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고수동굴 관람 후기. 시원하다가 신기하다가 지루해진 40분간의 고수동굴 탐험

여름 휴가 끝물에 들렀던, 단양 고수동굴

소백산 남천야영장에서 2박3일, 단양 소선암 오토캠핑장에서 4박5일, 총 6박 7일의 여름 휴가 캠핑 일정을 모두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단양 고수동굴에 들렀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꽤 긴 캠핑 일정을 모두 소화했으니 얼른 집으로 돌아가 캠핑 장비들을 싹 정리하고 푹 쉬었으면 싶었는데, 마눌님께서는 단양까지 왔으니 그래도 고수동굴에 가보고 싶다고 하여 들르게 되었습니다.

 

고수동굴로 향하던 오전, 꽤 세찬 비가 내렸고, T-MAP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대로 따라 온 고수동굴 주차장 입구에서 3000원의 주차장 이용요금을 내고 들어왔습니다.

 

고수동굴 주차장 안으로 들어오니 여느 관광지와 같이 식당과 기념품 판매점들이 즐비했는데, 비가 많이 내리는터라 일단 고수동굴 매표소로 달려갔습니다.

충북 단양 고수동굴

 

고수동굴 관람 요금표에는 두 가지 코스가 있더군요.

예전부터 있던 A 코스의 요금은 어른 1인당 5000원이며 약 20일 전에 새로 열렸다는 A+B 코스의 이용 요금은 8000원입니다.

고수동굴 관람요금표

고수동굴 관람시간은 오전9시부터 5시까지라고 적혀 있는데, 더 자세한 내용은 고수동굴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어떤 코스를 볼까, 잠시 고민하다가 기왕 보는거 A+B 코스 표를 끊었습니다.

고수동굴 입장권

 

매표소에서 고수동굴 입구까지 올라가는 돌계단은 비가 많이 와서 좀 미끄러워 보이더군요.

고수동굴 입구

 

고수동굴 입구에 있는 동굴 내부경관 평면 분포도는 아직 A 코스를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는 듯 싶습니다.

고수동굴 매표소에서는 A코스는 산 위쪽에서 끝이 나서 산길을 따라 걸어내려와야 한다고 하는데, 분포도 오른쪽을 보면 해발 200m의 출구에서 끝이 나는 것으로 되어 있네요.

고수동굴 내부경관 평면분포도

시원한 고수동굴 내부, 기괴한 석회암

고수동굴 입구에서 내부로 들어서자 마자 후덥지근하던 공기가 시원해졌습니다.

그리고 군데군데 조명이 켜졌지만 어둑어둑한 내부에 좁은 철제 계단 통로가 펼쳐지며 다양한 형태의 석회암들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고수동굴 내부 석회암

 

고수동굴 곳곳의 석회암에는 제각각 이름이 붙어 있었는데, 워낙 종류가 많아 기억나는 건 몇 안됩니다.

다만 고수동굴 입구쪽에 있던 석회암에는 미니 정자가 올려져 있고 하선암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던 것은 기억납니다ㅎㅎ

고수동굴 하선암

 

좁은 철제 계단으로 된 통로를 따라 쭉 이동하다보니 천장에 온도/습도가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고수동굴 내부 온도는 사계절 내내 14~15도를 유지하여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고 합니다.

고수동굴 내부온도아무래도 습도는 81%가 맞는듯

서늘함을 느낄 정도니 온도는 얼추 맞는 듯 싶었지만 습도는 왠지 갸우뚱하게 되더군요.

고수동굴 속의 축축한 느낌때문에 습도가 훨씬 높게 느껴졌는데 말이죠.

 

고수동굴 안쪽을 들어감에 따라 기괴한(?) 모양의 석회암 풍경이 펼쳐집니다.

고수동굴 종유석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고수동굴 속 풍경이 TV에서 보던 그런 느낌입니다.

고수동굴 석주 종유석

고수동굴 내부에 붙은 사진촬영 금지 안내문과 이유

고수동굴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사진촬영 금지', '사진촬영은 지정된 장소에서만'이라고 붙은 안내문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왜 사진을 지정된 장소에서만 찍으라는 것일까? 궁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고수동굴 매표시 받은 카드 영수증에 고수동굴 사무소의 전화번호(043-422-3072)가 찍혀 있었고, 바로 전화를 걸어 고수동굴 내부의 사진촬영을 금지하는 이유를 물어봤더니 의외로 간단하더군요.

 

사진 찍느라 오랜 시간 멈춰서면 뒷 사람들의 흐름을 막는다는게 주된 이유였습니다.

고수동굴 내부의 철제 계단 통로는 한 사람이 지나다닐 정도로 좁은터라 사진찍느라 길을 막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진촬영 금지 안내문을 붙였고, 공간이 좀 넓어지는 장소를 사진 촬영 지역으로 설정했다고 합니다.

 

아울러 뒷사람의 흐름에 방해를 주지 않는다면 동굴 내부 어디든 사진을 찍어도 무방하다는게 고수동굴 사무소 직원의 답변이었습니다

펜탁스 K-01 수동 모드

개인적으로는 어두운 동굴 내부에서 밝은 플래시를 터뜨리면 민폐지 싶어 플래시를 껐고,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M모드(수동)로 설정했습니다.

 

그리고 어두운 곳에서 최대한 많은 빛을 확보하기 위해 조리개를 최대로 열고(F 2.8), 사진이 흔들리지 않는 선에서 셔터 속도를 낮추고(1/60초), ISO 감도를 1600정도로 올린 후 RAW 모드로 설정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고수동굴 내부 사진촬영

 

빛이 부족한 곳에서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고, 걸어가며 사진을 찍은터라 후보정한 사진에 노이즈가 자글자글 합니다만, 그래도 RAW 모드로 사진을 찍은 덕분에 그럭저럭 알아볼 수 있는 사진들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2012/07/06 - 사진 초보일수록 RAW로 찍어야 하는 이유

고수동굴 석회암

40여분 간의 고수동굴 탐험

처음 고수동굴 내부에 들어왔을 때는 석회암과 물이 만들어 낸 광경에 마냥 신기했는데, 가파르게 오르락 내리락하는 좁은 철제 계단을 따라 어두운 동굴속을 걷다보니 피로감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어렵게 들어온(?) 고수동굴인 만큼 하나하나 놓치지 않기 위해 눈으로, 카메라로 담아 둡니다.

고수동굴 계단식 논

 

어두컴컴한 동굴 내부의 뾰족한 종유석들을 보고 있자니 그 분위기가 왠지 디아블로가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아는만큼 보인다던데 아는게 없으니 표현이 참 저렴합니다ㅡㅡ;;;

고수동굴 내부

 

위에서 내려오는 종유석과 아래서 자라는 석순, 수백, 수천년 뒤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 석주(돌기둥)가 된다는 얘기를 먼 옛날 고등학교 지구과학 시간에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고수동굴 석순 석주

 

석회암이 커튼 처럼 만들어져 있다고 안내문을 본 것 같은데,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

고수동굴 석회암 커튼

 

사자가 입을 벌리고 포효하는 형태의 사자바위는, 확실히 알겠더군요.

고수동굴 사자바위

오르락 내리락, 고된 고수동굴 탐험

고수동굴 내부의 통로를 따라 쭉 진행하는 곳곳에는 표지판도 서 있고 고수동굴 직원들이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40분 가량 어두컴컴한 고수동굴 내부를 따라 가는 길은 시간이 지날 수록 고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고수동굴 내부 안내문

 

이렇게 가파르고 좁은 철제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반복해야 하는 구간이 자주 펼쳐집니다.

젊은 사람들은 난간을 잡고 다니면 되지만 무릎이 약한 60~70대 부모님들은 모시고 들어오면 절대 안되겠다 싶습니다.

고수동굴 철제 계단

 

중간중간 천장이 확 낮아져 머리를 숙이거나, 몸을 옆으로 돌리고 통과할 만큼 벽면이 좁아지거나, 허리를 굽히고 엉금엉금 기어가야 하는 구간도 있었는데, 간혹 아기를 업은 엄마들이 멋모르고 들어왔다가 고생하더군요.

단양 고수동굴

특히 어두컴컴한 고수동굴 내부 벽면에 기괴한(?) 형태의 석회암 풍경이 오랜 시간 펼쳐지다 보니 3살, 혹은 5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아기들이 겁나고 지친 듯 엄마를 찾아 울어대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조금은 길고 어수선했던 고수동굴 탐험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후끈한 공기가 몰려왔지만 숨은 트이는 느낌이었습니다.

A 코스와 A+B 코스를 고민했는데, 다시 한 번 선택을 하라면 망설이지 않고 좀 더 짧은 A 코스를 선택하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고수동굴 매표소

그렇게 고수동굴을 나오고 보니, 매표소 앞에 LED로 번쩍거리던 '알림' 표시가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보다 짧고 내부 통로가 넓었던 천곡동굴은 나름 재미있었던 기억으로 남은 걸 보면, 고수동굴도 더 긴 코스의 개척 보다는, 좀 더 짧게 관람할 수 있는 코스를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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