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나무 삽목 후 110일, 성공 확률이 낮아 인내심이 더 필요한 커피나무 꺽꽂이

커피나무 삽목, 진행상황

지난 해 10월 20일 경, 점점 말라가는 커피나무 한 그루를 정리(?) 하기로 마음먹고, 녹색 잎이 남아 있는 가지들을 잘라 삽목(꺽꽂이)를 했습니다.

 

마침 꽤 넉넉한 공간의 철제 사각화분도 주워왔기에 진한 초록의 가지들을 잘라 화분 군데군데 꽂았습니다.

 

사실 삽목은 싱싱한 나무의 가지를 잘라내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녹색 잎이 남아 있는 커피나무 가지들을 그냥 정리해 버리기가 안타까워 삽목을 강행했습니다.

2016/10/21 - 커피나무의 두 번째 꺽꽂이 시도. 점점 말라가는 커피나무 가지 삽목 과정

커피나무 꺽꽂이 삽목2016년 10월 21일, 커피나무 삽목 첫 날

삽목의 성패를 좌우하는 포인트는 온도와 습도라고 합니다.

 

80% 이상의 과습 상태를 유지하고 22도 이상의 온도를 유지해 주라고 하는데,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고 비닐 뚜껑을 덮은 뒤 볕이 잘 드는 창가쪽에 두니 이렇게 비닐 뚜껑은 늘 축축한 물기가 보입니다.

커피나무 꺽꽂이 삽목

 

뿌리가 없는 상태이므로 축 잎이 축 늘어진 모습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지만, 잎이나 흙에 꽂은 줄기가 검게 변하는 녀석들은 일단 실패했다고 봐야합니다.

꺽꽂이 실패 솎아내기2016년 10월 30일. 처음 뽑아낸 가지

 

무려 열흘을 잘 버텨 준 커피나무 줄기 하단이 갑자기 검게 변해버리니 좀 안타깝지만 그냥 두면 잎이 떨어지고 검게 변한 줄기쪽에 곰팡이가 생기게 되니 바로 뽑아야 합니다.

꺽꽂이 실패 솎아내기

 

하루이틀새 잎이 떨어져 버리거나 줄기가 검게 변해 버리면 그나마 가야할 녀석은 빨리 갔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꺽꽂이 실패 솎아내기2016년 11월 2일

 

흙 위쪽의 줄기가 검게 변한 커피나무 가지를 뽑아보면, 흙 아래쪽 가지는 어김없이 새까맣게 변해 있습니다.

커피나무 삽목 실패2016년 11월 2일

 

열흘 쯤 지나 또 한 줄기의 커피나무 가지가 까맣게 변해버렸고

커피나무 삽목 실패2016년 11월 11일

 

깜빡 신경을 못쓰다가 검게 변한 커피나무 가지를 방치하면, 이렇게 허연 곰팡이를 보게 됩니다ㅡㅡ;;

커피나무 삽목 실패2016년 11월 23일

 

그렇게 잎이 떨어지고 줄기가 검게 변한 커피나무 가지들을 하나둘 뽑아내다보니, 빽빽하던 철제 화분은 어느새 듬성듬성해졌습니다.

커피나무 꺽꽂이 삽목2016년 11월 23일

 

그렇게 커피나무 가지들이 하나둘씩 천천히 죽고, 죽은 가지들을 뽑아내고 있지만, 구석에 꽂아 놓은 커피나무 가지의 끝에서는 새 잎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습니다.

커피나무 꺽꽂이 삽목2016년 11월 23일

 

커피나무 삽목을 시도한지 두 달 가까운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이 천천히(!) 죽어버렸고

커피나무 꺽꽂이 삽목2016년 12월 15일

 

2017년 1월 초에는 구석에 꽂은 딱 한 줄기 커피나무 가지만 살아남았네요.

그 와중에도 커다란 커피나무 세 그루는 자라던 가지 끝부분이 또 천장에 닿는 상황이 발생하여 꼭대기 가지 하나를 또 잘라 꽂았습니다.

커피나무 꺽꽂이 삽목2017년 1월 5일

커피나무 삽목 후 110일

커피나무 가지들을 잘라 삽목한지 110일이 넘은 오늘도 구석에 꽂았던 커피나무 가지는 짙은 초록색 줄기와 잎을 유지하고 있었고 새로 돋은 작은 잎도 나름 커가는 모습입니다.

커피나무 꺽꽂이 삽목2017년 2월 15일

 

일반적으로 커피나무 삽목은 2~3달 정도 지나 뿌리가 난다고 하는데, 4달에 가까운 시간 동안 죽지 않고 녹색 잎을 유지하고 있으니 뿌리를 내렸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페트병 화분

이제 작은 화분에 옮겨 심기로 하고, 페트병을 잘라 작은 화분을 만들고 흙을 채워 준비했습니다.

2015/07/17 - 커피나무 꺾꽂이 번식에 도전하다. 페트병으로 삽목 화분 만드는 방법

 

줄기에서 뿌리가 어떻게, 얼마나 났을까 기대를 하며 커피나무 가지 주변의 흙을 조심스럽게 파내는데, 흙을 꽤 많이 파들어갔지만 뿌리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커피나무 꺽꽂이 삽목

 

흙을 거의 다 파냈는데도 뿌리는 보이지 않았고 뭐지? 싶은 생각이 들어 줄기를 빼보니, 아직 뿌리라고 할만한 것은 전혀 눈에 띄질 않는군요ㅠㅠ

커피나무 꺽꽂이 삽목

 

4달 가까운 기간동안 뿌리 없이 녹색 잎을 유지하면서, 또 새로운 잎이 자라는 건 정말(!) 신기하고 대견한 일이었지만, 커피나무 삽목의 성공을 확신하고 있던터라 맥이 확 빠지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커피나무 꺽꽂이 삽목

 

만들었던 페트병 화분은 폐기처분하고, 뽑았던 커피나무 가지는 다시 흙에 꽂았습니다.

커피나무 꺽꽂이 삽목2017년 2월 15일

킹벤자민이나 파키라 가지는 물병에 꽂아두고 물만 갈아줘도 한달 정도면 뿌리가 쉽게 돋아나 흙에 옮겨 심어 키우곤 했는데, 성공률이 20% 미만이라는 커피나무 가지의 삽목은 듣던대로 대단한 지구력을 요구하는 작업이란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뿌리없이 4달이나 버텼다는 것은 온도와 습도 조건은 어느정도 충족한 듯 싶은데, 역시 튼튼한 커피나무에서 잘라낸 것이 아니라서,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었을까요?

이제 이 녀석을 보면 묘한 오기마저 생기는 것이, 그래 난 포기하지 않을테니 한 번 해보자는 마음마저 듭니다.

 

꽃피는 봄이 오기 전, 이 작은 커피나무 가지는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관심을 갖고 지켜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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