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만든 스마트폰 거치대. 대충 만든 만큼 간단히 적는 스마트폰 거치대 제작과정

받침대가 사라진 스마트폰 거치대

얼마전 마눌님께서 제 책상에 토끼 한마리를 데리고 왔습니다.

 

높이 15cm 남짓한 얇은 코팅 합판을 토끼 모양으로 커팅한 것인데, 처음엔 이게 뭘까 싶더군요.

 

뭐 토끼 귀, 눈, 코를 재미있게 커팅해 놓은 것이긴 한데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궁금했습니다.

 

마눌님께 이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스마트폰 거치대라고 하더군요.

코팅합판 스마트폰 거치대

 

두께 3mm 남짓한 코팅합판 한 장이 무슨 스마트폰 거치대냐고 물어봤더니, 원래 아래쪽에 끼워 쓰는 부속품이 한 장 더 포함된 것이라고 합니다.

코팅합판 스마트폰 거치대

판촉물을 받고 보니 본인 것만 부품이 빠져 있는데, 판촉물이다 보니 바꿔달라고 하기도 뭐해서 가져 왔고, 저한테 받침을 만들어달라고 합니다ㅡㅡ;;

 

적당히 두꺼운 판지 같은게 있으면 잘라 끼워 넣으면 될 것 같은데, 주위를 둘러봐도 두께 3mm 짜리 튼튼한 판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나무 책상을 만들 때 서랍 바닥 판 부품으로 왔던 코팅 합판이 기억났습니다.

3mm 코팅합판책상을 만들고 남은 3mm 코팅합판

당시 조립 책상의 부품으로 배송된 코팅합판이 너무 싸구려 느낌이 나서 4mm 자작나무 합판을 따로 사서 끼웠고, 코팅합판은 베란다에 넣어두었는데 이걸 또 쓰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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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팅합판으로 대충 만들어본 스마트폰 받침대

토끼 합판에 파진 홈의 두께는 약 3~4mm, 제가 가지고 있는 코팅합판의 두께와 얼추 비슷했습니다.

코팅합판을 토끼 합판에 끼우기 위해, 파져 있는 홈의 너비에 맞춰 점을 찍고

코팅합판 스마트폰 거치대

 

펜으로 대충 선을 그어 모양을 그렸습니다.

코팅합판 스마트폰 거치대

 

그어 놓은 선 대로 합판을 잘라냈습니다.

저는 멀티커터라는 전동공구를 사용했는데, 두께 3mm 남짓한 합판이라면 실톱을 이용해도 쉽게 잘라낼 수 있습니다.

코팅합판 스마트폰 거치대

 

멀티커터를 이용하니 1분도 안되서 쓱 잘라냈는데, 잘린 단면이 좀 거칠게 나왔네요.

코팅합판 단면 사포질

 

사포를 바닥에 내려놓고 합판의 단면을 깔끔하게 밀어낸 다음 모서리를 둥글둥글하게 다듬었습니다.

코팅합판 단면 사포질

 

잘라낸 코팅합판을 토끼 합판에 끼우면 비스듬하게 세울 수 있고

코팅합판 스마트폰 거치대

 

스마트폰은 이렇게 옆으로, 혹은 수직으로 세워 놓을 수도 있습니다.

코팅합판 스마트폰 거치대

 

퇴근한 마눌님께서는 수리 완료된 스마트폰 거치대를 보고 꽤 만족스럽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리고 거실 TV를 보면서 한 편으로는 탁자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두고 중간중간 쳐다보는군요.

코팅합판 스마트폰 거치대

TV와 스마트폰을 번갈아 들여다보는 모습은 썩 내키진 않지만, 어쨌든 고쳐준 물건에 만족감을 표시하니 기분이 나쁘진 않았습니다.

남아 있는 짜투리 나무로 뚝딱 만든 스마트폰 거치대

나무를 이용해 이런저런 것들을 만드는 취미를 가지면서 목공 관련 정보들도 많이 찾아보는데, 그 중 나무로 만든 멋진 스마트폰/ 태블릿 거치대들도 보이더군요.

 

아이디어나 완성도가 훌륭한 제품들도 많아 한 번 따라해봐야겠다 했는데, 그런 완성도 높은 제품은 준비 시간이 많이 필요하여 시작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공구를 꺼낸 김에 가장 간단한 형태의 스마트폰 거치대를 만들어 봤습니다.

 

두께 1cm, 너비 5cm, 길쭉한 판자 조각은 역시 나무 책상을 만들고 남은 것입니다.

원래 서랍 아래쪽에 덧대어 코팅합판을 받치는 역할인데, 자작나무 합판으로 바꾸고 나니 굳이 쓸 필요가 없어 보관하던 것입니다.

집성목 판자 활용 DIY

 

길쭉한 판자를 길이 16cm, 10cm로 잘라내고 각 하단부에 홈을 팠습니다.

홈을 파내는데는 역시 멀티커터를 이용했고, 안쪽의 좁은 부분은 실톱을 이용했습니다.

집성목 스마트폰 거치대 만들기

역시 전동공구를 이용하면 빠르게 작업할 수 있는데, 두께 1cm 남짓한 나무는 실톱만 이용해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양쪽에 파낸 홈을 다듬은 뒤, 두 홈을 결합시키면, 이렇게 비스듬히 세워둘 수 있는 스탠드 형태가 됩니다.

집성목 스마트폰 거치대 만들기

 

그리고 스마트폰은 이렇게 수직으로 세워두거나

집성목 스마트폰 거치대 만들기

 

수평으로 눕혀둘 수 있습니다.

집성목 스마트폰 거치대 만들기

사실 두 나무조각의 길이나 홈의 위치 등은 꼼꼼히 계산하지 않았지만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무게 중심이 잘 잡힌 스마트폰 받침대, 혹은 제대로 서 있지 못하는 실패작이 될 수 도 있습니다.

 

저는 결과물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하기 보다는, 대충 샘플을 만들고 그것을 바탕으로 제대로 만들어 볼 생각이었는데, 뜻밖에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형태 구상 후 나무 조각을 자르고, 두 개의 홈을 파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20분, 사포로 더 다듬고 우드 스테인이나 바니시를 칠하는 과정이 남았지만 일단 분위기는 제 나무 책상과 꽤 잘어울립니다.

 

처음에는 하단 받침대에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홈을 파야겠다 생각했는데, 역시 추후 마감 작업을 할 때 한꺼번에 처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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