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녹차게장식당의 돌게 정식. 여수 여행 중 우연히 찾은, 아쉬웠던 간장 게장집

1년만의 여수 여행

오랫만에 맞이한 3일의 연휴, 마눌님께서는 무조건 여행을 가야한다며 여행지를 알아보았고 여러 여행지를 찾고 고심한 끝에 여수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여수는 1년전인 지난 해 2월에 다녀온 곳이라 또 여행지로 정했나 싶은데, 1년전과 달리 둘이 떠나는 여행이 아닌 고양이 뚜기와 함께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개나 고양이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애견 펜션은 처음부터 흔치 않았고, 일반 펜션은 대부분 애완동물 출입 금지라는 전제 조건을 걸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런 일반 펜션이라도 직접 전화하여 물어보면 숙박이 가능하다는 답을 주는 곳이 종종 있었고, 여수에서도 그런 곳을 찾게 되어 함께 여행을 왔습니다.


오랜 시간 차를 타고 와서 낯선 펜션으로 들어오니 처음에는 방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둘러보다가, 이내 창밖에 펼쳐진 새로운 환경을 지켜보느라 여념이 없네요.

여수 피에르몽 펜션 고양이

그렇게 여수에 도착해 하루를 묵었고 아침 식사를 위해 열심히 검색해 두었던 식당을 찾아 갔는데, 오전 단체 손님 준비 때문에 식사가 안된다 합니다.

맛있는 아침 식사를 위해 10여km를 달려 갔는데 좀 맥빠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우연히 만난 녹차게장식당

불발된 아침을 어디서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주변에 보이는 적당한 식당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한산한 분위기의 동네에 깔끔한 건물이 눈에 띄었는데, 간장게장 간판이 걸려 있었습니다.

여수 녹차 게장식당


평소 마눌님께서는 여행을 떠나기 전, 숙소 및 식사 등 여행 일정을 꼼꼼히 검색하고 미리 정해 두고 움직이는 터라, 이렇게 지나가다 들르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오늘은 운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이 식당의 이름은 녹차게장식당, 2층은 안녕바다라는 까페 건물이 있었습니다.

여수 녹차게장식당


녹차게장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꽤 넓은 홀이 나타났습니다.

저희가 찾은 시간은 아침과 점심 사이이 어중간한 시간대라 한산했습니다.

여수 녹차게장식당 실내


녹차게장식당의 메뉴판입니다.

여수 녹차게장식당 메뉴판

식당 길 건너편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느라 좀 늦게 들어왔더니 먼저 들어온 마눌님께서 1인분에 1만원인 돌게정식 2인분을 시켰네요.

원래 먹으려 했던 꽃게 정식을 시키지 그랬냐는데, 오랫만에 돌게장을 먹어보고 싶다고 합니다.

꽤 푸짐한 돌게 정식

잠시 후 간장/양념 돌게장과 황태국, 생선구이 등이 주가 된 돌게정식 2인분이 차려졌는데, 생각보다 반찬수가 꽤 다양하네요.

여수 녹차게장식당 돌게정식


갓김치와 김치, 깻잎과 무친 나물 등과 함께 나온 것은 낙지 젓갈인가 싶었는데, 젓가락으로 집어보니 꼴뚜기 젓갈입니다ㅎㅎ

여수 녹차게장식당 반찬 갓김치 꼴뚜기젓


갓김치는 젓갈 냄새가 너무 진하지도, 풋내도 나지 않는 것이 양념이 잘 되어 있어 맛이 좋았습니다.

여수 녹차게장식당 반찬 갓김치


오이 무침과 파김치, 이름 모를 해초 무침도 간간한 것이 맛이 좋았습니다.

여수 녹차게장식당 반찬 오이 무침


뭐니뭐니해도 돌게 정식의 주인공은 돌게장, 양은 두 사람이 먹기에 충분할 정도입니다.

여수 녹차게장식당 돌게장 정식


저는 간장게장을 그닥 즐겨먹지 않았고, 최근에서야 맛을 조금씩 알아가는 정도로, 돌게장은 처음 먹어보는데 작지만 살이 탱글탱글하고 쫀쫀했습니다.

여수 녹차게장식당 돌게장


꽃게에 비하면 앙증맞은 크기의 게딱지지만 내장도 제법 많이 들어 있었고

여수 녹차게장식당 돌게장 게딱지


게딱지에 밥 한숟가락 얹어 조물조물 비벼 먹었습니다.

돌게장 게딱지


양념 돌게장 역시 크기는 작았지만, 살이 탱글탱글 했고 껍질은 오히려 꽃게보다 덜 억세어 먹기 편했습니다.

양념 돌게장


그렇게 돌게 정식 2인분에 밥 한공기를 더 시켜 나눠먹었고, 게장과 생선 구이 등을 깨끗이 비웠습니다.

여수 녹차식당 돌게장 정식

녹차게장식당의 돌게 정식은 함께 나온 반찬들이 튼실했고, 생선 구이 맛도 좋았습니다.


다만, 간장 돌게장과 양념 돌게장 두가지 모두 양념이 너무(상당히, 많이) 달아, 먹는 내내 물을 함께 마셔야 했습니다.


흔히 신선하지 않은 게를 강한 양념으로 감춘다고들 하는데, 이 집은 돌게 살도 쫀득하고 탱탱한게 꽤 신선해보였음에도 간장과 양념이 왜 이렇게 달디 단 것인지, 먹는 내내 궁금했습니다.


갓김치나 오이 무침 등의 다른 반찬도 달았다면, 원래 양념을 달게 하는 집이구나 싶었는데, 다른 반찬들은 지극히 정상적인 담백한 맛이었기에 더 아쉬웠습니다.

여수 녹차식당 돌게장 정식 가격

그래도 다른 반찬들의 맛이 좋았고, 2인분에 2만원이라는 가격도 저렴하여 나름 만족스러웠지만, 역시 메인이라 할 수 있는 게장 양념의 단맛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아무런 사전 정보없이 들렀던 식당 치고는 꽤 괜찮았음에도, 다시 찾는다거나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기 망설여지는, 아쉬움이 오래 남는 식당이었습니다.

 

본 리뷰는 블로거라 티내지 않고,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 질문 댓글은 공개글로 달아주세요. 특별한 이유없는 비밀 댓글에는 답변하지 않습니다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