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열무로 맛있는 열무김치 담그는 방법. 열무비빔밥과 열무국수로 맹활약 중

장모님표 열무김치 더 먹고 싶다!

얼마 전, 오랫만에 처가집에 갔다가 장모님께서 담아주신 열무김치 한 통을 받아 왔습니다.

 

사실 그동안에는 열무김치를 즐기는 편은 아니었는데, 왠일인지 이번 장모님의 열무김치는 새콤 짭잘하면서 아삭한 맛이, 그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더군요.

 

날이 더우니 밥을 물에 말고 열무김치 하나만 먹어도 한 끼를 뚝딱 해결할 수 있으니 여름엔 열무김치만한 것도 없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그렇게 열무김치를 부지런히 먹다보니 받아온 열무김치는 점점 바닥을 드러났고, 저는 마눌님에게 열무김치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요즘 한창 요리에 물이 오른 마눌님, 한 번도 담가본 적은 없지만 경상도와 충청도 양쪽 어머님의 레시피를 받아 적고는 쉬는 날 마트로 나가 열무김치 재료들을 사왔습니다.

 

제철이라 그런지 마트에서는 열무 한 단이 1980원, 마눌님께서는 열무 두 단과 홍고추, 쪽파 등의 재료를 집어들었습니다.

열무

 

집으로 돌아와 열무김치 재료들을 모두 펼쳐놨습니다.

열무 두단, 쪽파 1단, 홍고추 8개, 양파 1개, 고추가루, 통마늘, 새우젓, 멸치액젓, 생강가루, 찹쌀가루, 소금 등이 이번 열무김치의 재료들입니다.

열무김치 재료

 

통마늘, 천일염 한 컵(150cc), 찹쌀가루, 생강가루, 멸치액젓, 새우젓 등이 보이는군요.

아 앞서 사진을 찍은 뒤에 매실청도 추가 되었습니다.

열무김치 재료

 

홍고추는 평소 저희 집 요리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재료인데, 열무김치를 위해 사왔고, 양파는 경상도 시어머니의 열무김치 레시피에 따라 추가되었습니다.

홍고추 양파

열무 손질과 소금에 절이기

가장 먼저 열무 손질을 시작했습니다.

일단 열무를 칼로 긁어 껍질 벗겨내고 물로 살짝 헹구면서 시든 열무잎을 제거했습니다.

열무 다듬기

 

두 어머니의 공통된 의견, 열무는 너무 박박 씻으면 풋내가 나니 흐르는 물에 담궜다 뺐다 하면서 살짝 씻으라고 하시는군요.

열무 헹구기

 

 헹구듯 씻은 열무는 4~5cm 남짓한 길이로 잘라둡니다.

열무김치 담그는 방법

 

이제 열무를 소금에 절일 차례입니다.

저희는 큰 그릇이 없어서 김치통에 열무를 한 켜 깔고 그 위에 소금을 뿌리는 식으로, 열무와 소금을 켜켜이 쌓았습니다.

열무 소금에 절이는 방법

 

이렇게 열무와 소금을 켜켜이 쌓은 뒤

열무 소금에 절이는 방법

 

마지막 단계에서 물을 골고루 뿌려주었습니다.

열무를 절이는 단계에서 140~150cc 컵에 담은 천일염을 전부 사용했습니다.

열무 소금에 절이는 방법

열무김치 양념 만들기

열무김치의 핵심은 자박자박하면서 떠먹을 수 있는 열무김치 국물일텐데요, 요리라면 곧잘 하는 마눌님이라지만 열무김치는 처음이라 특유의 국물 맛이 날지, 그런 양념을 만들 수 있을지 살짝 의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마눌님께서는 양쪽 어머님의 레시피를 종합했고, 열무김치 양념 만들기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물 600~700cc에 찹쌀가루 70cc(사진의 컵으로 반 컵)를 붓고 약한 불로 끓입니다.

열무김치 찹쌀풀

 

약한 불로 저어주면서 한참을 끓이다보면 찹쌀풀에 점점 찰기가 돌면서 풀의 느낌이 납니다.

숟가락으로 떴을 때 적당히 흐를 정도의 농도로 끓인 뒤 불을 끄고 식혀 준비합니다.

열무김치 찹쌀풀찹쌀풀은 내가 끓임!

 

찹쌀풀을 끓이 끓을 동안 마눌님은 홍고추 8개를 큼직하게 썰어 두었고

열무김치 홍고추

 

양파 반 개도 썰어 두었습니다.

열무김치 양파

 

그리고 믹서기에 통마늘 한 줌과 홍고추, 양파를 한꺼번에 넣고 갈아줍니다.

열무김치 양념

 

그리고 오이와 쪽파, 풋고추를 썰어 준비해 둡니다.

열무김치 양념

 

홍고추, 양파, 마늘을 믹서기에 넣고 돌리는 것은 제 담당이었는데, 너무 곱게 갈린게 아닌가 싶더군요.

하지만 뒤적뒤적해보니 홍고추가 군데군데 눈에 띄는게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이렇게 갈아놓은 양념에 생강가루를 넣습니다.

열무김치 양념

 

그리고 생수 500~600cc를 추가했습니다.

생수를 믹서기 통에 부어 양념을 알뜰하게 뽑아내는 센스!

열무김치 양념

 

묽어진 열무김치 양념에 매실액 3 큰 술,

열무김치 양념

 

냉장고에 있던 배즙도 하나 넣어주었습니다.

배즙이 없으면 배가 들어간 캔음료를 좀 넣어도 되고 이것도 없으면 매실액이나 설탕으로 단맛만 좀 추가해 줍니다.

열무김치 양념

 

새우젓 세 큰술과 굵은 고추가루 1컵(150cc), 2 큰 술을 넣습니다.

처음에 새우젓 두 큰술을 넣어다가 좀 싱거운 듯 싶어 한 큰 술을 추가했습니다.

열무김치 양념

 

마지막엔 설탕 2 큰술이 들어가는군요.

매실청이며 배즙이며 들어갔는데, 마눌님은 설탕 두 큰 술을 넣으면서 '설탕과 당뇨병은 상관없다니까유'라는 백주부 멘트를 날려주십니다.

열무김치 양념

절인 소금물을 헹구고 열무에 양념 버무리기

1시간 남짓 절여두었던 열무를 꺼내어 물에 살짝(!) 헹궜습니다.

열무김치 버무리기

 

앞서 만들어 식혀 둔 찹쌀 풀을 열무김치 양념에 부어 섞은 뒤

열무김치 버무리기

 

역시 앞서 준비해 두었던 오이와 쪽파, 풋고추 등을 열무김치 양념에 넣어 섞어줍니다.

열무김치 버무리기

 

드디어 절였다 헹군 열무를 양념에 넣고 잘 버무려줍니다.

김장할 때 쓰는 큼직한 그릇이 있으면 한 번에 버무릴텐데, 저희 집에는 그런 큰 그릇이 없어 열무김치 양념과 열무를 그릇 양만큼 담아 2~3 번에 걸쳐 버무렸습니다.

열무김치 버무리기

 

양념에 버무린 열무 줄기를 들어 맛을 본 마눌님께서는 '싱겁다'며 소금을 더 넣어야겠다고 합니다.

제가 맛을 봐도 버무릴 당시에는 양념의 간이 살짝 싱거운 느낌이 들었지만, 다 년간 김장김치 속을 버무렸던 제 경험에 따르면, 이 단계에서 소금을 추가하지 않는게 좋을 듯 싶었습니다.

열무김치 만드는 방법

그래서 열무 김치 그릇마다 천일염을 한 큰 술씩 추가하려는 것을 막고 1/3 큰 술 씩만 넣는 것으로 합의를 봤습니다.

물론 추후 열무김치가 싱겁다는 불평을 하지 않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이렇게 양념에 버무린 열무김치를 김치통에 나눠 담았고

열무김치 만드는 방법

 

두 단의 열무로 담근 열무 김치는 중간 사이즈 김치통 3개 남짓한 분량이 나왔습니다.

열무의 숨이 죽기 전에는 부피가 상당했는데, 절여진 상태에서 보니 양이 그리 많아 보이진 않는군요.

열무김치 만드는 방법

열무 비빔밥, 열무 국수로 맹활약중인 열무 김치

이렇게 담은 열무 김치는 상온에 하루를 놔뒀다가 이후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하루동안 상온에 보관한 열무 김치를 일단 먹어봤는데, 열무 김치의 풍미가 제대로 풍기더군요.

 

첫 째날에는 열무의 무우 부분에서 아린 맛이 났지만 열무김치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줄기 부분은 이 맛이다! 싶을 정도로 맛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냉장고에 넣은지 하루가 지나자 새콤하면서 자박한 열무김치 국물맛이 제대로 나는, 쌍따봉이 저절로 나오는 열무김치가 되었습니다.

 

열무김치는 그냥 먹어도 좋지만 열무비빔밥이나 열무국수 등으로 다양하게 먹을 수 있죠.

날씨가 푹푹 찌던 며칠 전에는 소면을 삶고 열무김치와 열무김치 국물을 이용한 열무국수가 나왔습니다.

열무국수

 

열무김치와 소면을 양껏 집어 후루룩 흡입을 하니 어느새 소면 한 그릇이 뚝딱 비더군요.

(평소 식사량이 많지 않지만) '소면 추가요'를 두 번이나 외친 후에야 젓가락을 내려 놓았을 만큼 맛있는 열무국수였습니다.

열무국수소면과 열무가 갑자기 사라지는 열무국수 마법

요즘 요리에 맛을 들인 마눌님, 오이 소박이도 뚝딱 담갔으니 열무김치 쯤이야! 하고 쉽고 보고 덤볐습니다.

하지만 열무를 다듬고 절이고 헹군 뒤 양념에 버무리는 일련의 과정이, 오이 소박이에 비하면 손이 많이 가는 김치입니다.

 

하지만 열무김치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반찬일 뿐 아니라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활용할 수 있으니 한동안 열무김치는 끊김없이 올라올 듯 합니다.

 

참, 더 넣겠다, 그만 넣어라 얘기가 오갔던 소금간은, 이 정도가 딱 좋다 싶을 정도로 잘 맞게 나왔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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