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 거실장 DIY 중 작지만 자세한 과정들. 목재 휘어짐, 스테인, 바니시, 문 높이, 운반

쉬우면서 쉽지 않았던 원목 거실장 DIY

이번에 작업한 거실장의 크기는 120*40cm, 높이 45cm로 덩치가 꽤 큼직한 편인데다 상하판과 수직벽을 구성하는 소나무 판재의 두께가 24mm로 무척 단단하고 볼륨감이 있었습니다.


지난 해 만들었던 원목 책상에 비하면 구조가 간단해 금방 끝낼 것 같았지만 판재가 두꺼운데다가 목재 특유의 휘어짐을 바로 잡느라 살짝 애를 먹었습니다.


다양한 공구를 갖추고 있으면 작업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겠지만, 최소의 공구만 갖춘 취미 목공이라 쉬운 작업도 어렵게 하곤 합니다.


그나마 설계도에 따라 목재를 재단해서 보내주는 서비스를 이용한 덕분에 저는 스테인 도색, 바니시 마감, 조립 등 상대적으로 쉬운 작업들 위주로 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오늘은 원목 거실장을 만드는 과정 중에 맞닥뜨렸던 소소하면서 자세한 얘기들을 살펴볼까 합니다.

원목 거실장 만들기 DIY

가조립, 목재의 휘어진 단차 잡기

저는 조립해서 사용하는 제품을 받아보면 실제 조립 작업에 앞서 가조립을 해보곤 합니다.


가조립은 접착제나 나사 등을 이용하지 않고 가능한 선에서 맞춰보는 작업으로 프라모델을 만들때 하던 습관인데 빠진 부품은 없는지, 제대로 재단이 되었는지, 심하게 휘어진 부분이 없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목 가구 DIY 가조립


이번 거실장은 기둥 역할을 하는 옆면 판재가 휘어져 있더군요.

얇은 판재는 물을 뿌리고 무거운 것으로 눌러두면 휘어진 면이 펴지기도 하는데, 24mm 판재는 그런 식으로 펼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휘어진 나무 판재


옆면 판재의 휘어짐을 잡기 위해 조립을 시작하기 전, 클램프와 나무 막대로 휘어진 부분을 강제로 펴서 고정했습니다.

휘어진 나무 클램프로 펴기


단단한 나무를 양쪽에 대고 클램프로 눌러 상하판의 단면에 맞춰 휘어진 판재를 강제로 펴는 식입니다.

휘어진 나무 클램프로 펴기

대략 하루 정도 이렇게 놔두니 안쪽으로 휘어졌던 판재를 조금이나마 잡을 수 있었고, 나머지는 조립할 때 목공본드와 클램프를 다시 이용해 잡기로 했습니다.


하필 앞에서 보이는쪽이 휘어진터라, 마지막에는 추가로 구멍을 뚫어 목심을 박았습니다.

원목 가구 목심 작업


일련의 작업을 통해 휘어져 어긋나 보이던 판재를 바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휘어진 나무 펴기조립전 휘어졌던 나무(왼쪽)와 바로 잡아 조립한 상태(오른쪽)

우드스테인으로 색 입히고 사포질

1년 전 원목책상을 만들때 까지만 해도 우드 스테인의 색상이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짙고 어둡게 나와 애를 먹었지만, 묽게 희석하여 바르는 요령을 알게 된 후 우드 스테인 작업에 대한 부담이 한결 줄어들었습니다.

2016/07/04 - 우드스테인 한 통을 다 쓴 뒤 알게 된, 수성 우드스테인으로 원하는 색감 내는 방법


우드스테인에 물을 많이 타서 희석하여 바르는 작업이 익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작업 전 자투리 나무에 바른 뒤 말려서 색상을 확인하는 작업은 빼놓지 않습니다.

나무 스테인 칠 요령


우드스테인은 바른 직후와 완전히 건조된 후의 색감이 확연히 다릅니다.

건조되기 전(위쪽)이 좀 더 진하고 얼룩이 느껴진다면 건조된 후(아래쪽)은 색감이 균일하고 좀 더 뽀얀 느낌입니다.

나무 스테인 칠 요령스테인 건조 전(위)과 건조 후(아래)

물론 우드스테인을 희석하는 정도에 따라 색의 진한 정도에는 차이가 있는데, 저는 묽게 희석해서 발라 말린 뒤 좀 더 진한 색감을 내고 싶으면 한 번 더 바르곤 합니다.


뭐 가지고 있는 우드스테인이 몇 가지 안되다보니 제가 나무에 입히는 색상이 대부분 비슷비슷 한 것은 함정입니다.

바니시 칠과 사포질

사포질을 잘 한 목재라도 우드스테인을 바르다보면 약간씩 거스러미가 일어나는 등 표면이 살짝 거친 느낌이 듭니다.

때문에 마지막 우드스테인을 바르고 건조시킨 뒤 320방 이상의 고운 사포로 매끄럽게 다듬었습니다.


우드스테인 작업과 사포질 작업 뒤, 물티슈 등으로 나무가루를 닦아내고 바니시를 발라 줍니다.

저는 붓으로 바니시를 바르는데 바니시 원액을 붓에 묻혀 얇게 펴발라 줍니다.

원목 바니시 칠

바니시를 처음 바를 때는 나무 표면에 바니시가 스며드는 느낌이 들어 보다 많은 양을 바르게 됩니다.

그리고 바니시 칠 1회 후 건조된 표면은 매끄러운 느낌보다 약간 거칠고 버석거리는 느낌이 듭니다.


바니시를 바르고 건조하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나무 표면에 매끄러운 피막이 생기면서 바니시도 더욱 쉽게 펴발라 지는데, 저는 바니시 원액을 5~6회 정도 바르곤 합니다.


그런데 바니시를 붓으로 바르고 건조시키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기포나 먼지, 이물질이 울퉁불퉁하게 굳을 때도 있습니다.

바니시 먼지 기포


그럴 때는 600방~1000방의 고운 사포를 이용해 울퉁불퉁한 면을 살짝 갈아주고 물티슈로 닦아줍니다.

바니시 칠 사포질


그렇게 바니시칠과 사포질을 반복하다가 마무리 단계에서는 바니시에 물을 살짝(바니시에 물을 10~15%정도) 타서 묽게 만든 뒤 붓으로 얇게 펴발라 줍니다.

이렇게 바니시 칠이 잘 된 나무의 표면은 투명한 피막 아래에 나무 무늬와 스테인 색상이 비치면서 느낌이 근사합니다.

원목 바니시 마감

반복되는 스테인과 바니시 칠, 붓 보관 방법

바니시를 칠하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바니시 칠 횟수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 이틀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바니시를 칠할 때마다 깡통에서 덜어쓰는 것은 불편하여 페트병을 반으로 자른 뒤 바니시를 넉넉히 부어 사용합니다.

바니시 칠을 쉬는 동안에는 페트병 덮개를 덮어 굳는 것을 방지합니다.

바니시 칠하는 방법


아울러 바니시를 칠하는 붓 관리가 중요합니다.

목재에 칠한 바니시가 마르는 동안 붓이 굳지 않도록 흐르는 물에 깨끗이 헹궈야 하는데, 6~7번 바니시를 칠할 때마다 매번 붓을 씻어 보관하기는 불편합니다.

바니시 작업 붓 보관 요령

처음에는 바니시를 덜어 둔 페트병에 붓을 세워 넣곤 했는데, 요즘에는 지퍼락 비닐에 붓을 보관합니다.


바니시가 묻은 붓을 지퍼락에 넣고 잠그면 붓을 물에 헹구지 않아도 다음 바니시 칠 작업때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번 바니시 칠에 사용한 붓을 지퍼락 비닐에 넣어 둔 채 4일을 잊고 지내다 갑자기 생각나 지퍼락 비닐을 급하게 열어봤는데, 여전히 붓이 굳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미닫이 문 바퀴 높이 조절

이번에 주문한 거실장은 미닫이 문이 달린 형태로, 둥근 플라스틱 바퀴 부품을 문 뒤쪽에 끼워 넣는 방식입니다.

미닫이 문 숨은 호차 롤러


그런데 미닫이 문이 기둥에 비해 9mm 정도 낮게 가공되어 있었고, 미닫이 문을 끼워보니 문 아래위 틈새 차이가 컸습니다.

미닫이문 틈새 조정

역시 가조립 과정에서 확인한 문제점이었는데, 문의 아래쪽은 간격이 거의 없이 딱 붙은 정도였고 문위로 5~6mm 남짓한 틈이 있었습니다.

옆면 판재의 휘어짐 문제와 마찬가지로 정면에서 보이는 틈이다보니 무척이나 거슬리더군요.


다행히 문 아래쪽에 끼우는 롤러 부품은 원형 케이스와 롤러가 분리되는 형태였고

미닫이 문 숨은 호차 롤러


롤러를 분리한 원형 케이스 안쪽에 음료수 빨대를 잘라 넣고 롤러 부품을 끼웠습니다.

지름 3mm의 음료수 빨대 만큼 롤러가 높아졌고

숨은 호차 롤러


덕분에 바닥에 딱 붙었던 미닫이 문이 3mm 정도 뜨면서 위아래 간격이 들어맞게 되었습니다.

미닫이문 틈새 조정높이 조정 후(왼쪽)와 높이 조정 전(오른쪽)

원목 장식장 DIY 마감과 운반

간단한 장식장을 만드는 작업이지만 사포질과 바니시 칠 작업 등을 하다보면 먼지와 냄새가 나게 마련입니다.

원목 거실장 DIY

특히 바니시는 휘발성 물질이 적게 포함된 실내용이었지만, 바르고 건조시키는 과정에서 냄새가 날 수 밖에 없는데 고양이 때문에 문을 자유롭게 열어둘 수 없어서 약간(!) 더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어쨌든 먼지와 냄새 나는 작업이 모두 끝난 뒤, 거실장의 마무리 조립 작업은 거실로 가져 나와 작업했습니다.

원목 거실장 DIY

평소에는 작업이 모두 끝날 때까지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고양이 덕분에 조금씩 자주 치워가면서 작업을 했습니다ㅎㅎ


그렇게 모든 작업이 끝난 후 거실장을 처가집으로 운반하는데 올란도를 이용했습니다.

그냥 거실장을 차에 실어 옮기면 되겠다 싶었는데, 미닫이 문의 롤러가 너무 부드러워 차가 출발했다 멈출 때 마다 문이 앞뒤로 왔다갔다 하더군요.

원목 거실장 DIY 운반

주차창을 빠져나온 직후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다시 돌아와 미닫이 문 위아래에 테이프를 발라 고정했습니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지만 MDF나 PB(파티클보드) 제품 가격 수준에서 두꺼운 원목 거실장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디자인과 색깔, 마감 방식까지 원하는대로 직접 선택해 정성을 들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기에 작년의 원목 책상을 만들때 만큼이나 만족스러운 DIY 작업이었습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 질문 댓글은 공개글로 달아주세요. 특별한 이유없는 비밀 댓글에는 답변하지 않습니다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