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매너 차들 때문에 바꿨다 - ECM 룸미러 DIY

뒤에서 비춰대는 상향등! 아우 눈부셔 ㅡㅡ;;

운전한지 1년, 2만km 남짓 달린 초보 운전자 이지만, 밤에 운전을 하다보면 신경질이 날때가 많습니다.

 

하이빔을 켜고 다니는 차량들 때문인데요. 태양권을 뽐내기라도 하듯 번쩍거리는 차량들을 만날 때마다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닙니다.

게다가 SUV 차량이나 트럭/버스와 같이 높은 차량들 중에는 하이빔이 아닌데도, 하이빔 못지 않게 눈부신 차들도 많습니다.

 

맞은 편에서 달려오는 차량이야 그냥 지나쳐버리고 '에잇 XX'라고 혼자 한마디 하면 그만이지만, 뒤에서 따라오는 차, 신호 대기에 걸린 차가 룸미러에 레이저를 쏴댈때는 지속적으로 고통을 당해야 합니다.

태양권 크리링

며칠전에는, 신호 대기 중에 뒷 차(SUV)의 레이저 빔이 신경쓰여 손으로 룸미러를 가리는 액션을 몇차례 취했는데도 반응이 없더군요.

뒷차에서는 분명 앞 차에 탄 사람의 행동이 보일텐데도 레이저 빔을 그냥 쏘고 있었고, 결국 두어차례 뒤를 돌아보는 액션까지 취하자. 레이저빔이 꺼졌습니다.

그나마 짧게 자른 머리가 레이저빔을 끄도록 하는데 한 몫한 듯 싶습니다ㅡㅡ;;

 

그렇다고 레이저를 맞을 때마다 뒤를 돌아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뭔가 방법을 강구해야겠다는 생각에 인터넷을 뒤져보니 ECM 룸미러라는게 있더군요.

중고 ECM 룸미러 구매

ECM 룸미러는 빛의 세기를 감지, 빛의 양에 따라 거울의 반사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내장된 룸미러라고 합니다.

 

즉, 일반적인 상태에서는 일반 거울과 같이 작동하지만 센 빛이 감지되면 반사율을 낮춰 눈부심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데, 요즘 나오는 차량에는 기본 옵션으로 많이 달려나온다고 하지만, 예전에는 고급 옵션이었다는군요.

2002년식 아반떼 XD에도 옵션 품목이었고, 제 차에는 당연히(?) 달려있지 않았습니다.

 

부품으로 판매되는, 새 제품은 12~3만원대, 하이패스 등의 부가 기능이 들어간 제품은 20~40만원선까지 가격도 다양한데, 늘 그러하듯, 저렴한 제품을 찾다보니 옥션 등에서 판매되는 중고 제품들이 있었고, 2만원 남짓한 중고 ECM 룸미러를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에서 위의 룸미러가 새로 구매한 ECM 룸미러이며, 아래는 원래 달려 있던 룸미러입니다.

사실, 순정 룸미러는 사이즈가 너무 작은 듯 싶어 넓은 보조 룸미러를 달아쓰고 있었는데, ECM 룸미러는 옆으로 2.5cm 정도 더 길쭉합니다.

둘다 현대 순정품이지만, 아무래도 ECM 룸미러가 좀 더 크고 묵직한게 뭔가 '있어'보입니다.

EMC 룸미러가 더 길다EMC 룸미러가 더 길다

 

중고 ECM 룸미러도 차종과 옵션에 따라 다양한데요, 저는 '싼타페 구형 ECM 룸미러'라고 표기된 제품을 샀습니다.

최근 차량에서 나온 '신형 ECM' 룸미러는 커넥터가 달라 개조를 해야하는데, 최대한 손을 대지 않고 순정 그대로 달고 싶었던 터라, 커넥터 모양이 맞는지 수차례 확인 후에 구매를 했습니다.

 

왼쪽이 원래 달려 있던 커넥터, 오른쪽이 ECM 룸미러의 커넥터 인데요, 처음 받고 나서 크기에 차이가 있어 어이쿠야 싶었지만, 하우징의 크기만 차이가 있을 뿐, 커넥터 크기는 같더군요.

하우징은 크지만 커넥터는 같다하우징은 크지만 커넥터는 같다

 

ECM 룸미러 뒷쪽에는 광 센서가 불어 있습니다.

이 센서를 통해 밤/낮을 구분하여 낮에는 일반 거울과 같이, 밤에는 ECM 룸미러로 작동하게 됩니다.

밤낮을 구분하는 광센서밤낮을 구분하는 광센서

 

룸미러 거울쪽에도 광센서가 달려 있는데, 이 센서를 통해 뒷 차의 불빛 세기를 감지하게 됩니다.

뒷차의 빛을 감지하는 광센서뒷차의 빛을 감지하는 광센서

 

룸미러에 딸려온 커넥터에는 3 가닥의 전선이 나와 있습니다.

제가 받은 제품은 주황색(매듭진 선)이 +, 검은색이 -, 분홍색이 후진선이라고 하는군요.

후진선을 연결해 두면 후진 기어를 넣었을 때는 ECM 모드가 무조건 꺼지게 됩니다.

후진할 때 오른팔을 조수석에 턱! 걸치고 고개를 돌리는 쾌남이라면, 굳이 후진선을 연결할 필요는 없다고 하는데요, 저는 룸미러를 보는 습관이 있어서 꼭 연결해야 할 선입니다.

+선, -선, 후진신호 선+선, -선, 후진신호 선

 

ECM 룸미러가 도착한 것은 늦은 저녁! 바로 작업을 시작하고 싶은 맘은 굴뚝같았지만, 너무 어두운 탓에 포기하고, 전선이나 미리 만들어두기로 했습니다.

150cm 정도의 전선 3가닥을 ECM 룸미러 커넥터에 연결해 두었습니다(전선 연결에는 간편한 열수축 튜브가 수고해주셨습니다).

 

길게 선을 연결하기 전, 룸미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12볼트 전원을 연결한 후, 룸미러 전방의 센서를 가리자 룸미러 색이 서서히, 푸르스름하게 어두워지고, 손을 떼자 정상 색깔로 돌아오네요.

간편한 수축튜브로 마무리간편한 수축튜브로 마무리

일반 룸미러 떼어내고 ECM 룸미러 장착하기

다음날, 준비를 마친 룸미러를 가지고 차에 올랐습니다. 저야 커넥터 모양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느라 기존 룸미러를 미리 떼어냈지만, 일반적인 경우라면 가장 먼저 기존에 달려 있던 순정 룸미러를 떼야겠죠?

 

아반떼 XD의 룸미러는 룸미러의 목을 쥐고 그림과 같이 전면 유리가 기울어진 각도에 맞춰 아래로 당기면 떼어 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때 힘조절이 중요한데요, 힘이 약하면 룸미러는 꿈쩍도 않고, 갑자기 무리한 힘을 줄 경우 커넥터가 망가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며, 각도만 잘 잡아 움찔움찔 당기다보면 떼낼 수 있습니다.

유리 경사각에 맞춰 당긴다유리 경사각에 맞춰 당긴다

 

룸미러를 떼낸 커넥터입니다.

ECM 룸미러

미리 맞는 제품을 구매한터라, ECM 룸미러를 끼우는 일은 무척 쉽습니다.

커넥터 형태를 맞추기 위해 구형 ECM 룸미러를 구하다보니 On/Off 스위치 등은 달리지 않았지만, 스위치 보다는 원래 커넥터를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장착할 수 있는 것이 더 맘에 듭니다.

 

제가 구매한 제품은 배선 커버가 없어 사진과 같이 흰 커넥터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데요, 현대 자동차 부품 판매 사이트를 찾아보니 배선 커버를 따로 판매하고 있네요. 사용하다 정 눈에 거슬리면 배선 커버를 사서 달아야겠습니다.

ECM 룸미러

ECM 룸미러에 전원선 연결하기

ECM 룸미러의 장착이 끝나면 전원선을 연결해야 합니다. 전원선 연결은 언제나 그렇듯, 운전석 왼쪽의 퓨즈박스를 열었습니다. ECM 룸미러는 시동이 걸렸을 때만 작동하면 되는 부품이므로 시거잭 퓨즈(화살표)에 연결했습니다. 퓨즈박스에 연결한 전선은 하이패스, 블랙박스, ECM 룸미러 3개밖에 없는데도 좀 지저분해보이는군요 ㅡㅡ;;

퓨즈박스의 시거잭에 연결퓨즈박스의 시거잭에 연결

 

이제 전선을 매립할 차례인데요, 아반떼 XD의 룸미러 배선은 전방 실내등 커버를 열고 4개의 나사를 모두 제거한 후

천정 틈새로 밀어넣기천정 틈새로 밀어넣기

 

안쪽으로 넣으면 됩니다. 나중에 선이 움직이지 않도록 케이블 타이로 살짝 고정해 두었습니다.

실내등 내부

 

나머지 전선은 전방 유리와 천장 커버 사이의 틈으로 쏙쏙 밀어 넣어주면 됩니다.

전선 매립

 

그런데, 살짝 문제가 생겼습니다. 룸미러 배선은 그림에 붉은 선으로 표시한 것과 같이 전면 유리에서 A필러 커버와 고무 커버(웨더스트립) 사이에 끼워넣어야하는데, 선이 3가닥인데다, 기존 블랙박스 배선까지 묻혀있다보니 고무 커버에 밀어넣기가 쉽지 않네요.

전선 매립

 

일단 고무 패킹을 분리했습니다. 손으로 힘두어 툭툭 당기면 빠집니다.

웨더스트립 분리

 

이렇게 빼낸 후

 

A필라 커버를 뜯어내니, 안쪽에 이쁘게 매립되어 있던 배선이 보입니다. 이 배선에 ECM 룸미러 배선과 블랙박스 배선까지 한꺼번에 케이블 타이로 살짝 살짝 고정해주었습니다.

A필라 커버 제거A필라 커버 제거

그런데, 붉은 원으로 체크한, A필라 커버 고정 장치가 커버를 뜯어내는 와중에 모두 손상되었습니다. 요령이 부족했나 싶어 뜯어낸 A필라 커버 내부를 보니, 손상없이 뜯어내긴 힘든 구조로 되어 있더군요.

살짝살짝 달래서 A필러 커버를 닫아보니 크게 티나지 않고 힘주어 뜯어내지 않는다면 탄탄히 붙어 있는 것 같아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뭐 듣자하니, 정비소에서도 고정핀을 손상없이 떼내기보다는 콱콱 뜯은 다음, 새 고정핀을 끼우는 식으로 작업한다는데, 나중에 정비소가서 고정 플라스틱을 얻을 수 있을라나 모르겠습니다.

 

ECM 룸미러의 + 전원은 시거잭 퓨즈에 연결했고, -선은 차체에 도장되지 않은 면에 연결하면 되는데, 기왕 뜯은 김에 깔끔하게 선을 정리하자 싶어 운전석 옆면의 커버를 들어내고 육각볼트에 고정시켰습니다.

참고로, 사진상으로는 플라스틱 커버에 고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플라스틱 커버 안쪽에는 금속 프레임이 자리잡고 있어 -선을 연결하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선은 차체 금속부위에 연결-선은 차체 금속부위에 연결

이제, 문제의 후진선을 연결해야 하는데, 인터넷에서는 후진등 선을 그림과 같이 운전석 옆면의 배선 뭉치에서 찾는다고 하더군요. 아반떼 XD의 후진등 선은 갈색이라 하고, 커버를 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왠지, 꼼꼼하게 포장된 순정 상태(?)의 전선을 건드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진등 선을 어디서 또 찾을 수 있을까, 살짝 고민한 끝에

아반떼 XD의 배선 뭉치아반떼 XD의 배선 뭉치

차를 산 직후 설치한 후방 카메라의 배선 역시 후진 기어에 연결된 것이 생각 나더군요. 대시보드를 떼어내고 모니터에 연결된 후진 기어선을 찾아 연결해 두었습니다.

후방 카메라의 후진기어선에 연결후방 카메라의 후진기어선에 연결

작업 중 A필라 커버, 운전석 좌측 배선 커버, 대시보드까지 뜯어내니 일이 꽤 커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야 최대한 선을 깔끔하게 매립하고자 고민하다보니 일이 커졌는데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고개를 돌려 후진하는 분이라면 굳이 이렇게 복잡한 작업을 하실 필요 없이 +, - 선만 연결하실 것을 권합니다.

이제는 몇 번 분리하다보니 대시보드 분리 작업도 크게 어렵지않게 하지만, 처음에는 요령을 익히기가 살짝 까다로운 축에 속하더군요.

설치한 ECM 룸미러,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

꽤 번거로운 작업 끝에 ECM 룸미러 설치가 끝났습니다.

앞서 손으로 센서를 가리고 테스트는 해봤지만, 실제 빛에 반응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사진을 찍어봤는데요, 다음 사진은 낮에(ECM 룸미러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 찍은 것입니다.

ECM 미작동시ECM 미작동시

다음 사진은 ECM 룸미러가 작동하는 상태(손으로 센서를 가려 작동하도록 함)에서 찍은 것입니다.

이번 사진의 배경이 전체적으로 푸른색에, 어두운 느낌이 듭니다. 특히 거의 같은 위치에서 플래시를 터뜨려 사진을 찍었는데, 불빛의 번짐이 훨씬 적은 것 같네요.

ECM 작동시ECM 작동시

ECM 룸미러를 장착한 후, 아직 밤길을 달리지 않았습니다만, 다른 사용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돈과 노력을 들여 DIY한 보람을 느낄만큼, 밤길에서 ECM 룸미러의 효과는 확실하다고 합니다. ECM 룸미러 덕분에 도로에서 뒷차를 보며 인상 쓸 일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실제 효과 만점입니다. DIY중 가장 만족도가 높은, 뿌듯한 DIY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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