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커피나무 가지치기와 커피열매 수확. 고양이와 커피나무 공존을 위한 노력

고양이와 커피나무

지난 해 11월, 냉해를 입은 커피나무의 가지치기를 시작으로 그동안 3번의 가지치기를 진행했습니다.


커피나무를 몇 년동안 키우면서 천장에 닿는 부분만 자르는 지극히 소극적인 수준의 가지치기만 해오다보니 커피나무의 덩치가 너무 커진데다 커피나무 잎과 가지들이 서로 뒤엉킬 정도로 빽빽하게 자라는 상황이라 앞선 3번의 가지치기는 과감할 정도로 커피나무 잎과 가지들을 쳐냈습니다.


반면 베란다에 놓아 두었던 커피나무 한 그루는 지난 11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냉해를 입어 침실로 옮기고 가지치기를 하여 살리는 중인데, 냉해로 잎이 말라 후두둑 떨어지던 상태에 비하면 현재는 기운을 많이 차린 상태입니다.

베란다 커피나무

옆으로 뻗어나가는 커피나무 가지를 그대로 둔 상태로 몇 년간 키우다보니 실내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하여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꿋꿋이 버텨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여름, 고양이 뚜기를 기르게 되면서 뚜기와 커피나무간에 한바탕 전쟁을 겪게 되었습니다.

고양이와 커피나무

아깽이일 때는 감히 엄두를 내지못했던 거대한 커피나무 화분이었는데, 조금 컸다고 커피나무 화분위로 뛰어올라가 흙을 파내거나 나무 기둥을 잡고 올라가는 등의 본색을 드러냈던 것이죠.

2017/11/12 - 고양이가 화분 위로 올라가는 것을 막는, 뜻밖에 효과 좋은 페트병 화분 덮개 만들기


처음에는 화분 흙을 파헤치는 것을 막기 위해 페트병을 화분 위에 배치했고, 흙을 파내는 행동은 멈추었습니다.


다만 나중에는 화분 가장자리를 딛고 서서 나무가지를 잡고 올라가는 행동을 반복했고, 결국 화분 둘레에 페트병을 얹고 박스테이프를 발라 두었습니다.

고양이가 화분에 올라가지 못하도록

화분 둘레에 페트병만 올려 두니 3~4일 정도, 일시적인 효과만 있어 박스테이프로 보강했는데 다행히 박스테이프를 붙인 뒤 화분에 올라가는 행동은 더 이상 하지 않고 있습니다.

2018/01/20 - 고양이가 화분에 올라가 나무 흔들기 막는 두 번째 방법. 박스테이프로 화분 보호하기


고양이는 끈적거리는 박스테이프에 발이 닿는 것을 싫어해 평소처럼 올라서자마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내려오더군요.


시간이 지나면서 박스테이프를 교체해야 하나 싶었는데 다행히 저 곳은 끈적거린다는 지식을 습득(?)한 덕분인지 이제는 끈적임이 사라진 박스테이프에도 올라가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군요.


2m가 넘는 커피나무 가지에 발톱을 콱콱 박으며 올라가던 어느 날, 뜯겨나간 대부분의 커피나무 가지는 모두 쳐냈는데 오늘 가지치기를 하다보니 그 때의 흔적이 여전히 보입니다.

고양이 나무 클라이밍

봄 맞이 커피나무 가지치기

지난 11월부터 이미 3번의 과감한 가지치기를 완료한 상태라, 이번 가지치기는 잎이 떨어진 커피나무 가지의 상태를 보면서 살짝 정리하는 기분으로 잘라냈습니다.


일단 냉해를 입었던 안방의 커피나무는 하단에 남겨 둔 가지 상태를 집중적으로 살펴봤습니다.

커피나무 냉해


커피나무 잎이 떨어진 가지의 마디를 자세히 살펴보면 새로운 녹색 잎이 올라오는 가지가 있는 반면, 이런 조짐도 없이 바싹 말라버린 가지들도 있습니다.

커피나무 새 잎


커피나무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가지를 과감히 잘라내는 와중에도, 이렇게 말라버린 가지들 위주로 자르고 새 잎이 올라오는 가지들은 좀 더 남겨두었습니다.

커피나무 가지치기


지난 세 번의 가지치기를 하는 와중에 끝부분에 올라와 있던 가지는 남겨두었는데, 잎보다 잎맥의 색이 더 진한 상태가 나아지질 않는군요.

커피나무 이상 증상

딱히 건강을 회복할 기미도 보이지 않는데다, 고양이는 화분 하단에 길게 뻗은 가지에 호기심을 보이곤 하는터라 이 녀석도 가지치기 해버렸습니다.


역시 이번에 잘라낸 가지들은 앞서 3번의 가지치기보다는 양이 적습니다.

커피나무 가지치기


고양이 뚜기는 화분 위로 올라가지 않는 대신 옆에 있는 책장에 올라가 커피나무 가지를 툭툭 건드리곤 하는데, 잘라낸 가지들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와 모양에 꽤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고양이와 화분


그렇게 안방의 커피나무는 가지치기를 마쳤습니다.

베란다에서 냉해를 입어 안방으로 대피시켰던 11월보다는 상태가 훨씬 좋아졌지만, 예전의 울창한 커피나무가 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듯 싶습니다.

베란다 커피나무 가지치기


거실에 둔 두 그루의 커피나무 역시, 잎이 떨어지고 새 잎이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녀석들을 위주로 가지를 잘라냈습니다.

커피나무 가지치기 요령

아울러 거실에서 차지하는 부피를 줄이기 위해 가지 끝 부분을 조금씩 더 잘라주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길게 늘어난 가지 끝부분에만 잎이 달려 있는 녀석들도 가지치기 대상인데, 공교롭게도 커피나무 열매가 익어가는 중이라 이번에는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커피나무


그 와중에 아주 적은 양이긴 하지만, 중간중간 잘 익은 커피열매들이 보이는군요.

커피 열매


덕분에 오랫만에 커피열매를 수확했습니다.

커피열매 수확


역시나 이번에 수확한 양은 아주 적은 편이라, 과육을 벗기지 않고 말린 뒤 나중에 수확하는 커피 열매들과 모아서 로스팅해야겠습니다.

베란다 커피나무 수확

사실 커피나무와 같이 열매가 자주 열리는 나무는 흙 관리에 더 신경 써야하는데, 커피 열매의 양도 적고 듬성듬성 난 모습을 보니 딱 제가 기울인 관심만큼 인듯 싶습니다.


꽃피는 봄을 맞아 커피나무도 좀 더 생생해지도록 물관리, 흙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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