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펜탁스 유저의 펜탁스 K-1 풀프레임 DSLR 체험기. 충무로 세기P&C 방문후기

몇 년만에 찾았던 충무로 세기P&C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니 사진을 거의 매일 꾸준히 찍고 있지만, 사용하는 카메라는 펜탁스라는 비주류 메이커 제품, 그 중에서도 K-01이라는 비주류 미러리스를 사용 중입니다.


마이너 끝판왕 카메라라고 할 수 있는데, 가끔 포커스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윙윙거린다거나, 동영상 촬영이 극히 불편해 없는 셈 친다는 점, 극악의 그립감으로 인해 가끔 손에 쥐가 날 것 같다는 점이 불편하지만 사진의 화질은 만족하고 있습니다.


사실 타사 카메라에 비해 부족한 오토포커스 능력이나, 동영상 촬영 중 연속 AF가 지원되지 않는 점은 펜탁스라는 메이커의 유구한 전통(?)이라 할 수 있으니, K-01의 단점이라면 극악에 가까운 그립감이라 할 수 있겠네요.


어쨌든 K-01의 부족한 동영상 촬영 능력은 스마트폰 카메라의 동영상 촬영으로 대신하고 있고, 따로 휴대하는 부담없이 바로 꺼내 촬영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스마트폰의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펜탁스 K-01

하지만 빛이 부족한 실내 촬영, 특히 사진을 PC로 옮기고 모니터로 띄워보면 스마트폰 카메라의 한계는 아직 분명합니다.


펜탁스 K-01에 외장 플래시까지 연결해 사용하다보니 극악의 그립감은 점점 부담으로 다가왔고, 중고로 구입해 5년쯤 썼으니 본전(?)은 뽑았다는 생각에 펜탁스 K-01을 대신할 카메라를 살펴보는 중입니다.


그렇게 오랫만에 카메라를 살펴보기 위해 충무로 세기 P&C 매장을 찾았습니다.

세기 P&C 매장은 펜탁스 HD DA 35mm 리밋 렌즈를 구매할 당시 찾았으니, 거의 4년만이네요.

세기P&C


세기P&C 매장의 영업시간은 평일 9시부터 19시까지, 주말은 10시부터 16시까지입니다.

충무로 세기P&C 영업시간


저는 매장 뒷문 쪽으로 들어왔는데, 일단 내셔널지오그래픽 가방들이 눈에 띕니다.

세기P&C 내셔널지오그래픽 가방


요즘 한창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다보니, TWISTGRIP이라는 제품이 눈에 들어오네요.

TWISTGRIP

매장에서 처음 봤을 때는 스마트폰과 조명, 마이크가 세팅된 전체 프레임을 하나의 제품으로 봤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각각의 프레임들이 별매품이네요.


어쩐지 생각보다 저렴한데? 싶었습니다ㅎㅎ


제 SLIK 삼각대보다 훨씬 튼튼하면서 가벼워 보이면서, 가격은 훨씬 더 비싼, 맨프로토 삼각대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맨프로토 삼각대


매장이 2개로 나뉘어진 듯한 구조에 진열된 물품들까지, 세기P&C 매장은 4년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 싶습니다.

세기P&C 매장 내부

드디어 직접 만져 본, 펜탁스 K-1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가방과 삼각대는 짧게 지나치고, 드디어 펜탁스 카메라가 진열되어 있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충무로 세기P&C 펜탁스 체험관


드디어 펜탁스 풀프레임 DSLR, K-1의 실물을 직접 보게 되었습니다.

펜탁스 K-1

세기P&C는 각종 펜탁스 카메라들을 직접 만져보고 조작해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매장 중 하나였고, 굳이 충무로까지 찾은 이유도 펜탁스 K-1을 직접 만져보기 위해서 였습니다.


늘 사진으로만 봤던 펜탁스 K-1의 첫 인상은 생각보다 부피가 꽤 크다 싶습니다.


풀프레임 DSLR 중에서는 부피가 적은 K-1이지만, 후드까지 장착된 상태로 마운트된 DFA 24-70 렌즈가 위압적인 느낌을 주는 듯 합니다.

펜탁스 DFA 24-70mm 렌즈


제가 사용 중인 HD DA 35mm 매크로 렌즈를 마운트시켜보니 위압적인 느낌이 사라지고 나름 깜찍한 모습이네요.

아울러 K-01에 마운트 했을 때 보다 초점 잡는 속도 역시 더 빠릿빠릿해진 느낌입니다.

펜탁스 K-1 HD DA 35mm 리밋 매크로


비교적 적은 수의 조작 버튼만 달려 있던 펜탁스 K-01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펜탁스 K-1의 버튼 배치는 꽤 혼란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펜탁스 DNA를 이어받은 제품이다보니, 비교적 짧은 시간에 대략적인 기능을 숙지할 수 있었습니다.

펜탁스 K-1 설정 메뉴


펜탁스 K-1은 풀프레임 카메라지만, 기존 크롭바디용 K마운트 렌즈들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펜탁스 K-1 크롭렌즈 설정 메뉴

특히 제 HD DA 35mm 매크로 렌즈는 풀프레임 모드로 설정해 사용할 수 있는데, 일부 구간에서 네 귀퉁이가 어둡게 표현되는 비네팅 현상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K-1에 마운트해서 실제로 찍어보니, 비네팅은 딱히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사방팔방 원하는 각도로 틀어볼 수 있는 K-1의 트위스트 틸팅 액정도 꽤 매력적이었고

펜탁스 K-1 트위스트 틸팅 액정


상단의 다양한 다이얼을 이용해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원하는 모드를 설정하고 촬영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펜탁스 K-1 다이얼


K-01에 렌즈와 외장 플래시를 장착하면 1.5kg, 여기에 극악의 그립감까지 더해져 오랫동안 쥐고 사용하는게 참 버겁습니다.

그래서 새로 구입할 카메라는 좀 가벼웠으면 싶은데, K-1은 바디 무게만 1010g으로 560g인 K-01보다 더무겁습니다.

펜탁스 K-1 무게와 부피

하지만 K-1의 그립 덕분인지, 평소 사용하던 플래시와 렌즈를 장착하고 잡아보면 실제 무게는 더 나가지만 손에 걸리는 부하는 더 적었습니다.


다만 카메라를 한 손으로 잡고 촬영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블로그 사진 촬영 특성상, 500g 늘어난 바디 무게를 마냥 간과할 수는 없을 듯 싶습니다.

신형 펜탁스 바디의 새로운 느낌?

사실 펜탁스 K-01이 2012년에 출시된 카메라지만, 화질에 불만을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

확대 인화할 일은 거의 없고 주로 모니터로 보면서 사이즈를 줄여 사용하는 용도라 그런 듯 싶습니다.


그런데 펜탁스 K-1에 평소 사용하던 HD DA 35mm 매크로 렌즈를 마운트하고 사진을 찍어보니, K-01로 찍던 것과는 분위기가 묘하게 달랐습니다.


해상력도 뛰어났고, 셔터속도를 1/40, 조리개를 F9로 설정해도 흔들림 없는 사진을 건질 수 있었고, 크롭바디에 익숙했던 눈으로 보는 풀프레임의 화각 차이 역시 묘하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펜탁스 K-1 SR-II 손떨방


블랙바디 K-1만 계속 만지다보니 옆에 있던 은색바디가 K-1이라는 것은 한참 뒤에 알았습니다.

은색 K-1에는 세로 그립이 장착되어 있었는데, 덕분에 덩치가 더 커졌지만 그립감은 확실히 좋았습니다.

펜탁스 K-1 실버 50mm


펜탁스 K-1 옆에는 크롭바디인 펜탁스 KP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펜탁스 크롭바디 중에서는 가장 최신의 기종으로, 얼마전 유통사에서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하면서 무척 고민했던 바디였는데, 실물을 보니 경박단소가 무엇인지 확실히 느껴지더군요.

펜탁스 K-1 KP 비교미니 K-1


크롭센서라는 점을 제외하면 펜탁스 K-1의 거의 모든 기능을 갖춘 펜탁스 KP는 감히 미니 K-1이라고 할만합니다.

마그네슘 바디에 방진방적, 5축 손떨방을 탑재했으며 와이파이 전송과 GPS를 갖추고 AF 속도도 월등했습니다.

펜탁스 K-01 KP

펜탁스 K-01보다 작으면서도 그립감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녀석이라 한참을 만지작 거렸습니다.

고민의 시작과 끝, 결국은 비용

펜탁스 K-01을 5년 남짓 쓰면서 느낀 불편함 때문에 새로 사려는 카메라는 넓은 초점 영역에, 초점 잡는 속도가 빠르고, 동영상 촬영시 연속 AF(AF-C)가 지원되며, 부피와 무게가 덜 부담되는 녀석이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하지만 펜탁스 풀프레임 K-1은 비교적 크고 무거우며, 동영상 촬영 성능은 딱히 달라진게 없다 싶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펜탁스 K-1을 직접 보러 간 것은 몇 안되는 펜탁스 렌즈와 플래시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크기와 무게, 동영상 촬영 성능이 감수할만한 것인지 확인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세기 P&C 펜탁스 카메라 체험

풀프레임 바디에 풀프레임용 렌즈를 부담없이 맞출 수 있으면 좋겠지만, 쓸 수 있는 비용은 한정되어 있으니 최대한 알뜰하게 최신 바디를 사용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50분 남짓 펜탁스 K-1과 KP에 렌즈와 플래시를 물려보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봤고, 아쉽지만 십 몇년 동안 고집했던 펜탁스는 이제 놓아주고 다른 메이커로 가자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무게와 부피는 그립감으로 어찌해볼만한데, (타 기종에서는 너무 당연한) 동영상 촬영시 AF-C 미지원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동영상 촬영시 AF-C를 지원하는 '일부' 펜탁스 렌즈가 있다고 하지만, 역시 추가 비용이 들어가게 되니 그럴바에는 현재 가지고 있는 장비들은 모두 처분하고 새로운 메이커로 향하는게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세기P&C 전시장에 들러 그동안 쇼핑몰 이미지로만 봤던 펜탁스 K-1을 한참 만져보고 나왔습니다.


세기P&C 매장은 너무 많은 종류의 카메라 용품들이 진열되어 있어 좀 산만한 느낌이지만, 이만큼의 장비를 직접 만져보고 판단할 수 있는 곳도 흔치않은 터라, 고맙게 느껴집니다.

세기 P&C 시그마 아트렌즈

사용자의 장비를 자유롭게 마운트할 수 있어, 저는 제가 사용하던 메모리카드와 렌즈, 그리고 플래시를 가져가 직접 사용하면서 그동안의 고민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펜탁스 카메라 뿐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의 카메라 장비들을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살펴볼 수 있으니 카메라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한 번 찾아가 볼 것을 권합니다.


다만 충무로라는 지역 특성상 좁은 골목이 복잡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권하며,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세기P&C쪽 골목까지 들어가지 말고 주변 공영 주차장 등을 이용할 것을 권합니다.

초동공영주차장

제가 이용했던 초동공영주차장의 주차요금은 5분에 400원으로 좀 비쌌지만, 세기 P&C 주차장이 차를 3~4대 밖에 댈 수 없으니 짐을 잔뜩 실은 지게차들이 즐비한 골목길로 들어가지말고 공영 주차장에 주차하고 맘편히 걸어갈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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