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도조절식 목재 발받침대 제작 DIY. 원래 용도와는 달라진, 호화 삼나무 발받침대

큼직한 발받침대를 위한 재료들

인터넷 목공소에서 나무를 원하는 사이즈로 재단하여 주문하면 생각보다 적은 도구만 가지고도 목공 DIY가 가능하지만, 재단한 나무를 주문하고 받기까지 5~7일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때문에 인터넷 목공소에 재단한 나무를 주문할 때는 그간 구상(?)했던 것들의 재료를 모아 주문하곤 합니다.

 

이번에 나무 트레이를 만들기 위한 재료들을 주문하면서 함께 주문한 것은 책상 아래에 놓을 발 받침대를 만들기 위한 재료입니다.

 

하루종일 의자에 앉아 생활하다보니 가끔 발을 좀 더 편하게 놓을 수 있는 받침대가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고, 이번에 그 발받침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일단 발받침대의 주 재료는 두께 18mm, 가로세로 각각 380mm로 꽤 큼직한 삼나무 집성목 2장입니다.

삼나무 집성목 18mm

 

이 녀석은 '각도조절수대'라는 이름의 부품으로 비스듬한 각도로 세워지는 책상의 지지대 부품으로 쓰입니다.

인터넷에서 '각도조절수대'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여러가지 모양과 크기의 수대가 나오는데, 접었을 때 길이 215mm 남짓한 제품으로 구입했습니다.

각도조절수대

 

흔히 볼 수 있는 경첩입니다.

이번에 주문한 삼나무 집성목의 두께, 18mm에 맞춰 자그마한 크기의 경첩을 주문했습니다.

경첩

삼나무 집성목 사포질과 옹이 메우기

그동안 DIY에는 저렴한 소나무 집성목을 애용했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삼나무 집성목을 주문해봤습니다.

도착한 삼나무 집성목의 겉포장을 풀자마자 진한 송진향이 근사했고, 이래서 삼나무를 많이 쓰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일단 320방 사포를 이용해 거친 모서리를 다듬어주었습니다.

사포질 삼나무 집성목

 

그런데 삼나무 집성목에는 옹이나 갈라진 자국이 꽤 많더군요.

일부 옹이는 우드 필러(메꿈이) 처리가 되어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종종 눈에 띕니다.

삼나무 집성목 옹이 갈라짐

 

우드 필러가 없어서 믹스앤픽스 퍼티를 반죽하여 옹이를 메우고 사포를 블럭에 감아 평평하게 갈아주었습니다.

삼나무 집성목 옹이 메꾸기

경첩과 길이조절수대 달기

두툼한 18mm 두께의 집성목 두 장을 경첩으로 이어줍니다.

중심쪽에는 길이조절수대를 붙일 예정이므로 경첩은 최대한 양쪽으로 벌려 붙이기로 했습니다.

삼나무 집성목 경첩

 

일단 경접을 붙일 자리를 정한 후 경첩 구멍을 연필로 표시했습니다.

삼나무 집성목 경첩

 

경첩을 주문하니 경첩에 맞는 나사못이 함께 왔지만, 나사못을 그냥 박으면 집성목이 갈라질 수 있어 가는 드릴 비트를 이용해 미리 구멍을 파주었습니다.

삼나무 집성목 경첩

 

경첩 나사 구멍을 미리 확보한 뒤에는 경첩을 쉽게 고정할 수 있습니다.

전동 드라이버를 이용해 나사못을 고정해 주기만 하면 됩니다.

삼나무 집성목 경첩

 

부착한 경첩이 월활하게 움직이는지 움직여 보았습니다.

경첩을 너무 타이트하게 붙였는지, 연결 부위에서 나무끼리 삐걱거리는 소리가 살짝 나긴 했지만 크게 문제될 정도는 아닙니다.

삼나무 집성목 경첩

 

이제 길이조절수대를 부착할 차례인데요, 집성목 판재의 중심에 길이조절수대를 놓고 나사못을 박을 자리를 정해주었습니다.

길이조절수대를 부착할 때는 사진과 같이 완전히 접은 상태에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점만 주의하면 부착하는 작업은 어렵지 않습니다.

각도조절수대 삼나무 집성목

 

두 장의 집성목 판재에 경첩과 길이조절수대를 부착한 상태입니다.

길이조절수대의 두께가 있는터라, 집성목 판재가 완전히 접히지는 않고 이 정도로 떠 있게 됩니다.

각도조절수대 삼나무 집성목

 

그리고 위쪽 집성목 판재를 들어올리면 이런식으로 들어올려집니다.

집성목 판재를 일정각도 이상(90도 정도) 젖히면 다시 접을 수 있게 되는데요, 발받침대 용도로는 대략 30~35도 정도만 들어올려도 충분할 듯 싶네요.

각도조절수대 삼나무 집성목

사실 길이조절수대 하나로 흔들림없이 튼튼하게 버텨줄지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반대쪽에 두 개의 경첩을 붙여둔 덕분에 흔들림 없이 꽤 탄탄한 받침대가 되었습니다.

우드스테인과 바니시로 마감

발받침대로 만들었고, 발을 얹어 사용할 제품이다보니 아무래도 좀 어두운 색으로 우드 스테인도 칠해주기로 했습니다.

삼나무 집성목에서 나는 송진향이 꽤 근사했지만 그냥 사용하면 나무가 습기를 먹어 휘어질 것 같아 바니시도 칠하기로 했습니다.

 

예전에 지인의 작업실에서 사용해 봤던 Deft 우드 스테인과 바니시를 구입했습니다.

흔히 '니스'라는 이름으로 통하는 마감도료는 특유의 냄새가 지독했지만 Deft 제품은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아 사용하기가 편하더군요.

Deft 우드 스테인 우드 피니시 Wood Stain Wood Finish

 

먼저 우드 스테인을 발라주었습니다.

미디움 오크 색상의 우드 스테인의 색상이 생각보다 무척 진하네요.

좀 더 밝은 계열의 색상으로 주문할 껄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시작했으니 그냥 발라주었습니다.

Deft 우드 스테인 Wood Stain

 

우드 스테인은 1시간 남짓한 시간만 두면 될 정도로 빨리 말라 필요하면 하루 동안 2~3번 정도 덧칠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디엄 오크 색상이 너무 진해서 한 번만 발라주는 것으로 우드 스테인 칠을 마무리했습니다. 

Deft 우드 스테인 Wood Stain

 

우드 스테인이 마른 뒤 군데군데 살짝 사포질을 하고 바니시를 칠했습니다.

바니시를 바르면 습기로 인해 나무가 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바니시 원액을 바른 뒤, 바니시가 뭉친 부분을 다시 사포로 가볍게 문지르고 물을 섞은 바니시를 한 번 더 발라 마감했습니다.

Deft 우드 피니시 Wood Finish

 

이렇게 나무로 만든 발받침대가 완성됐습니다.

발받침대를 30~35도 정도의 각도로 세우고 의자에 앉아 발을 올려보니 무척 편하네요.

사진의 발은 무척 가지런하게 얹어두었지만, 380*380mm로 꽤 큼직하게 만든 덕분에 발을 여기저기 대충(?) 올려놓기 편합니다.

각도조절식 발받침대

 

각도를 좀 더 높이면 발이 미끄러질 듯 싶어 발받침대 아래쪽에 지지대(각목)를 하나 붙일까 싶었지만, 실제 30~40도 정도일 때 발을 올리기 편했고, 이 정도 각도에서는 굳이 지지대를 붇이지 않아도 될 것 같아 그냥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각도조절식 발받침대

삼나무에 우드 스테인에 바니시까지 마감을 해놓고 나니 발받침대 치고는 꽤 호사스럽게 되어버렸단 생각과 지지대만 달면 큼직한 독서대로 써도 되겠단 생각도 드네요ㅎㅎ

 

발 받침대 제작에 든 비용을 공개하면, 380*380*18mm 삼나무 집성목 2장에 10000원, 각도조절수대 8500원, 경첩 2개 1800원으로 총 2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습니다.

Deft 우드 스테인과 바니시 구입 비용은 별도지만 두 제품은 다른 작업에도 계속 사용할테니 굳이 이번 제작비에 포함시키진 않으려 합니다.

 

사실 고백하자면 이 발받침대는 원래 제 책상 아래에 두고 사용하기 위해 만든 것은 아닙니다.

높이 조절 기능이 없는 올란도 조수석 좌석이 가끔 불편하다고 하는 마눌님을 위해 올란도 조수석에 놓고 사용할 목적으로 시작했던 것입니다.

 

만들고 보니 발받침대의 기능적인 면은 훌륭했지만 목재 특유의 부피감과 380*380mm의 크기가 부담스러워 결국 제 책상 아래 거치형 발받침대로 사용하게 되었네요.

 

처음부터 책상 아래 두고 쓸 목적이었다면 각도 조절 기능이 없는, 단순한 형태로 만들껄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며칠 사용하면서 뜻밖에 만족스러워 다행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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