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함께 보낸 첫 추석 명절. 고양이의 장거리 여행 준비물과 여행 일지

고양이와 함께한 추석 장거리 여행 일지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서 고양이 뚜기와 함께 고향을 다녀와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천안-주문진-부천을 거쳐 천안으로 돌아오는 장장 600km의 여정인데다 추석 연휴 정체로 차안에서 얼마나 지내야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루이틀 정도 집을 비우는 것이라면 고양이는 집에 두고 다녀올텐데, 5~6일 남짓 집을 비우게 되니 그것도 어려운 일이더군요.


동물 호텔 등에 맡겨둘까 잠시 생각하기도 했지만, 아직 예방 접종도 맞지 않은 고양이를 호텔에 맡기는 것도 아니다 싶었고 결국 고양이를 함께 데려가기로 했습니다.


100km 남짓한 거리를 이동한 적은 몇 번 있지만 200km 이상의 거리를 연달아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라 꽤 신경쓰는데, 그동안 차에서 편안한 모습을 보였기에 이번에도 잘 견뎌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제가 사용중인 고양이 이동가방은 41*24cm, 높이 24cm의 중간 사이즈로, 집에서 사용하던 쿠션을 안에 넣었습니다.

고양이 이동가방

이 쿠션은 뚜기가 주먹만한 아기 고양이일때 안정감을 주기 위해 넣었던 것인데, 덩치가 3배쯤 커버린 요즘도 쿠션을 넣어주어야 가방안에서 편히 머물기에 요즘도 넣어주곤 합니다.


요즘 부쩍 덩치가 커진 덕분에 그렇잖아도 작아보이는 가방에 쿠션까지 들어가 있으니 공간이 좁아서 고양이를 들여보낼 때는 가방을 수직으로 세워서 들여보냅니다.

고양이 이동가방

물론 집에서 나오기 전에 사료를 먹이고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까지 기다렸다가 일을 마치면 이동 가방에 넣습니다.


고양이를 가방에 넣고 집을 나설 때면 좀 긴장한 모습으로 울곤 합니다.

고양이 이동가방 장거리 여행

제 고양이는 주차장을 나선지 5분 정도 지나면 야옹 소리가 잦아들고 좀 더 지나면 아예 숙면을 취하니 다행입니다.


처음에는 가방을 무릎위에 올린 상태로 다니는게 낫겠지 싶었는데, 빛이 계속 들어와서 그런지 계속 두리번 거리더군요.

고양이 장거리 여행


그러다 조수석 아래쪽에 놓아두면 훨씬 빨리 안정을 찾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조수석 하단이 갑갑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빛이 들지 않는 상태라 그런지 더 빨리 잠에 빠지는 듯 합니다.

고양이 장거리 여행

250km 정도의 거리를 이동하는 것은 처음이라 잘 견뎌줄까 싶었는데 고속도로를 달리는 3시간 내내 깨지도 않고 숙면을 취하고 있더군요


원래는 휴게소에 들러 사료와 물을 좀 먹일 생각이었지만 괜히 잠든 녀석을 깨우는 것 보다는 그냥 가는게 낫겠다 싶어 주문진까지 바로 달렸고, 도착해서 가방을 들올리니 그제야 부시시하게 잠에서 깼습니다.

고양이 여행이제 도착했냥?


주문진 부모님 댁에 도착한 뒤 이동 가방에서 꺼냈는데, 낯선 집에서 의례하기 마련인 탐색전(구석으로 숨는다거나 이리저리 뛰어다니는)을 하지도 않더군요.

고양이 키우기 집사


부모님을 경계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지 않아 일단 안심이었고, 아버지와 더 친해지라는 의미로 추르를 아버지께 드렸는데 넙죽넙죽 잘 받아먹네요ㅎㅎ

고양이 추르 간식할아버지, 좀 더 달라옹!!


추르 하나를 받아먹더니 아버지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TV를 함께 보더군요.

고양이 일지


그렇게 아버지 옆에서 한숨을 돌리고 난 뒤 집안 곳곳을 뛰어다니며 오르락 내리락하고, 걸레질하는 어머니의 손을 쫒아 장난도 칩니다.

고양이 집사 일기


주문진에 도착해서 하루를 보낸 다음 날, 저는 늘 하던대로 전과 튀김을 담당했는데 아무래도 고양이를 거실에 풀어놓기는 어렵다 싶더군요.

추석 전부치기


평소대로라면 저를 졸졸 따라 다니던터라 좀 걱정이었는데, 이 날은 아버지와 함께 안방에서 골골 소리를 내며 놀다가 침대에서 한숨 자기도 하니 일을 수월하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고양이 장거리 여행

잘 챙겨 사용한 고양이 용품과 그렇지 못했던 용품들

주문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부천 형님댁으로 이동했는데, 이 날은 차가 밀려 5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천안에서 주문진으로 달렸던 3시간 정도는 이동가방에서 잠만 재웠지만 5~6시간은 아무래도 무리다 싶어 중간에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문을 잠근 뒤 차안에 둔 고양이 화장실로 슬쩍 밀어넣었는데 환경이 달라져 그런지 사용하지는 않더군요.

고양이 여행 준비물

부천 형님댁에 도착해서 조카 방에 화장실을 설치하고 밀어넣어주니 그제서야 볼일을 시원하게 봅니다.


집에서 쓰던 화장실과 고양이 모래를 통째로 싣고 다니다보니 부피가 좀 부담스럽긴 했지만, 고양이가 익숙하게 쓰던 환경을 그대로 옮기는게 아무래도 더 나은 듯 싶습니다.


집에 돌아와 이동가방에서 고양이를 꺼내고, 원래 자리에 화장실을 놓아주니 특유의 게슴츠레한 눈을 뜬 채로 볼일을 봅니다.

고양이 화장실


이번에 깜빡 챙기지 못했던 것이 스크래처였습니다.

휴대하기 편한 박스 스크래처를 두 개나 가지고 있으면서도 깜빡 잊고 나왔는데, 집에 돌아와 볼일을 본 뒤 제일 먼저 스크래처로 달려가 발톱을 세우고 박박 긁어대더군요.

캣타워 스크래처스크래처 손맛이 그리웠다옹

앞으로 어디를 가던 박스 스크래처를 꼭 챙겨야겠다 다짐했습니다.


낯선 장소에 5~6일 동안 머물러야 하다보니 필요할지 모르겠다 싶어 구입한 가슴줄은 이번에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가슴줄을 매주니 이리저리 구르고 뒤로 옆으로 점프를 하는 등 무척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서 였는데, 20~30분쯤 매어주면 익숙해진다지만 좀 더 시일을 두고 적응시켜야 할 듯 싶습니다.

고양이 가슴줄어서 풀어라옹!!!

평소 집에서 먹이던 습식캔과 건사료, 그리고 추르와 스낵 등의 간식을 넉넉히 챙긴 덕분인지 별 힘든 내색 없이 장거리 여행을 마쳤습니다.

특히 템테이션 같은 스낵류의 간식은 오랜 시간 자동차를 타고 가야하는 상황에서 고양이의 체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 듯 싶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힘들긴했던 모양인지, 집에 돌아와 밥을 먹자마자 제 무릎을 파고 들어 잠에 빠졌습니다.

무릎냥이


평소에는 그리 좋아하지 않던 빗질에도 잠을 깨지 않을 정도로 골골 소리를 내면서 잠든걸 보니 괜히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고양이 빗질


그렇게 얼마간 잠들었다가 깬 뒤, 고양이 뚜기는 특유의 개구진 표정으로 돌아왔고

고양이 TV 선반


요즘 한창 맛을 들인 홈시어터 스피커 위로 뛰어 올라가 벽에 걸린 액자들을 툭툭 건드리고

고양이 높은 곳왜 올라가지 말라는 거냐옹?


거실장 위로 후다닥 뛰어 올라가 사람을 불안불안하게 만드는 등, 완연한 캣초딩의 모습을 회복했습니다.

고양이 우다다다나는 달리고 싶다옹!!!


뭐 어쨌든 장장 600km에 달하는 장거리 여행을 별 탈 없이 견뎌준데다, 처음 가 본 부모님 댁을 저희 집처럼 스스럼없이 돌아다닌 고양이 뚜기가 참 신기하고 대견합니다ㅎㅎ

고양이 장거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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