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함께 다녀온 속초시립박물관. 속초 여행에서 빼먹으면 아쉬운 볼거리들

부모님과 속초 여행

며칠 전 부모님과 함께 속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2~3년 남짓한 기간 동안 아버지의 입원에 마눌님과 제 스케줄이 맞지 않아 여행다운 여행을 할 수 없었는데, 4월이 되기 전에 이틀 남짓 시간을 낼 수 있어 1박2일의 짧은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여행과 관련된 모든 일정은 마눌님께서 짰는데, 첫 날에는 속초의 숙소로 가서 숙소의 시설을 이용하며 하루를 보냈고, 이튿날 오전에는 속초 아바이마을에서 순대국으로 아침을 먹은 뒤 속초 시립박물관을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처음에 속초시립박물관으로 가자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딱히 볼만한게 있을까 싶었지만 모든 일정을 마눌님께 맡긴터라, 속초아바이순대 마을에서 20분 거리를 달려 왔습니다.

속초시립박물관 매표소

오전 10시 30분, 나름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그런지 주차장에 차량이 몇 대 안보이는 꽤 한산한 분위기였습니다.

속초시립박물관의 실향민 문화촌

속초시립박물관은 미취학 아동, 65세 이상 노인 등은 무료 입장인터라, 저희는 성인 2인 입장료만 내고 들어갔습니다.

속초시립박물관 관람료 관림시간


사실 속초시립박물관에 가자는 얘기를 듣고 갸우뚱 했던 것이 '시립박물관'이라는 장소에 부모님과 함께 볼만한 것이 있을까 싶었는데, 도착해 펼쳐진 건물과 전경, 그리고 나무와 꽃을 보니 괜한 걱정이다 싶었습니다.

속초시립박물관 입구 장승


여행 첫째 날은 청정지역이던 강원도까지 미세먼지 경고가 떠서 숙소 내부 시설만 이용했는데, 이튿날은 하늘이 맑아져 다행입니다.

속초시립박물관 표지판

매표소에 적힌 안내문에는 발해역사관부터 관람하라고 되어 있지만, 연로한 부모님과 함께 모든 시설을 관람하기는 무리다 싶어 실향민 문화촌 방향으로 갔습니다.


말끔하고 낮은 담장 너머로 보이는 초가집은 북쪽의 옛 집들을 재현해 놓은 곳입니다.

속초시립박물관 실향민 문화촌


초가지붕을 얹은 집이지만 현대식 자재로 말끔하게 재현해 놓은터라 살짝 이질감이 들지만, 느낌이 새롭습니다.

속초시립박물관 황해도집

캠핑 못 다닌지가 벌써 몇 년째인데도, 담벼락 옆에 쌓아 놓은 장작을 보니 왠지 든든한 생각이 드는군요.


황해도, 함경도, 평안도 등 각 지역들의 집을 재현해 놓았는데, 추운 지방이라 실내에서 대부분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정도만 눈에 들어오네요ㅎㅎ

속초시립박물관 황해도집


사실 각 지역 집들을 꼼꼼히 살피는 것 보다는, 이제 막 만개해가는 벚나무와 목련 등 꽃나무가 더 눈에 들어옵니다.

속초시립박물관 벚나무 동백나무


각 지역별 집의 구조에는 딱히 관심이 없더라도, 다듬이나 맷돌, 창호지를 바른 문처럼 옛날 물건에는 많은 관심을 보이는 부모님입니다.

속초시립박물관 북쪽 가옥


마당에 있는 벚나무에서 붕~붕~ 소리가 들려 뭔가 봤더니 만개한 벚나무에 꿀벌들이 잔뜩 몰려와 꿀을 따면서 내는 소리였습니다.

벚꽃 벌

만개한 벚꽃을 보는 것도 올해 처음이지만, 꽃나무에 벌들이 잔뜩 몰려들어 있는 모습 역시 보기 힘든, 색다른 광경입니다.


북쪽 여러 지역의 초가집과 기와집들이 쭉 배치되어 찬찬히 둘러봤는데, 역시 이 날은 다시 맑하진 하늘과 꽃나무들이 넓게 펼쳐진 광경만 눈에 들어오는군요.

속초시립박물관 풍경


조금 더 걷다보니 속초 아바이마을에서도 꽤 눈에 띄었던 '은서네집'이 이 곳에서도 보입니다.

가을 동화를 본 적은 없어도 가끔 속초 여행을 다니다보니 이제 은서네집은 익숙한 느낌입니다.

속초시립박물관 은서네집


은서네집 옆에는 '속초역'이라는 간판을 단 건물이 보이고

속초시립박물관 속초역


그 옆에는 6.25 당시 피난민들의 판자집을 재현한 골목이 있습니다.

속초시립박물관 피난민 판자촌


판자집 안을 들여다보니 각각 1평 남짓한 방과 부엌 등이 보였는데, 좁다란 골목길을 지나면서 좁다란 방을 들여다 보니 뭔가 답답하기도 하고, 영화 세트장을 지나는 느낌도 듭니다.

속초시립박물관 피난민 판자집

역시 북쪽의 가옥과 마찬가지로 판자집 역시 매우 말끔하게 재현한터라, 살짝 이질감이 들기는 합니다ㅎㅎ

속초시립박물관의 하이라이트, 전망대

그렇게 실향민문화촌을 돌아보고 잠시 걷다보니 꽤 높다란 전망대와 함께 속초시립박물관이 보입니다.

속초시립박물관 전망대


저희는 일단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갔는데, 울산 바위를 비롯한 정면의 풍경을 구경할 수 있는 무료(!) 망원경도 설치되어 있네요.

속초시립박물관 전망대 망원경


부모님은 망원경으로 전경을 구경했는데, 저는 맨 눈으로 내려다보는 속초시립박물관의 시설들이 더 볼만했습니다.

속초시립박물관 전경


옥상에 설치된 포토존에서는 울산 바위를 배경으로 해 사진을 찍었습니다.

속초시립박물관 울산바위 포토존


전망대를 내려와 고대유물이 전시된 전시실로 내려오다보니, 관광버스를 타고 온 관광객들로 어느새 시끌시끌하네요.

속초시립박물관 전시실


부모님과 함께 고대 유물들을 쓰윽~ 둘러보며 지나다가, '토기퍼즐 맞추기 체험코너'를 만났는데, 자석식 퍼즐은 생각보다 꽤 맞추기가 어렵고 흥미진진해서 꽤 오랜 시간 머물며 퍼즐 맞추기에 도전했습니다.

속초시립박물관 토기퍼즐 맞추기


속초시립박물관의 전시품들은 고대 유물부터 근현대의 유물들까지 종류는 꽤 다양했지만, 전시실 내부가 그리 넓지 않아서인지 동선에 맞지 않게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느낌입니다.

속초시립박물관 옛날 카메라

저는 다른 전시품과 어울리지 않게 확 튀어나온 옛날 카메라가 좀 생뚱맞다는 느낌이었는데, 아버지께서는 예전 카메라를 유심히 보면서 옛날 얘기를 하시네요ㅎㅎ


전시실 1층에는 닥종이 인형으로 만든 예전 풍경이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속초시립박물관 1층 전시실


또 다른 쪽에는 예전 황태 덕장이 재현되어 있었는데 이런저런 볼거리들이 두서없이 섞여있긴 하지만, 할아버지 세대와 손자 세대에게 재미있는 얘기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속초시립박물관 황태덕장


속초시립박물관 전시실 끝부분에는 스마트폰 사진 인화기가 놓여 있는데, 입장권 1장 당 4장의 사진을 인화할 수 있는 쿠폰을 줍니다.

속초시립박물관 스마트폰 사진 인화

저희는 어제 오늘 여행에서 찍은 사진들을 고르고 골라 즉석에서 인화를 했는데, 오랫만에 여행 온 저희 가족에게 또 다른 추억과 즐거움을 준 기계였습니다.


무엇보다 여행 첫 째날 뿌옇게 뒤덮었던 미세먼지가 싹 걷힌 뒤 나타난 파란 하늘 아래서 찬찬히 걸어다니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어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속초시립박물관2019년3월25~26일, 속초 여행

나이 든 부모님과 함께 '시립박물관'에서 과연 볼만한게 뭐가 있을까 싶었는데, 한 바퀴 돌고 난 뒤에는 속초 여행 코스에서 빼먹지 말고 찾아봐야할 곳이란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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