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반응이 별로였던, 간식 주머니
제 고양이는 건사료와 습식사료를 함께 주고 있으며 가끔 추르와 스낵 형태의 간식을 주곤 합니다.
추르는 스틱형 봉지의 끝부분만 뜯어 바로 주거나 습식사료가 담긴 밥그릇에 짜주며 스낵 형태의 간식은 제 손에 놓고 먹이곤 합니다.
그렇게 간식을 일일이 제 손으로 주다 보니 짧은 시간에 많은 간식을 먹기도 하고, 너무 응석받이(??)로 키운다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즐겨 보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서 간식으로 노즈워킹을 시키는 모습을 보니, 고양이도 간식으로 노즈워킹을 시킬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고양이 간식을 작은 주머니, 혹은 종이컵 속에 넣어 스스로 먹게 하는 방법이 있었고, 다시백이면 편하고 만만하게 쓸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다시백 하나를 꺼내 적당량의 고양이 간식을 넣고 입구를 접은 뒤
고양이에게 던져주었더니, 다시백 안쪽에서 올라오는 간식 냄새를 맡으며 다시백에 꽤 큰 흥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다시백을 발로 툭툭 밀고 코로 밀고 다니거나, 다시백 겉면을 핧기만 할 뿐 간식을 꺼내 먹지는 못하더군요.
다른 고양이들은 간식이 든 주머니를 발로 잡고 이빨로 찢어가며 간식을 꺼내 먹는다던데, 제 고양이는 바닥에 놓인 간식 주머니가 익숙치 않아서인지 쉽게 꺼내먹지 못했습니다.
종이컵 대신 휴지심으로 간식 박스 만들기
간식 주머니를 좀 더 오래 갖고 놀다보면 익숙해질 것 같긴한데, 일단 종이컵을 이용한 간식통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종이컵에 간식을 넣고 다른 종이컵으로 입구를 막은 뒤, 종이컵 중간중간에 간식이 빠져나올만한 구멍을 뚫어 놓으면 고양이가 종이컵을 굴리며 간식을 빼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일단 종이컵 두 개가 필요한데 마침 집에 종이컵이 보이질 않았고, 대신 휴지심을 이용해보기로 했습니다.
휴지심 한 쪽 끝을 엄지손가락으로 꾹 눌러주고
반대편도 꾹 눌러 막은 뒤
접은 부분이 쉽게 열리지 않도록 다시 양쪽 끝을 꾹 눌렀습니다.
이때 휴지심이 찌그러지지 않도록 휴지심 안쪽에 손을 넣어 지지한 상태로 접었습니다.
휴지심 중간중간에 칼집을 내고
볼펜 등을 넣어 구멍을 뚫었습니다.
휴지심 주변에 여러 개의 구멍을 뚫은 뒤
스낵 형태의 고양이 간식을 조금 넣고
열려 있던 쪽도 같은 방법으로 막아 고양이 간식통을 만들었습니다.
이때 옆에 뚫은 구멍의 크기가 중요합니다.
구멍으로 간식이 빠져나올듯 말듯한 크기, 간식통을 좌우로 몇 번 흔들면 한 두개쯤 빠져나올 크기로 뚫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처음부터 구멍을 너무 크게 뚫지 말고 적당량의 간식을 넣어 확인해 본 뒤 다시 볼펜을 이용해 구멍을 넓혀주는게 좋습니다.
다 만든 고양이 간식통을 뚜기에게 보여주니 평소 잘 뜯고 노는 종이 재질이라 그런지, 안쪽에서 간식 냄새가 흘러나와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꽤 관심을 보입니다.
뚜기 초집중 상태!!!
그리고 고양이에게 간식통을 던져주니 간식통 몰이를 시작했고, 적당한 크기로 뚫린 구멍에서 빠져나온 간식을 집어 먹었습니다.
집에 처음 데려왔을 때 부터 페트병 뚜껑을 드리블 하길 즐기던 녀석이라 간식통 역시 발을 주로 이용할 줄 알았는데 발보다 코를 더 많이 이용하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평소 밥그릇에 담긴 음식에 익숙하다보니 바닥에 떨어진 간식을 집어먹는게 많이 서툴어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간식을 건사료처럼 한꺼번에 먹지 않고 천천히 운동하며 꺼내먹는 효과가 괜찮았고, 종이컵이나 휴지심으로 쉽게 만들 수 있어 좋습니다.
종이컵이 없어 눈에 띈 휴지심을 이용해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좋았고, 장난감 겸 간식통을 하나 만들다보니 한 두가지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또 다른 포스팅에서 추가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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