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유량생태의 생태찌개.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한 생태찌개와 푸짐한 곤이

유량동 맛집 골목의 유량생태

정말 왠일인가 싶을 정도로 며칠간 하늘이 맑았고, 하루종일 창문을 열어놓고 지냈던 일요일의 오후, 마눌님과 함께 외식을 나왔습니다.


요즘은 집에서 얼마 멀지 않은 유량동이란 곳을 가끔 지나다니곤 하는데, 이 곳은 소위 '맛집'이라 불리우는 식당들이 쭉 이어진 거리라 어디가 괜찮을까 살펴보며 다니곤 했습니다.


그리고 동태탕이나 생태탕을 먹었으면 좋겠다는 마눌님의 의견에 따라, 그동안 봐두었던 유량생태 집으로 왔습니다.


왕복 2차선의 태조산길 주변에 있는 식당들은 주차할 곳이 마땅찮은 곳이 많은데 유량생태 역시 길 옆에 있는 가게다 보니 주차장소가 딱히 안보이더군요.

천안 유량생태


주인아주머니께 근처 주자창이 있는지 물어봤더니, 100m쯤 떨어진 곳에 유량생태 2호점 주차장에 차를 대면 된다고 합니다.

유량생태찌개 주차장

2호점에 왔더니 10여대 남짓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기왕 왔으니 여기서 먹자 싶었는데, 일요일 오후라 그런지 빈자리가 없어 주차만 하고 다시 1호점으로 올라왔습니다.


다음지도에서 검색되는 유량생태는 2호점으로, 여기서 태조산 방향(지도의 오른쪽)으로 100미터쯤 올라가면 1호점이 나옵니다.

오래된 분위기의 생태찌개집

새로 오픈한 유량생태 2호점과 달리 원조(?) 유량생태는 들어서자마자 오래된 식당이라는 느낌이 확 듭니다.


이 곳은 올해로 28년째라는 주인아주머니 혼자서 운영하고, 2호점은 아드님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설명하시며 웃으시는데, 꽤 푸근하고 친절함이 느껴집니다ㅎㅎ

유량생태 1호점 내부


유량생태의 메뉴판입니다.

저는 원래 살이 단단한 동태를 더 좋아하는터라 동태찌개를 시키고 싶었는데, 동태는 해동시키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하여 생태찌개 2인분과 내장을 추가했습니다.

유량생태 메뉴판

해동에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가 빈말은 아니었던 것이, 바깥의 냉동실에서 꽝꽝 얼어 있는 동태를 들고 오시는 것을 보니 정말 해동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싶어 급히 메뉴를 변경했습니다.


생태찌개로 주문을 한 뒤, 앉은 자리에서 바로 보이는 생크대에서 생태를 손질하고 냄비에 재료들을 얹어 가져오십니다.

추가 주문한 곤이는 냄비 아래쪽에 깔아 놓는다고, 설명을 해주시는군요ㅎㅎ

유량생태 1호점


반찬은 익지 않은 김치와 볶은 김치 두 가지가 나왔는데, 두 가지 모두 생태찌개와는 썩 어울리지 않는 반찬이네요.

유량생태 반찬


김치를 한 두점씩 집어 먹는 사이, 곤이를 추가한 생태찌개 2인분이 나왔습니다.

맑은 육수에 두부와 파가 얹혀진 비주얼은 딱히 특별해 보이진 않았지만, 가스불을 켜고 빨리 끓기를 기대해 봅니다.

유량생태 생태찌개


생태찌개가 끓기를 기다리다가 가게 한쪽에 걸려 있는 액자에 적힌 글이 왠지 낯익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뽀빠이 이상용씨의 사인이네요.

뽀빠이 이상용 사인


'낯익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은 지난해 가을 다녀왔던 삽교 한일식당에서 봤던 이상용씨의 사인이 워낙 독특해서 였는데, 예전 포스팅의 사인과 비교해 보니 9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넘은 글씨체며 말투가 정감있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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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식당 뽀빠이 이상용 사인

맑고 깔끔한 맛의 생태찌개

그렇게 생태찌개가 끓기를 기다리는 동안 먼저 국물 맛을 보고 두부를 건져 먹었는데, 맵고 짜지 않은 맑은 국물 맛과 부들부들한 두부의 식감이 일단 마음에 들었습니다.

유량생태 생태찌개


저는 생태보다 곤이를 더 좋아하는터라, 바닥에 깔려 있던 곤이를 먼저 집어들었는데, 큼직하고 탱탱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참 좋았습니다.

유량생태 생태찌개 곤이


부드러운 두부와 함께 곤이만 쏙쏙 골라내어 와사비간장에 찍어 먹기 바빴습니다.

유량생태 생태찌개 곤이


그렇게 곤이를 건져먹는 중에 갓 지은 양은솥밥이 나왔네요.

생태찌개가 끓는 동안 밥을 올려두면 딱 시간이 맞게 내올 수 있다는 아주머니의 설명과 함께 고슬고슬한 밥을 그릇에 퍼담아 본격적인 식사를 즐겼습니다.

유량생태 양은솥밥밥이 부족하면 말하라고 :)


저는 곤이와 알을, 마눌님께서는 생태를 주로 건져 먹었는데 생태의 부드러운 식감은 참 오랫만이네요.

유량생태 생태


크고 푸짐한 곤이 위주로 먹다보니 생태는 상대적으로 좀 작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두 사람이 먹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유량생태 생태


마눌님께서는 단단하고 퍽퍽한(?) 알의 식감을 기대했다가, 부드러운 식감의 알이라며 저에게 넘겨주었고 덕분에 알과 곤이는 온전히 제 차지가 되었습니다.

유량생태 생태찌개 알


양은솥밥을 모두 덜어낸 뒤, 주인아주머니께서는 다시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 주어 즐거운 식사의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유량생태 양은솥밥 누룽지


이렇게 내장을 추가한 생태찌개 2인분은 깨끗이 비웠습니다.

유량생태의 찌개는 짜고 맵지 않으면서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유량생태 생태찌개

마눌님께서는 미더덕과 같은 해산물 등이 좀 들어가 있었으면 좋겠다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생태와 알, 곤이만 먹었지만 딱히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단 찌개에 들어 있는 생태만으로는 살짝 양이 부족할 수 있으니 알이나 내장을 꼭 추가할 것을 권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곤이를 무척 좋아해서 처음부터 추가했는데, 크고 싱싱한 곤이를 마음껏 먹을 수 있어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유량생태 전화번호

반찬으로 나온 익지 않은 김치와 볶은 김치(?)는 끝까지 생태찌개와 어울리지 않는다 싶었지만, 생태찌개와 양은솥밥만으로 즐거운 식사를 했기에 딱히 아쉽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본 리뷰는 블로거라 티내지 않고,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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