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보 마미 모카포트 사용 후기. 꽤 특이한, 전자레인지 전용 모카포트

전자레인지용 모카포트??

핸드 드립으로 시작했던 커피 생활은 모카 포트, 더치 커피, 콜드브루 커피메이커에 에스프레소 머신까지, 나름 다양한 커피 기구를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2인 가족이 모든 커피 기구를 한꺼번에 사용할 일은 없는 터라, 주로 사용하는 기구는 몇몇에 한정되어 있는데 마눌님은 핸드드립 커피를 즐기고 저는 콜드브루 커피메이커로 내려 놓은 커피를 즐깁니다.


그렇게 나름 만족스러운 커피 생활을 즐기고 있어 추가로 커피 관련 기구를 구입할 예정은 없겠다 싶었는데, 문득 1년 전 사은품으로 받은 킴보 마미(Kimbo Mamy) 전자레인지용 모카포트가 포장도 뜯지 않은 상태로 보관 중인 게 생각났습니다.


2019년 7월, 카메라 렌즈를 주문했더니 모카 포트가 딸려 온, 지금 생각해도 꽤 생뚱맞은(?) 사은품이었는데 무려 1년 6개월이 다 되어 개봉하게 되었고, 2주 남짓 사용해 본 후기를 올려봅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는 자그마한 갈색 박스에 담겨 있으며 '커피 관련 제품'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디자인입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박스


박스 옆면에는 전자레인지 전용 제품이라는 제품 설명이 한글로 깔끔하게 인쇄되어 있습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사용법


반대편에는 킴보 마미 모카포트의 사용시 주의 사항과 더불어 커피 추출양에 따른 전자레인지 작동 시간 등의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킴보 마미 전자레인지 모카포트


박스 윗면에는 이탈리아에서 디자인하고 만든 제품이라는 표기와 함께 국제 특허 번호가 별도의 스티커로 붙어 있습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이탈리아

30만원 남짓한 카메라 렌즈에 사은품으로 딸려 온 제품이라 하기에는, 뭔가 꽤 공들여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어 킴보 마미 제품을 검색해 봤더니, 2012년 쯤 국내에 출시되었고 당시 블로거들의 리뷰들이 꽤 많이 남아 있네요.


다만 초기 블로거 리뷰의 양에 비하면 판매는 신통찮았던 듯 제품 유통 업체에서는 이미 단종시켰고, 아마존 등의 해외 사이트에서도 모두 품절이 걸려 있지만 국내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는 3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에 여전히 판매 중인, 뭔가 비운의 제품 느낌이 듭니다.

플라스틱 재질, 간단한 구조

킴보 마미 박스를 열어보니, 종이 지지대 위쪽으로 아이보리 색 플라스틱 모카포트 뚜껑이 빼꼼히 보입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언박싱


박스와 비닐 포장 등 포장재를 제거한 구성품은 모카포트 본체와 매뉴얼로 매우 간소합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베이지


킴보 마미 모카포트는 높이 15cm, 바닥면 지름 11cm로 납작하고 동그란, 제법 귀여운 모양새입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크기

높이가 낮은 것은 전자레인지 안에 넣어 사용하기 위한 설계로 보입니다.


제품 설명서는 제품의 특징과 안전과 관련된 주의 사항, 커피 추출 방법 및 관리 방법 등 전반적인 사용법이 한글로 적혀 있습니다.

설명서의 상당부분은 킴보 마미 모카포트가 전자레인지 전용으로, 가스레인지나 직화오븐 등에서는 절대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할당되어 있습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설명서


모카포트 윗 부분, 컨테이너의 뚜껑을 열면 반투명한 이중 플라스틱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킴보 마미의 플라스틱은 PC(폴리카보네이트) 재질입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상부 컨테이너

플라스틱 재질의 모카포트로 뜨거운 커피를 만들어 먹을 때, 유해한 물질이 녹아 나오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특히 비스패놀A를 원료로 사용하는 폴리카보네이트는 환경호르몬 검출 및 유해성에 대한 얘기들이 많아 염려가 되는 부분인데, 2012년 당시 블로거 리뷰들을 검색해 보면, 유통사에서 수입통관시 '기구 및 용기장의 기준규격'에 적합한 한국기능식품 연구원의 시험성적을 거쳤으며, 6가 크롬외 30종(비스페놀A, 환경호르몬) 불검출 적합판정을 받았다는 답변이 남아 있네요.


어쨌든, 재질은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컨테이너를 열어보니 바닥 물탱크에 바스켓 필터가 들어있는 구조는 일반 모카포트와 거의 흡사합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바스켓 필터


이쯤에서 드는 의문점은, 바스켓 필터와 상부 필터는 금속재질인데 과연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불꽃이 튀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는데 뭐 문제없이 만들었겠지...하는 생각으로 넘어갑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필터 가스켓


바스켓 필터를 들면 물탱크가 보이며, 안쪽에 2잔, 4잔을 구분하는 수위선이 그려져 있습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물탱크 용량


물탱크 바닥에는 역시 이탈리아 생산품이라는 로고와 전자레인지 전용이라는 주의 사항이 붙어 있습니다.

모카포트 몸통 전체와 바닥까지 플라스틱 재질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데 굳이 가스레인지에 올릴 사람이 있을까 싶긴 한데 어쨌든 주의 사항을 곳곳에 적어 놓은 것은 좋은 생각으로 보입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전자레인지


킴보 마미 모카포트 몸체의 만듦새는 전반적으로 괜찮은데 뚜껑 경첩부의 내구성, 혹은 컨테이너와 물탱크를 나사식으로 돌려 결합/분리하는 동작이 반복되는 경우의 내구성은 좀 염려되는 수준입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내구성

물담고 커피담고 전자레인지

받은 지 1년6개월만에 열었지만, 일단 열어놓은 이상 빠르게 진도를 나갔습니다.

중성세제를 이용해 모카포트 안팎, 그리고 금속 필터와 개스킷까지 깨끗이 세척 후 물을 담았습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물탱크 수위선


물을 채운 뒤 바스켓 필터를 얹고 커피가루를 담았습니다.

커피 분쇄도는 드립커피 보다 가늘게 분쇄했는데, 제가 사용 중인 바라짜엔코 그라인더로 10단계(드립커피는 15~18단계)로 갈았고 에스프레소 머신에 비해 압력이 낮은 모카포트 특성 상 커피는 탬핑(꾹꾹 누르는 작업)없이 넘는 부분을 깎아내는 정도로 담았습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바스켓 필터 커피


준비 완료한 킴보 마미 모카포트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킴보 마미 모카포트 전자레인지


전자레인지를 4분 설정 후 작동시켰습니다.

전자레인지 작동 시간은 물의 양, 전자레인지 종류와 출력에 따라 다른데 저는 물 2인분, 700와트의 전자레인지로 4분을 돌려봤습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전자레인지 시간

모카포트 내부의 금속 필터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아무런 문제없이 작동했습니다.

전자레인지 작동시간이 3분을 넘기면서 전자레인지 안쪽에서 증기 끓는 소리, 김이 나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전자레인지 작동이 끝난 뒤, 모카포트를 꺼내고 뚜껑을 열어보니 추출된 커피가 컨테이너에 담겨 있습니다.

전자레인지로 끓인 수증기를 뿜어올리는 방식이라 압력이 얼마나 될까 싶었는데 모카포트 뚜껑을 보면 제법 힘있게 솟아오른 느낌입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커피 추출

아울러 모카포트 몸체를 통해 전해지는 열기는 뜨겁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모카포트 뚜껑을 열면 솟아오르는 수증기는 매우 뜨거우니 조심해야 합니다.


추출된 커피는 꽤 진득한 느낌에 오일이 동동 떠 있는, 브리카 모카포트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추출


도자기 컵에 따라보면 진득한 느낌이며,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미분(미세한 커피가루)이 바닥에 꽤 눈에 띕니다.

추출된 커피 맛은 브리카 모카포트를 사용할 때 처럼, 특유의 향과 오일리한 바디감도 제법 느껴집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커피맛


커피가 추출되면서 물탱크로 내려앉은 커피 가루도 제법 보입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커피 역류


다만 킴보 마미 모카포트 이용시 추출되는 커피 양이 기대보다 매우 적습니다.

물탱크에 4잔 분량의 물을 넣고 전자레인지를 4분 동안 작동시켰을 때 물탱크에는 2잔에 못 미치는 물이 남는데, 실제 추출된 커피 양은 그보다 훨씬 적은, 에스프레소 1잔 정도에 불과합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추출양

추출된 커피 양은 사라진 물의 절반 정도로, 커피 추출 과정에서 수증기로 증발하고 컨테이너에 추출된 뒤 전자레인지가 작동하면서 증발, 실제 남은 커피의 양이 얼마 안되는 듯 보입니다.

전자레인지의 간편함 VS 숙련도

역시 커피 분쇄도 조절과 전자레인지 작동 시간 조절을 통해 커피를 빠르게 추출하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전자레인지의 전원을 끄는 숙련도가 필요해 보입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설명서

다만 가스레인지 불로 끓이는 비알레띠 모카포트는 물이 끓고 커피 추출 소리로 불 끄는 타이밍을 비교적 쉽게 정할 수 있는 반면 킴보 마미 모카포트는 전자레인지 작동 소음에 묻혀 추출 소리로 판별이 어려운 만큼, 보다 많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저는 1주일 동안 4~5회 커피의 분쇄도와 물의 양을 조절해가며 추출해 봤는데 적절한 타이밍을 잡기에는 경험 부족인 듯 싶습니다.

한 번은 추출 된 커피 양과 물탱크에 남은 물의 양의 차이가 커서 물탱크에 같은 양의 물을 붓고 다른 에스프레소 잔에 추출된 양만큼 따라 확인해 보니 거의 두 잔 분량의 물이 증발한 상태였습니다.

킴보 마미 모카포트 숙련도

제품을 좀 더 오래 사용(연습)하면 적절한 타이밍을 잡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과정이 좀 번거롭게 느껴졌습니다.


가스레인지 대신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 것은 더 빠르고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함인데, 커피 분쇄도와 전자레인지 작동 시간을 더 민감하게 신경써야 하는 점, 하지만 전자레인지 작동 소음 때문에 추출 소리로 결정하기 어려운 점은 여러모로 상충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사실 킴보 마미 모카포트는 2012년에 국내 출시되었고 유통사에서 단종시킨지 오래된 제품이라, 제품의 장단점에 대해 구구절절 언급하는 게 의미없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3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니(한 때 코스트코에서 2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에 판매된 적도 있네요) 나름 저렴하다 싶었는데, 퍼뜩 검색해 본 브리카 모카포트 가격 역시 용량에 따라 3~5만원 대, 굳이 브리카 모카포트 대신 추천할 이유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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