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 거실장 속성 제작 과정. 재단된 목재에 색을 입혀 마감, 조립한 TV장 DIY

49인치 커브드 TV와 낡은 TV장

두 달 전, 처가집의 32인치 TV가 수명을 다해 49인치 커브드 TV를 새로 구입했습니다.


기존 32인치 TV도 크게 부족함 없이 봤던 부모님들이지만 훨씬 큼직한 TV 화면에 무척이나 만족스러워 하시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TV를 받치고 있는 거실 TV 장입니다.


만든 지 수십년쯤 되어 보이는 작은 나무 선반은 32인치를 올려 놓기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49인치 TV는 스탠드도 제대로 걸쳐지지 않을 만큼 작습니다.


장인어른께서는 정체 불명의 넓은 판자를 걸치고 TV를 올려 놓았는데, 나무 선반에 넓은 판을 올려 놓은 것일 뿐이라 불안불안 합니다.

49인치 커브드 TVTV가 위태롭다

장모님과 마눌님께서는 TV를 새로 산 김에 TV를 올려 놓을 거실장도 새로 구입하자고 했지만, 알뜰하신(!) 장인어른께서는 멀쩡한데 왜 그러냐며 완강히 반대를 하십니다.


거실장의 오래된 외형은 둘째치고, 올려 놓은 넓은 판이 언젠가 쓰러질 것 같은게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이더군요.

그렇게 장인어른과 나머지 식구들의 신경전을 얼마간 바라보던 제가 직접 거실장을 만들어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인터넷 목공소에서 주문한 DIY 거실장 재료

이미 지난 해 여름에 인터넷 목공소 철천지에서 책상 재료를 주문해 사포질과 조립, 색칠과 바니시(흔히 말하는 니스)칠을 하여 큼직한 원목 책상을 만들어 본 적이 있기에 이번에도 거실장 재료를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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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목공소에 올려져 있는 여러가지 형태의 거실장 중에서 원하는 형태를 선택한 뒤, 크기와 모양에 약간의 변경 사항을 적용하여 재료를 주문했습니다.


지난 해 원목 책상 재료들은 책상 재료들은 주문한지 열흘 정도만에 도착했는데, 이번에는 여름 휴가기간 등이 겹쳐서인지 거의 3주만에 도착했습니다.

철천지 인터넷 목공소

골판지와 비닐 래핑으로 단단하게 포장되어 도착한 거실장 재료 뭉치들을 보니 뭔가 재미있는 놀이거리가 있는 듯 설레는 마음으로 포장을 풀었습니다.


꼼꼼한 포장을 풀어내자 거실장의 재료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일단 처가집에서 필요한 거실장의 사이즈는 가로 120cm, 높이 45cm, 너비 40cm였고, 거실장의 상 하판의 덩치가 생각보다 꽤 큼직합니다.

TV장 DIY 재료

특히 상하판과 기둥 역할을 하는 옆판 목재의 두께가 24mm로 무척 두껍고 탄탄한 느낌입니다.


주문한 거실장 재료들은 목공본드를 발라 목심으로 결합하는 방식입니다.

소나무 집성목 목심 결합

거실장을 구성하는 집성목은 주문자가 직접 고를 수 있으며, 저는 옹이가 거의 없는 소나무로 주문했습니다.


주문한 재료들이 정확한 사이즈로 재단되었는지, 빠진 재료들이 없는지 일단 가조립을 해봤는데, 몇 가지 잘못 재단된 부분이 있어 업체와 통화한 뒤 다시 재료들을 받는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거실장 가조립가조립을 통해 재료 상태 확인

목재에 스테인 칠하기

빠진 재료와 일부 잘못 재단된 재료들을 모두 다시 받아 준비를 마친 뒤, 스테인을 칠했습니다.


스테인은 목재에 원하는 색상을 입히는 일종의 물감으로, 저는 지난 해 책상 제작에 사용하고 남은 메이플(Maple) 색상의 앤티쿠아 피니시(Antiqua Finish) 수성 스테인을 사용했습니다.

앤티쿠아 피니시 와이핑 스테인 Antiqua Finishing Wiping Stain


저는 나뭇결을 그대로 살리면서 은은한 색상을 내길 원했고, 스테인을 5배의 물에 희석하여 칠했습니다.

수성 스테인 칠하기

이렇게 스테인을 물에 묽게 희석해 칠한 뒤 말리면 원하던 은은한 색상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몇 번의 목공 작업을 통해 터득한 터라 망설임 없이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건조가 완료된 스테인은 의도했던 대로 옅은 살구색이 근사하게 입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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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색상 수성 스테인


거실장 상하판과 옆판을 모두 옅은 살구색으로 칠했는데, 문짝은 좀 다른 색상을 칠하고 싶어 미디엄오크 색상의 스테인을 묽게 희석해 칠했습니다.

데프트 미디엄 오크 수성스테인 Deft Stain


이번에 주문한 거실장 목재들은 모두 기본 사포질이 완료된 상태로 도착했습니다.

다만 수성 스테인을 바르다보면 나무결이 살짝 거칠게 일어나는 느낌도 나고 사포질이 제대로 안된 부분을 발견하곤 합니다.

데프트 미디엄 오크 수성스테인 Deft Stain

때문에 저는 수성 스테인이 완전히 마른 뒤에 240방 사포를 이용해 간단하게 사포질을 해서 표면을 다듬어 주었습니다.


멀티커터로 사포질을 하면 조금 시끄럽지만 작업을 빠르고 안전하게 끝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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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수성 스테인으로 기본 도색을 마쳤고, 다시 가조립해봤습니다.

살구색의 거실장 몸체 색상은 꽤 마음에 들었지만, 문에 칠한 옅은 미디엄 오크 색상은 좀 흐리멍텅한 느낌이 들더군요.

거실장 스테인 칠 조립색을 칠한 후 다시 가조립


잠시 고민을 하다가 하늘색 아크릴 물감을 10배 정도의 물에 희석해 칠했는데, 푸른기가 도는 색상이 앤틱가구의 느낌도 살짝 나는게 괜찮아 보입니다.

Jes 아크릴 컬러 하늘색

Jes 아크릴 물감은 MDF 리폼 작업을 할 때 사용하고 남은 것을 탈탈 털어 썼는데, 10배 정도로 묽게 희석했음에도 색감이 꽤 또렷하게 나오는군요.


오른쪽 문이 아크릴 물감을 2회 바르고 완전 건조된 상태이며 오른쪽은 아직 건조가 덜 끝나서 얼룩덜룩한 무늬가 보이는 상태입니다.

반복하면 투명한 피막이 깊어지는 바니시 칠

거실장 작업을 시작한 첫 날은 스테인을 칠하고 사포질하는 것으로 마무리했고, 2~3일째는 바니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바니시는 흔히 '니스'라고 불리기도 하는 재료로, 나무 표면에 투명한 피막을 형성하고 수분의 영향을 차단해 나무의 뒤틀림을 막는 재료입니다.


역시 지난 해 원목 책상 작업 후 많이 남아 있는 데프트(Deft) 클리어 우드 피니시 무광 제품을 이용했습니다.

데프트 클리어 우드 피니시 Deft Clear Wood Finish


저는 붓으로 바니시를 칠했으며 나무 재료 전체에 원액을 칠하고 말리기를 4~5번 정도 반복했습니다.

바니시 칠하는 방법

데프트 바니시 깡통의 사용 설명서에는 원액을 한 번 바르고 말린 뒤 물을 조금 섞어 바르는 것으로 투명한 피막을 얻을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5~6번 정도 반복해서 바르면 투명한 피막 아래로 스테인 색상이 은은하게 비치는게 가구점 가구가 부럽지 않은 느낌이 들어 칠하고 말리는 것을 반복하곤 합니다.


바니시 원액을 반복해서 바른 뒤, 마지막에는 바니시에 물을 조금 섞어 얇게 펴 바르면 나뭇결 위로 은은한 광택과 매끈한 느낌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바니시 칠하는 방법

거실장 조립과 휘어진 목재 단차잡기

나무는 재료의 특성상 습기로 인해 조금씩 휘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주문한 거실장도 옆판이 살짝 휜 상태였고 그대로 조립할 경우 하판 모서리와 2~3mm 남짓 어긋나 보이는 상황이었습니다.

원목 거실장 DIY


정면에서 보는 거실장 옆면이 2~3mm 어긋나면 꽤 크게 눈에 띄는 것이라 원래 설치되어 온 목심외에 추가로 목심을 박아 휘어진 나무를 강제로 펴는 방법을 썼습니다.

원목 판재 목심 작업


미리 설치되어 있던 4개의 목심 외에 앞쪽(왼쪽)에 하나의 목심을 추가했고 목공 본드를 바른 뒤 상판과 수직판을 결합했습니다.

원목 판재 목심 작업


그런데 옆판만 휘어진게 아니라 하판도 휘어져서 엎판과 완전히 밀착되지 않고 살짝 뜬 상태가 되더군요.

원목 TV장 제작 DIY


긴 클램프가 있으면 하판과 옆판을 아래위로 꽉 조여둔 상태로 고정해 쉽게 잡을 수 있지만, 거실장 높이를 감당할만한 클램프가 없었고, 결국 바닥판은 나사못을 박아 빈틈없이 고정했습니다.

원목 TV장 제작 DIY


그렇게 거실장 하판과 옆판의 조립이 완료되었고, 먼지 날리고 냄새나는 작업은 모두 완료했기에 준비된 재료들을 모두 거실로 가지고 나왔습니다.

원목 거실장 DIY


거실장 하판에 나사를 박은 자리는 목공퍼티로 메우고

우드퍼티 목공 DIY


목공퍼티가 단단하게 마른 뒤 320방 사포로 평평하게 다듬어냈습니다.

우드퍼티 사포질 마감


모든 준비가 완료된 뒤, 옆판 모서리에 목공본드를 바르고

원목 거실장 제작 과정 DIY


상판을 단단히 고정했습니다.

원목 거실장 제작 과정 DIY


목심과 목공본드로 고정하는 방법은 나사못을 이용하는 방법보다 깔끔하지만, 목공본드가 완전히 굳을 때까지 클램프를 이용해 꽉 잡아주어야 합니다.

지난 해 원목 책상의 뼈대를 조립할 때도 그랬지만 거실장 높이에 맞는 클램프가 없는터라 끈으로 단단히 조여 고정했습니다.

목공 DIY 클램프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그나마 거실장의 세 번째 칸막이까지는 끈과 지지목으로 꽉 눌러둘 수 있었지만, 왼쪽 끝의 벽은 그것도 되질 않더군요.

덕분에 거실장에 한 시간쯤 걸터 앉아 TV 시청과 스마트폰 검색을 하면서 엉덩이로 꾹 눌러 고정했습니다.


거실장의 상하판과 기둥 조립이 모두 완료된 뒤, 거실장 뒷판을 목공본드와 나사못으로 고정했고

원목 거실장 뒷판 부착거실장을 좋아하는 고양이와 하이파이브


거실장 문의 바퀴가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플라스틱 호차 레일을 끼웠습니다.

숨은 호차 레일


문짝에는 둥근 플라스틱 바퀴 부품이 아래위로 들어가 문짝이 부드럽게 움직이는데, 이미 인터넷 목공소에서 바퀴 자리가 가공되어 온터라, 꾹 눌러 끼우기만 했습니다.

숨은 호차 가이드 볼트

재료비 22만원에 시간과 노력을 추가한 거실장

사실 스테인과 바니시 칠을 좀 더 여유있게, 1주일 정도 작업하려고 했는데, 마눌님의 친정 방문 일정에 맞춰 3일만에 끝내느라 꽤 땀을 흘렸습니다.


어쨌든 거실장 몸체와 문짝 색상이 꽤 괜찮게 나왔고, 바니시 마감도 매끈하게 마무리되고, 막판에 발목을 잡던 목재의 휘어짐도 나름 만족스럽게 잡아냈습니다.


그리고 완성된 거실장을 처가집으로 가져와 TV를 올려 놨더니, 모양이 꽤 그럴듯 했습니다.

원목 거실장 TV장 DIY

처음에 문짝에 칠했던 미디엄 오크 색상이 너무 흐리멍텅해서 칠한 하늘색 아크릴 물감이 옥색 느낌을 주는게 분위기가 좋아서 만족합니다.

그리고 거실장의 상하판과 기둥을 구성하는 24mm 두꺼운 판재의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깊이 40cm로 상판 작업을 했더니 49인치 TV의 스탠드를 올리고도 꽤 넉넉하게 공간이 남습니다.

원목 거실장 TV장 DIY


그렇게 재료값 22만원에 3일의 시간과 노력을 추가해 만든,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TV 거실장이 완성되었습니다.

원목 거실장 TV장 DI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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