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갈이 후 축 늘어진 커피나무의 기력 되살리기. 습도 유지용 실내 비닐하우스 만들기

분갈이한 커피나무, 자리잡기 습도 유지

2년6개월 동안 흙을 바꿔주지 않아 허약해 진 커피나무의 분갈이를 5월8일에 했고, 너무 오랫만에 분갈이를 하는 것이다보니 평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분갈이를 했습니다.

 

평소 제가 분갈이 하는 방법은 화분에서 나무를 꺼내고, 뿌리와 함께 엉켜있는 기존의 흙을 거의 그대로 둔 상태에서 옮겼습니다.

 

오랫동안 지냈던 화분의 흙 전체가 갑자기 바뀌어버리면 식물에 스트레스가 되고, 새 흙에 자리잡기까지 스트레스를 받아 잎이 떨어지는 등 몸살을 앓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기존의 뿌리와 흙이 엉킨 상태 그대로, 더 큰 화분을 준비해 빈 공간에 새 흙을 채워 분갈이를 하곤 했습니다.

2014/02/03 - 킹벤자민 화분 분갈이 하는 방법. 큰 식물의 분갈이, 요령만 알면 간단!

커피나무 분갈이

 

하지만 이번 커피나무 분갈이는 흙을 오랫동안 갈아주지 않아 푸석해진 상태라 뿌리쪽을 툭툭 두드리는 것만으로 흙이 후드득 쏟아졌습니다.

커피나무 뿌리 분갈이

특히 오랫동안 같은 크기의 화분에서 자라다보니 화분 바닥쪽에 잔뿌리가 집중적으로 뭉쳐있었고, 지난 번 분갈이때 화분 바닥에 넣었던 바크(나무조각)들이 많이 뭉쳐있기에 바크도 거의 빼내고 새 화분에 옮겨심었습니다.

 

잔뿌리 사이의 푸석한 흙을 많이 털어냈기에 새 흙에 뿌리를 내리기까지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리겠다 싶었고, 아침 저녁 커피나무 전체가 축축할 정도로 잎에 물을 뿌리는 작업에 더 정성을 들였습니다.

커피나무 습도

하지만  분갈이 후 5일 정도 지나면서 커피나무 잎이 축 처지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뿌리는 제대로 자리잡지 못해 물을 빨아올리지 못하고, 커피나무 잎에 물을 뿌려줬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듯 싶습니다.

커피나무 습도 수분부족

 

위쪽의 녹색이 짙은 커피나무 잎은 물론이고 커피나무 중간 이후의 잎들 역시 딱 목마른 상태로 잎이 축 처진 상태가 계속 되었습니다.

커피나무 습도 수분부족

캠핑이나 여행을 다녀오느라 며칠 씩 집을 비웠다 돌아오면 물이 부족한 커피나무 잎이 이렇게 축 늘어져 있곤 했는데, 며칠 째 잎에 물을 뿌려도 축 처진 상태에서 변하질 않는군요.

습도 유지를 위한 특단의 조치, 실내 비닐하우스

커피 나무에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아침저녁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도 효과는 길지 않습니다.

화분 주변이 축축할 정도로 스프레이를 해도 한 시간쯤 지나면 금새 30%대로 떨어져 버립니다.

커피나무 습도 수분부족

 

커피나무의 가지치기 후 남은 커피나무 가지들은 습도 유지를 위해 비닐로 뚜껑을 덮고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주곤 합니다.

커피나무 꺽꽂이

 

덩치 큰 커피나무도 비슷한 방법으로 습도를 유지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이사때 사용하고 남은 커버링테이프를 이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커버링테이프 식물습도

커버링테이프는 페인트칠, 혹은 먼지가 많이 날리는 작업을 할 때 페인트나 먼지가 튀지 않도록 미리 덮어두는 보양재로, 비닐 한쪽끝에 종이테이프가 달려 있어 벽이나 바닥에 쉽게 고정할 수 있는 재료입니다.

 

거실에 있던 커피나무 화분을 제 방으로 가져 왔고, 벽 한쪽으로 붙였습니다.

그리고 책장 앞쪽 천장에 커버링테이프를 쳤습니다.

커버링테이프 식물습도

 

머리속에 떠오른 계획은 커버링테이프로 천장부터 바닥까지 비닐막을 치는 것인데, 처음 가져왔던 커버링테이프는 길이가 짧아 바닥까지 닿질 않더군요.

다행히 DIY 작업을 위해 구입해 두었던 240cm짜리 커버링테이프가 있어 그것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커버링테이프 식물습도

 

그리고 커피나무 화분의 사방을 커버링 테이프로 둘러쌌습니다.

커버링테이프 실내 비닐하우스

 

처음에는 커버링테이프로 커피나무 주변을 한방에 두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240cm짜리 커버링테이프를 펴고 천장에 붙이는 작업이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덕분에 한 면씩 커버링 테이프를 둘러 사각형에 가까운 비닐하우스를 만들었습니다.

커버링테이프 식물습도

 

혼자서 천장에 커버링 테이프를 삐뚤삐뚤 붙이긴 했지만, 그럴듯한 차단벽이 되었고 중간중간 틈새에는 박스테이프를 이용해 붙여주었습니다.

커버링테이프 식물 습도

실내 비닐하우스 속 커피나무, 놀라운 기력 회복

커피나무를 커버링 테이프로 두른 뒤, 안쪽에 물을 스프레이 하자 비닐 속 습도는 금새 70%를 넘어 90%로 훌쩍 뛰어올랐습니다.

커버링테이프로 사방을 막은 덕에 확 오른 습도에 만족하면서, 시들한 커피나무가 기력을 회복하길 기웠했고

커피나무 습도 유지

 

다음 날 아침, 비닐하우스를 들여다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며칠동안 아무리 물을 뿌려도 아래로 축 쳐져 있던 커피나무 잎이 언제 그랬냐는 듯, 싱싱할 때 처럼 날개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커피나무 습도 유지

전 날 저녁만해도 커피나무 위쪽의 녹색 잎까지 축 늘어져 있었기에, 이렇게 시들시들하다가 보내야하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딱 하루밤만에 생생하게 기력을 회복했습니다.

 

더욱 늘어져 있던 커피나무의 중간/아래쪽 잎들도 생생하게 기력을 회복했습니다.

커피나무 습도 유지

 

분갈이 전부터 노랗게 변했던 커피나무 잎들은 그렇다 쳐도 녹색의 잎까지 축 늘어졌고, 꽤 심각한 상태라 걱정됐는데 커버링테이프 덕분에 금새 싱싱해졌습니다.

커피나무 습도 유지

그리고 평소처럼 비닐하우스 안쪽에 하루 두 번 물을 뿌리는 것만으로 습도는 70~90%를 유지했습니다.

 

축 늘어졌던 커피나무 잎이 기력을 회복했으니 일단 안심했고, 분갈이한 뿌리가 자리잡을 때까지 1주일 남짓 더 넣어두었습니다.

높은 습도를 유지한 덕분인지, 싱싱한 녹색잎이 달려 있던 쪽에는 커피꽃이 무더기로 피어오르기 시작했네요.

커피꽃 커피나무 습도

 

(마눌님 표현에 따르면) 중환자실에 1주일 동안 입원했던 커피나무는 다시 거실로 나왔습니다.

녹색 잎이 무성한 왼쪽에 커피나무에 비하면 한바탕 홍역을 치른 오른쪽 커피나무는 앙상하기 이를데 없지만, 수분 부족으로 잎이 축 늘어졌던 1주일 전에 비하면 건강을 많이 회복했습니다.

거실 커피나무 베란다 화분

 

무엇보다 비닐하우스에 넣어 둔 1주일 사이에 잎이 떨어졌던 커피나무 가지 중간중간 새 가지가 돋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비닐하우스 안에 넣기 전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녹색 잎을 보니 제대로 건강을 회복할 것 같은 희망이 보이는 듯 합니다.

커피나무 곁가지

몇 년동안 커피나무를 키워오면서 습도 유지가 생육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미처 몰랐고 앞으로 물관리, 습도관리에 더 신경써야겠다 싶습니다.

 

마당있는 집에 진짜 비닐하우스 하나 짓고 커피나무를 키웠으면 더 바랄게 없겠지만, 당분간은 커피나무가 시들해 질때마다 제 방에 비닐하우스가 들어서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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