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된 신한 이젤 점검 및 사용법. 오래된 접이식 나무 이젤의 새 임무

아버지의 새 취미, 그림그리기

얼마 전 마눌님께서 시아버지께 그림그리기 재료를 사서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친정 부모님께 먼저 보냈는데 딱히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던 반면 시아버지는 매우 흥미있게 그림 그리기에 몰두하고 계신다며 완성된 사진을 보내곤 합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옛날옛적, 아버지께서 물감 등을 펴놓고 그림을 그리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 듯 싶네요.


어쨌든 노약자들의 바깥 외출에 특히 조심해야 하는 요즘, 아버지는 그림그리기 삼매경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계십니다.

명화 그리기


마눌님께서 보낸 그림그리기는 캔버스와 아크릴 물감, 붓 등이 함께 제공되는 세트로 오픈마켓에서 '명화그리기'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여러 업체들이 표시됩니다.


밑그림이 그려진 캔버스에 색칠 번호가 적혀 있어 꼼꼼하게 따라하다 보면 그림이 완성되는 방식으로,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는데, 저는 실물을 본 적이 없지만 어릴 적 색칠노트를 캔버스에 옮겨 놓은 형태라 생각됩니다.

오픈마켓 명화 그리기

가격은 캔버스 사이즈에 따라 5000원~3만원, 가장 큰 캔버스는 5만원까지 하는 제품들도 있는데 첫 캔버스를 깔끔하게 완성했다는 소식에 40*50cm 사이즈의 그림 4개를 다시 주문해서 보냈습니다.


마눌님이 보냈던 첫 번째 그림은 비교적 그리기 쉬운 것이었는데, 제가 보낸 두 번째 그림들은 조금 복잡한 것들로 보냈고 역시나 기대했던 대로 꼼꼼하게 채우는 사진들을 보내고 계십니다.

명화 그리기 해바라기

30년 된, 학생용 이젤

그런데 어머니께서 보내온 사진을 보니 캔버스를 세워 둘 만한 도구가 없어서 좌식 책상에 걸치고 구부정하게 그림을 그리고 계시더군요.


아무래도 이젤을 하나 사서 보내야겠다 생각이 들었는데, 문득 처가집 현관 신발장 옆에 걸려 있던 이젤이 생각 났고 처가집에 들른 김에 이젤을 가져왔습니다.


가져온 이젤을 본 마눌님께서는 자기가 중학생 때 쓰던 것이라고 하는데, 햇수를 따져보니 30년은 훌쩍 넘은 것이네요.

'신한 이젤'이라고 적혀 있는 가방은 실내에 걸려 있었지만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신한 이젤 가방


이젤을 꺼내 보니 나무 재질의 접이식 이젤이 나오는데, 제법 튼튼해 보입니다.

80년대 후반 신한 이젤


이젤을 뒤집어 보니 뒷면은 철제 프레임으로 다리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구조네요.

신한 이젤 길이 조절식


그런데 이젤 다리 중간중간에 나사가 삐죽삐죽 올라와 있습니다.

한 두개가 아닌 꽤 많은 수의 나사들이 튀어나와 있었기에 처음에는 오래되어 나사가 튀어나온 건가 싶었습니다.

나무 이젤 나사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나사 자리에 볼펜으로 줄이 그어져 있었고, 한 두 개가 아닌 다리의 나사 전부가 튀어 나온 것은 뭔가 의도 된 작업이라는 느낌입니다.


뭐 어쨌든 뒷면의 다리 고정용 손나사 역시 삭아 부러진 곳 없이 짱짱합니다.

신한 이젤 학생용


일단 이젤을 펼치기 위해 카메라 삼각대를 펼치듯 다리를 펴봤는데, 펼친 다리가 고정되지 않고 휘청휘청하는군요.

구형 신한 이젤 사용법


그리고 따로 들어 있던 막대의 금속 부품을 보니, 고양이 귀모양으로 타공된 곳이 나사를 걸어 고정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신한 이젤 조립 방법


이렇게 막대의 금속 고정부를 이젤의 막대에 끼워 올리고

신한 이젤 고정 방법


툭 튀어 나온 나사를 고양이 귀 부분에 걸어주면 됩니다.

나사를 거는 위치에 따라 이젤 다리 너비 및 전체 높이를 조절하는 방식이네요.

나무 이젤 너비 조절


처음에는 저 튀어나온 나사들을 모두 조여야겠다 싶어 드라이버를 들고 왔는데, 이젤 다리의 나사는 건드릴 필요 없이 관절부의 살짝 헐거워진 나사들만 조여주었습니다.

오래된 나무 이젤 점검


다리 뒤쪽 금속 부품에 걸려 있는 나사들 역시 드라이버로 슬쩍 조여주었고, 나사가 헛돌지 않고 단단하게 고정되었습니다.

신한 이젤 조립 점검


일단 가져와서 못 쓸 것 같으면 적당한 새 이젤을 사 보내야겠다 싶었는데, 이 정도면 취미 생활에 충분히 쓸만할 듯 싶네요.


이젤 가방을 욕실로 가져가 솔로 박박 문질러 세월의 흔적을 제거했는데, 30년 넘는 세월에도 불구하고 안쪽의 비닐 코팅이 갈라지거나 벗겨지지 않는 게 꽤 신기했습니다.

신한 이젤 가방 세척


이렇게 마눌님이 중학생 때 쓰던 오래된 이젤은 (정비라 할 것도 없는) 가벼운 점검을 마쳤고, 조만간 주문진 부모님 댁으로 보내질 예정입니다.

오래된 학생용 나무 이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가장 저렴한 알루미늄 이젤이 만원 정도였는데, 그런 제품들보다는 이 오래된 나무 이젤이 훨씬 튼튼하고 운치 있어 보이는 데다 무엇보다 오래되었지만 현역으로 뛰기에 충분한 물건인터라 괜히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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