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고향나들이의 오리 한마리. 4인 가족이 푸짐하게 즐긴 오리로스와 오리탕

꽤 오랫만의, 오리로스구이

얼마 전 장모님의 병원 정기 검진에 장인어른, 마눌님과 함께 동행했고 검사결과가 양호하다는 진단을 받은 뒤 늦은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장모님께서는 얼마 전 다녀왔던 오리로스 집이 괜찮았다면서 고향나들이라는 식당으로 가자고 하시더군요.


오리로스구이는 아주 가끔, 집에서 구워먹은 적이 있었지만 식당에서 먹어 본 것은 언젠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였는데, 어쨌든 장모님께서 맛이 괜찮다고 하니 오랫만에 오리로스구이를 먹기로 했습니다.


좀 쌀쌀했지만 맑았던 날 오후, 네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포천으로 접어들었고 오리고기 집들이 꽤 많은 길을 따라 올라가니 고향나들이 간판이 보였습니다.

포천 고향나들이 오리고기


경기도 포천쪽의 계곡 옆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니 캠핑장 간판도 보이는 게, 꽤 오랫동안 다니지 못한 캠핑 생각도 나더군요ㅎㅎ


꽤 넓은 주차장에는 평일 오후인데도 자동차가 여러 대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장모님 얘기로는 평일에 다른 가게들은 텅 비어도 여기는 손님들이 꽤 있다고 하시는군요.

고향나들이 주차장


ㄱ자로 길쭉하게 생긴 가게 내부로 들어가니 한 줄로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었는데, 여느 식당과는 다른, 좀 독특한 구조입니다.

포천 고향나들이 실내


일단 가격표를 보니 오리 한 마리가 61000원이네요.

네 명이 먹으려면 어느정도 시켜야하나 싶었는데, 장모님께서 한 마리면 충분할꺼라 하십니다.

고향나들이 메뉴판 가격표


장모님 말씀대로 오리 한마리를 시켰는데, 큼직한 원형 쟁반에 담겨 나온 오리고기의 양이 심상치 않네요.

얼핏봐도 3kg은 훨씬 넘을 것 같은 양이 압도적입니다.

고향나들이 오리 한마리


숯불과 불판이 올려지고, 기본 반찬들이 차려지니 테이블이 꽉차네요.

고향나들이 상차림


반찬은 무우 식초 절임, 파절임, 고추장아찌에 상추쌈, 감자와 마늘 등이 있었는데 반찬은 썩 고급스럽진 푸짐한 느낌, 평범한 고깃집 수준입니다.

고향나들이 반찬


늦은 점심이라 배가 무척 고팠기에 일단 오리고기와 생마늘, 감자를 올려 부지런히 굽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저는 굽기 담당이었는데, 촘촘한 불판이라 마늘 등이 숯불로 떨어지지 않는 게 편했습니다.

오리 로스구이


장모님의 건강진단 결과를 축하하면서, 건배를 했습니다.

물론 운전을 하는 저는 사이다로 건배를 하는 중입니다ㅎㅎ

소주 맥주 사이다 건배


푸짐하게 쌓여 있는 오리고기의 양에 비해 불판 사이즈가 그리 크지 않은 터라 초반 고기를 굽는 속도에 비해 고기가 사라지는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오리로스구이 식당

일단 고기가 겹치지 않도록 척척 펼쳐 놓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가며 굽는데 열중하다가


오리고기가 불판을 세 판 정도 거쳐가다보면 먹는 속도가 좀 느려지면서 저도 굽는 속도를 줄이면서 여유있는 식사를 하게 됩니다.


고향나들이의 오리고기는 냉동하지 않은 생고기라 신선한 대신, 소금간이 되어 있지 않아 쌈무나 파절임 등을 많이 먹게 됩니다.

오리로스구이 쌈무

배부르게 먹은 뒤에 생각해보니 오리고기를 구울 때 소금을 살짝 뿌려도 좋겠다 싶은데 먹을 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한게 함정입니다ㅎㅎ


처음에 썰어놓은 감자가 왜 있을까 싶었는데, 불판에 함께 구워 먹어보니 의외로 식감이 오리고기와 잘 어울렸습니다.

오리로스구이 감자구이


처음 메뉴판을 볼 때는 과연 오리 한 마리로 4명이 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오리고기 양이 워낙 푸짐해 계속 구워도 접시에 꽤 많은 양의 오리고기가 남았습니다.

고향나들이 오리한마리 양

그래도 늦은 점심에 배가 고픈 상태로 꽤 많이 먹었음에도 결국 약간의 오리고기가 남았는데, 남은 고기는 포장해 집에 가져갈 수 있습니다.


건물 입구 쪽에 반찬통이 배치되어 있어 추가 반찬은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는데, 저희는 쌈무와 생마늘, 감자를 특히 많이 갖다 먹었습니다.

고향나들이 셀프 반찬

느끼할 때, 오리탕으로 마무리

된장이며 고추장아찌, 무쌈 등 양념들과 함께 먹는다고는 하지만 매우 넉넉한 양의 오리로스를 계속 먹다보면 느끼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오리고기가 마무리될 때 쯤, 돌솥밥 2인분(4천원)을 시켰고 각자 그릇에 나눠 담았고

돌솥밥


오리고기의 숯불이 빠진 자리에는 오리탕이 들어왔습니다.


이 오리탕은 미리 끓여 놓은 육수에 살을 발라낸 오리뼈, 깻잎, 감자와 양념이 올려져 나오는 것으로 오리 한마리를 시키면 나오는 후식(?)의 개념입니다.

고향나들이 오리탕


오리탕이 끓고 깻잎의 숨이 죽으면서 빨간 국물이 드러났는데 익숙한 감자탕 느낌의 국물 맛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리탕 감자탕


특히 조금 전까지 오리고기로 인해 느끼한 상태였고, 덕분에 사이다를 계속 먹다 보니 입이 좀 달달했는데 얼큰한 감자탕 맛의 국물은 느끼함을 씻어내기에 매우 잘 어울렸습니다.

오리 감자탕


오리로스만으로 끝났으면 느끼해진 입맛이 좀 아쉬움이 남았을 텐데, 얼큰하고 시원한 오리탕 덕분에 매우 든든하게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고향나들이 감자탕


그렇게 오랫만에 장인장모님과 함께 맛있는 외식을 즐겼습니다.

고향나들이 가족 식사

식사 비용은 오리한마리 61000원, 소주와 맥주 8000원, 사이다 2000원, 돌솥밥 2인분 4000원으로 총 75000원이 들었는데 4명의 나름 푸짐한 식사로는 비용도 부담이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길쭉한 구조의 건물 천장에 환풍기가 설치되어 있지만, 식당 내부가 숯불과 오리고기 냄새가 많이 차 있어 옷에 냄새 배지 않도록 방어를 잘 해야하는게,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그래도 가족들과 푸짐한 한 끼 식사를 하기에 좋은 곳이었습니다.


본 리뷰는 블로거라 티내지 않고,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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