막바지에 이르러 과연 진입을 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의 골목길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티맵의 안내대로 차를 진행하면 안될 것 같아 인쇄소 골목을 두어바퀴 돌다가 근처 공영 주차장(유료)에 차를 세우고 다시 왕관식당 골목을 걸어올라 왔습니다.

왕관식당 주차

 

그리고 왕관식당에 다 와서 보니 우리가 진입한 반대편 출구쪽이 도로였고, 이 도로는 12시부터 2시까지 주차 허용 시간이라 도로에 주차하면 된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왕관식당 도로 주차

다만 식사를 마치고 저 도로를 지나며 보니, 이미 주차되어 있는 차량들로 인해 주차할 자리를 찾는게 어려워 보였습니다.

 

저는 주차료를 지불하더라도 맘편히 주차하는 것을 좋아해 인쇄골목 내부 공영주차장(30분 500원)을 이용했고,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어 만족했습니다.

반면 도로 옆 주차를 이용할 분, 특히 티맵 사용자들은 티맵에서 '왕관식당'들은 티맵에서 '왕관식당' 대신 '종로아크릴'을 검색할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본 리뷰는 블로거라 티내지 않고,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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