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이런식으로 광고할래?

낚시, 적당히 합시다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 메인의 뉴스가 자극적인 제목으로 사람들을 낚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클릭률을 높이기 위해 머리를 짜내다보니 점점 더 자극적인 제목으로 도배가 되고 있습니다.

 

얼마전 열풍처럼 번졌던 제목에 "...결국" 섞어 넣기가 대표적인 예[각주:1]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너도나도 뉴스제목에 "...결국"을 섞어 넣다보니 같은 페이지에 "...결국"이 3~4개씩 들어간 경우도 많았습니다.

 

뭐 다들 아시겠지만, "...결국"드립은 이런 식이죠.

메인 제목 : 이병헌 전 여친과 짜고 협박하더니 결국

독자 반응 : 응? 이병헌이 전 여친과 짜고 누굴 협박했나?

기사 내용 : 영화배우 이병헌을 협박하다 검찰 조사 이후 중국으로 달아났던 전직 조직폭력배가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메인 제목 : 가수 김장훈, 기부천사 노릇 하더니 결국...

독자 반응 : 응? 김장훈한테 뭔 일이라도 난건가?

기사 내용 : 가수 김장훈이 세종대 호사카 유지 교수와 독도 관련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인 ‘트루스독도(truthofdokdo)’를 제작했다.

 

개인적으로 꼽는 "...결국" 낚시의 최고봉은

"치료를 받던 석해균 선장, 결국..."

이었습니다.

상태가 호전되어 오늘 내일이면 퇴원할 것으로 알려지던 시기에 갑자기 변고가 생겼나 싶어 클릭했더니

 

"...결국 완쾌돼어 며칠있으면 퇴원할 예정"

이었습니다.ㅡㅡ;;

 

 

그 날, 저 기자는, 단독 보도도 아닌, 모든 언론사의 공통된 뉴스임에도 아마도, 최고의 페이지뷰를 뽑았겠죠? 로션 하나 바꿨을 뿐인데...제목 하나 잘 뽑았을 뿐인데...

 

혹자는 이런 제목을 보고 초등학생이 뽑는거냐 분노하기도 하지만, 

제가 보기엔 제목 뽑기 스킬을 전문적으로 교육받지 않으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능력자가 뽑는 제목이라 감탄이 절로 나더군요.

기사를 가장한 노골적인 광고들

요즘은 사람들이 ...결국 드립에 익숙해져 낚시질이 잘 통하지 않는지 좀 시들해졌나 싶었는데, 하나가 가니 또 하나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네요. 

 

어제 네이버 메인에 "차 블랙박스 가격파괴 상품 봤더니"라는 기사가 떴습니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지라 기사를 클릭했죠.

 

내용은 모 회사 블랙박스가 언제 어디서 얼마에 판매된다 입니다ㅡ,.ㅡ;; 그냥 내용 전체가 광고입니다.

 

 

그제는 네이버 메인에 "유명 비누전문가 '충격고백' "천연비누 사실은..." 이란 제목의 기사가 떴습니다.

 

천연 비누에 알고 보니 무슨 해로운 성분이라도 포함된 것이 밝혀졌나? 싶어 클릭했더니

기사 내용 중 몇 줄은 "천연 원료를 극소량 첨가하면 천연 제품이라고 표기할 수 있다"라는 내용이지만, 결국은 자사 제품 선전일 뿐입니다.

 

기사와 광고는 구분되어야 하는데, 네이버는 권한이 없다하네

지난해였던가요? 몇몇 파워블로거들이 엄청난 비난을 받은바 있죠. 업체로부터 짭잘한 소득을 올리며 활동하면서도 겉으로는 순수한 의도인것 처럼 수많은 방문자들을 기만한 것이 비난의 주된 이유였습니다.

 

이런 광고에 분노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광고임에도 기사를 가장하여 낚시질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네이버라는 거대 포탈의 "뉴스 캐스트"라고 하는 통로를 이용, 낯뜨거운 광고로 범벅이 된 자사 사이트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기사를 가장한 광고"까지 올리며 사람들을 낚아 대고 있지만 네이버의 대답은 한결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네이버 뉴스입니다.

 

뉴스캐스트는 각 언론사에서 직접 편집, 운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네이버가 직접 수정하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OO(OO) 님께서 기재해 주신 위 의견은 OO신문 담당자에게 전달되었으며

뉴스캐스트 편집, 운영에 참고해 주십사 요청드렸습니다.

현재 해당 기사는 다른 기사로 교체되어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또한, 위 게시글에 댓글로 언론사에서 직접 답변을 기재해 주십사 요청하였사오니 참고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네이버 뉴스캐스트 옴부즈맨(http://cafe.naver.com/navernewscast/)에 수많은 사용자들이 항의하고 있지만 네이버는 언론사 웹사이트로 연결하는 통로만 제공할 뿐, 제목 뽑는 권한은 언론사 고유의 것이므로 네이버는 직접 수정할 수 없다는 말만 합니다.

 

고속도로를 열어줬을 뿐, 음주운전을 하건 역주행을 하건, 운전자의 고유 권한이므로 단속할 수 없다는 말과 뭐가 다를까요?

 

게다가 그 대답이란게 토씨 하나도 바꾸지 않은채 CTRL+C, CTRL+V만 반복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냥,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겠죠? 조카네 집 컴퓨터 첫 화면도 구글로 바꿨던데...

 

  1. 비슷한 유형으로 ...했다가 그만... ...했더니... 가 있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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