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Box로 90년대 CD 게임 실행 방법. 도스박스에 CD롬 드라이브 마운트하기

90년대 초, CD 게임들

저는 90년대 초중반, CD롬 게임들을 몇 개 가지고 있습니다.


90년대 초, 국내에 CD롬 드라이브가 처음 보급될 당시 25만원 남짓하던 1배속 CD롬 드라이브(CD롬 라이터가 아닌 읽기 전용 드라이브)를 구입해 사용했던터라, 90년대 당시 구입했던 CD롬 타이틀들을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당시는 플로피 디스크가 주로 쓰였던 터라, 플로피 디스크 400장 이상을 담을 수 있는 CD롬 타이틀은 그야말로 신문물로 여겨질 때였습니다.


심지어 압구정동에는 CD롬 타이틀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오프라인 매장이 있을 정도였는데, 어쨌든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게임이나 자료실, 이미지 모음집과 같은 CD롬 타이틀을 종종 구입하곤 했습니다.


이외에도 플로피 디스크 버전의 정품 게임들도 제법 가지고 있었는데, 부피만 차지하고 쓸 일은 없을 것 같아 모두 정리하고 현재는 CD롬 버전들, 그마저 박스는 모두 버리고 알맹이만 남아 있습니다.

2012/05/09 - 추억의 쓰레기들을 정리하다

도스용 게임 CD타이틀


가끔 CD 랙을 살펴보면, 예전 추억을 살려 한 번쯤 실행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Day of the Tentacle CD 타이틀


공장에서 찍어 나온 CD롬 타이틀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열화 없이 깨끗하게 인식됩니다.

매니악 맨션 - Day of the Tentacle CD롬 타이틀을 넣으면 무엇보다 1993년 5월말~6월의 타임스탬프가 인상적이네요.

Day of the Tentacle 파일 목록


하지만 현재 윈도우 환경에서는 전혀 실행되지 않습니다.

이 게임은 도스 버전이라 실행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며, 윈도우 3.1/95 시절의 게임들도 실행되지 않고 에러 메시지만 뜹니다.

윈도우10 도스 실행 불가 메시지

도스박스 다운로드, 마운트

오랫만에 CD랙의 음악 CD들을 정리하다가 눈에 들어온, 당시 재미있게 엔딩까지 봤던 게임들을 한 번 실행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예전 도스 CD 게임들을 실행할 방법이 있는지 살펴봤는데 도스박스(DOSBox)라는 꽤 쓸만한 프로그램이 배포되고 있었습니다.


이 도스박스는 무료로 배포되고 있는데다, CD롬 타이틀을 이미지 파일로 만들지 않고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도스박스 다운로드 페이지에서 다양한 운영체제에 맞는 도스박스 설치 파일들을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저는 Windows를 클릭해 윈도우용 도스박스를 다운로드했습니다.

DOSBox 다운로드 페이지


다운로드한 도스박스 설치 파일의 설치과정은 특별할 것 없이 설치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면 됩니다.

DOSBox 설치


도스박스 설치가 완료된 후, 컴퓨터에 도스박스가 사용할 임의의 폴더 하나를 만들어 둡니다.

저는 D: 드라이브에 oldgames라는 폴더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DOSBox 폴더 생성


도스박스를 실행하면 검은색 도스창 형태로 실행됩니다.

그리고 앞서 만들어 둔 도스박스용 폴더와 CD롬 드라이브를 도스박스에 마운트하는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mount c d:\oldgames

위 명령은 앞서 만든 d:\oldgames 폴더를 도스박스의 C:\ 드라이브로 설정합니다.


d:\oldgames 항목만 각자 만든 폴더 경로로 바꿔주면 되며, 이후 도스박스 안에서 실행한 게임들의 설치 파일이나 세이브 파일, 설정 파일들은 모두 이 폴더에 저장됩니다.


mount d j:\ -t cdrom

위 명령은 j:\ 드라이브(CD롬 드라이브)를 도스박스의 D:\ 드라이브로 설정합니다.

컴퓨터마다 CD롬 드라이브에 할당된 드라이브명이 다르니 j:\만 각자 환경에 맞게 바꿔주면 됩니다.

DOSBox 마운트

명령이 정상적으로 입력했다면, 마운트되었다는 메시지가 뜹니다.

매니악 맨션, Day of the Tentacle

이제 CD롬 드라이브에 타이틀을 넣은 뒤 파일을 확인해 봤습니다.

일단 D:\Enter키를 눌러 D:\ 드라이브로 넘어간 뒤 dirEnter키를 눌러 파일 목록을 확인했고, 실행파일(dott.exe)을 실행했습니다.

아무래도 도스 시절 게임들인 만큼, 기본 도스명령어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DOSBox DOTT.EXE 실행


Day Of the Tentacle 게임을 처음 실행하면, 설치 안내문이 잠시 표시되고

Day Of the Tentacle 실행 화면


사운드카드와 키보드, 마우스 설정을 진행하게 되는데 기특하게도 DOSBox에서는 사운드블래스터와 갈은 사운드카드가 지원되며, 컴퓨터에 연결된 마우스와 키보드, 조이패드 등을 자동 인식합니다.

Day Of the Tentacle 설정 화면


기본 설정을 마친 뒤 게임을 실행하니, 추억돋는 배경 음악과 함께 당시에는 꽤 신선했던 애니메이션 형태의 도입부가 시작됩니다.

Day Of the Tentacle 실행 화면


저는 이 당시 어드벤처 게임을 즐겼는데, Lucas Arts의 게임들은 조작은 쉽고 스토리가 탄탄해 매우 즐겼습니다.

Day Of the Tentacle 게임 방식


얼핏 기억을 떠올려봐도 매니악 맨션, 원숭이 섬의 비밀, 룸, 인디아나존스 시리즈 등 여러 패키지를 갖고 있었는데, 원숭이섬의 비밀만 남아 있네요.

원숭이섬의 비밀 CD 타이틀


DOSBox에서 실행하는 도스 게임들은, 역시 요즘보면 도트가 두드러지는, 낮은 해상도의 그래픽이지만 스토리와 추억을 기반으로 즐기는 게임들은 여전히 흥미있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게임 실행도중 세이브와 로드 역시 전혀 문제없이 진행됩니다.

Day Of the Tentacle 세이브 화면


DOSBox에서 실행한 게임들의 설치 파일이나 세이브파일들은 마운트한 C:\ 드라이브에 저장되어 있으며, 윈도우 탐색기에서는 처음 만들었던 D:\oldgames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이후 도스박스를 실행할 때도 C:\ D:\드라이브를 마운트하면 앞서 저장한 세이브 파일을 불러와 계속 이어갈 수 있습니다.

Day Of the Tentacle 폴더

King's Quest VI

Lucas Arts 게임에 비해 시에라의 게임들은 상대적으로 플레이 빈도가 적은 편이었는데, 그래도 King's Quest VI는 꽤 재미있게 즐겼던 게임입니다.


다만 이 게임은 재미있게 즐기다가 막혀 엔딩을 보지 못하고 접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King's Quest VI CD롬 타이틀


King's Quest VI의 파일 목록을 보면, 실행 파일이 여러 종류가 있는데, SETUP.EXE를 실행하니 윈도우에서 실행된다는 메시지가 뜨고 Install.exe를 실행하니 도스박스에서 정상 실행됩니다.

King's Quest VI 실행 파일무려 윈도우 도스 겸용 게임


처음 실행하면 설치될 드라이브를 설정하게 되는데, DOSBox에서 마운트한 C:\ 드라이브는 250MB 용량으로 표시됩니다.

King's Quest VI 설치 폴더


이 게임 역시 설치 프로그램이 그래픽카드와 사운드카드, 조이스틱과 마우스 등의 기기를 대부분 자동인식합니다.

King's Quest VI 기본 설정


기본 값을 그대로 설치를 진행해도 되는데, 사운드 카드 항목을 열어보니 PAS16과 같은 추억의 사운드카드 목록이 보이는군요.

King's Quest VI 사운드카드

DOSBox의 설정 파일을 건드리면 GUS 사운드카드 등의 설정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추가 내용은 다른 포스팅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이 당시 CD롬 게임 타이틀은 CD에서 바로 파일을 불러오고 하드디스크에는 간단한 설정 파일과 세이브 파일만 저장하는 방식이 많았는데, King's Quest VI는 하드디스크에 파일을 복사해 진행합니다.


게임 설치 후 실행하면, 낯익은(?) Sierra 로고가 뜨고

Sierra 로고


잠시 후 왠지 정겨운 King's Quest VI 로고가 뜹니다.

King's Quest VI 타이틀 화면


게임에서 실행할 명령들을 키보드로 입력하고 마우스로 위치를 클릭하던 Lucas Arts의 게임과 달리 King's Quest VI는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해 동작을 설정하고 위치를 찍는 식입니다.

King's Quest VI 실행 화면


역시 저장과 불러오기 기능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처음 몇 장면을 넘어가며 게임을 즐기다 보니, 기억했던 것 보다 스토리가 꽤 길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예전에 막혔던 지점이 어디인지 다시 도전해 볼까 합니다.

King's Quest VI 세이브 화면

과거 게임들의 CD롬 타이틀 버전은 플로피 버전에 비해 다른 점이 있었는데, CD롬 특유의 방대한(!) 용량 덕에 음성 지원이 보다 풍부했고, CD 오디오로 배경 음악을 돌리는 등의 기능이 있었습니다.


King's Quest VI 역시 4분 남짓한 꽤 웅장한 오디오 트랙이 저장되어 있었는데, 아마도 엔딩 장면에서 나오게 될 음악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하나 씩 열어본 김에 스타워즈, 저항군의 반격(Rebel Assault)나 툼레이더 등의 게임도 실행해 봤는데 스토리 위주로 즐길만 했던 어드벤처 게임과 달리 3D 게임들은 추억으로 먹고 들어가더라도 계속 즐기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ㅎㅎ

루카스 아츠 스타워즈 제국군의 반격

이제는 CD롬 드라이브도 컴퓨터에서 거의 퇴출된 상황이다보니, 이 게임들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듯 싶은데, 간만에 고전 어드벤처 게임들을 꺼내 추억에 잠겨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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