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베란다 부추 재배, 수확기. 아파트 베란다의 추운 겨울을 견딘 부추의 생명력

겨우내 방치했던 부추 화분, 다시 자라는 부추

지난 해 6월 중순, 작은 플라스틱 화분과 스티로폼 박스 화분에 심었던 부추는 생각만큼 잘 자라지 않았습니다.

 

마음은 부추 김치를 먹을 때 봤던 잎이 넓고 길쭉한 부추를 기대했지만, 저희집 베란다의 부추는 마트의 실부추보다 가느다란 정도로만 자라더군요.

 

가느다란 실부추가 점점 더 자라겠지 싶었는데, 일정 수준 자란 뒤에는 부추 줄기의 끝부분부터 시들어가는 통에 어느정도 자라면 잘라내기를 반복하곤 했습니다.

2013/11/05 - 베란다 텃밭 부추 네 번째 수확. 사진 속의 굵고 실한 부추는 언제쯤?

 

인터넷에서 부추 재배에 관해 검색을 해보니 저희 집의 부추는 딱 옮겨심기 전의 부추 모종 수준이더군요.

 

이미 커피나무와 파키라, 킹벤자민 등의 화분이 베란다를 점령하고 있는지라 부추 모종을 옮겨 심을 만한 공간이 없었습니다.

베란다 텃밭 부추 상추 스티로폼 화분 식물

한정된 베란다 공간도 공간이지만 비실비실하게 자라는 부추에 그다지 정이 가질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지난해 늦가을, 날씨가 추워지기전 커피나무를 비롯한 화분들은 모두 실내로 들여놓았습니다.

하지만 부추 화분은 그냥 한겨울 강추위가 매서웠던 베란다에 방치(!)했습니다.

 

함께 심었던 상추도 실패했고, 부추 역시 실패라고 생각했기에 봄이 오면 부추 화분을 정리해야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겨울에 방치하여 죽었을 꺼라 생각했던 부추 화분에서 날씨가 따뜻해지니 다시 녹색 부추 잎이 올라오더군요! 

베란다 텃밭 부추 상추 스티로폼 화분 식물

 

지난 해 부추를 심으면서 찍은, 부추 씨앗 봉투의 뒷면을 보면 '내한성이 있고 저온 신장성이 양호하다'라고 되어 있네요.

유난히 추웠던 지난 해 겨울을 생각해보면 부추의 땅속 뿌리는 한겨울을 견뎌내는 능력이 탁월한 듯 합니다.

베란다 텃밭 부추 상추 스티로폼 화분 식물

 

부추가 다년생 식물이란 것은 알고 있었지만, 겨울동안 베란다에 방치하여 전멸한 줄 알았던 화분에서 다시 녹색 잎이 올라오니 그것도 꽤 신기했습니다.

혹독한 겨울 추위를 견뎌서 일까요? 봄에 새로 올라온 부추잎은 여전히 가늘긴하지만 지난해 보다는 조금 더 튼튼해진 느낌입니다.

베란다 텃밭 부추 상추 스티로폼 화분 식물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실부추 수준의 굵기는 되는 듯 합니다.

베란다 텃밭 부추 상추 스티로폼 화분 식물

 

같은 흙, 같은 정도의 퇴비를 주었는데도 스티로폼 박스보다는 플라스틱 화분의 부추가 좀 더 튼튼하게 자라는 느낌입니다.

스티로폼 박스에 심어둔 부추도 나름 꽤 무성해지긴 했는데, 일정 수준 자라면 끝부분이 시드는 증상은 여전하네요.

 

역시 부추 재배와 관련하여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부추 재배시 퇴비와 웃거름을 꾸준히 주어야 한다는군요.

사실 커피나무, 킹벤자민, 파키라 등의 화분들에 주로 신경을 쓰다보니 부추 화분에 따로 퇴비와 웃거름을 준비해 줄 여력이 없는터라 그냥 지켜만 보고 있습니다.

베란다 텃밭 부추 상추 스티로폼 화분 식물

 

그래도 다른 화분에 웃거름을 주면서 부추화분에도 함께 준 덕분인지, 좀 자라기만 하면 여지없이 끝부분부터 시들던 지난 해보다는 상태가 많이 좋아진 듯 합니다.

베란다 텃밭 부추 상추 스티로폼 화분 식물

 

지난해 부추보다는 좀 더 튼튼해진 느낌이라 일정 수준 자란 뒤 더 기다려봤는데 잎이 넓은 대형 부추로 자랄 기미는 보이지 않더군요.

역시 흙와 덧거름의 문제가 아닐까 싶었고 볕이 좋은 며칠 전 마눌님께서 가위를 들고 나섰습니다.

베란다 텃밭 부추 상추 스티로폼 화분 식물

 

부추를 밑둥만 남기고 싹둑 잘라냈습니다.

베란다 텃밭 부추 상추 스티로폼 화분 식물

 

스티로폼 화분의 부추들 역시 밑둥만 남기고 모두 잘라냈습니다.

베란다 텃밭 부추 상추 스티로폼 화분 식물

 

이번 수확(?)한 부추입니다.

여전히 가는 실부추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역대 최고의 수확량입니다ㅎㅎ

베란다 텃밭 부추 상추 스티로폼 화분 식물

 

수확한 부추는 깨끗이 씻은 뒤 잘라서 닭백숙에 넣었습니다.

닭과 찹쌀, 버섯을 듬뿍 넣고 끓인 닭백숙에 부추를 넣으니 맛이 무척 좋았습니다 ㅎㅎ

베란다 텃밭 부추 상추 스티로폼 화분 식물

 

부추 밑둥까지 잘라낸지 3일 뒤 부추는 또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이렇게 밑둥까지 잘라놓으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데, 일정 수준 자란 후에는 부추의 성장이 딱 멈춰버리는게 미스테리네요.

베란다 텃밭 부추 상추 스티로폼 화분 식물

아무래도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잎이 넓은 부추를 만나려면 더 깊은 흙으로 옮겨 심어야 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이미 커피나무와 킹벤자민, 그리고 파키라 화분으로 포화상태가 된 베란다 공간으로 인해 부추를 더 큰 화분으로 옮기긴 어려울 듯 싶네요.

저희집 베란다 텃밭 부추는 실부추 정도로, 그나마 잘라내도 바로 쑥쑥 자라주는데 위안을 삼아야 할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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