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없이 삶는 저수분수육 레시피. 요리 못하는 남편도 간단히 만든 찰진 돼지고기 보쌈

레시피보고 따라해 본 저수분수육

얼마 전 인터넷에서 '저수분수육' 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수육 레시피를 봤습니다.

 

가끔 김장을 담그고 난 뒤 만들어 먹던 수육은 물에 된장과 커피를 약간 풀고 돼지고기를 오랫동안 삶아내는 방식이었는데, 저수분수육은 물을 전혀 넣지 않고 만든다는게 꽤 신기해 보이더군요.

 

돼지고기를 물에 삶지 않으니 돼지고기의 수용성 성분이 물에 녹아나지 않아 맛이 무척 좋다는 평가가 많았고, 조리 방법이나 재료가 간단하더군요.

 

밤늦게 퇴근하는 마눌님을 위해 저수분수육을 만들기로 했고, 돼지고기 앞다리살 500g을 사왔습니다.

돼지고기 수육 앞다리살

앞다리살은 100g에 1000원 정도, 삼겹살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비계가 적당량 있는게 수육용 고기로는 더 좋아하는 부위입니다.

 

앞다리살은 키친타올로 꾹꾹 눌러 겉에 배어나온 피만 제거한 뒤 칼집을 꾹꾹 내어 통후추를 하나씩 끼웠습니다.

돼지고기 수육 통후추

저희는 갈아쓰는 통후추가 있어서 사용했는데, 가루 후추를 뿌리면 고기에 들러붙어 지저분해 진다고 하니 뿌리지 않는게 좋습니다.

돼지고기를 살 때 수육한다고 말하면 월계수 잎을 그냥 주는 곳도 많으니 통후추가 없다면 삶을 때 월계수 잎을 넣어주면 됩니다.

 

통마늘을 3조각 정도로 썬 뒤 역시 돼지고기 중간중간에 칼집을 내고 넣었는데, 저희 집에 있는 주방용 칼이 죄다 무뎌져 있어 칼집을 내기가 꽤 어려웠습니다.

돼지고기 수육 마늘 통후추

 

저수분수육의 가장 중요한 재료는 양파로, 넓게 대충 썰어 준비합니다.

앞다리살 500g에 양파 2개를 썰어 준비했으며 양파가 없으면 대파 등을 이용해도 됩니다.

저수분수육 양파

 

압력솥에 양파를 깔아주었습니다.

저수분수육은 물을 넣어 끓이지 않고 양파를 끓이면 나오는 물에 돼지고기를 익히는 방식으로, 솥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깔아줍니다.

저수분수육 양파

저는 압력솥을 이용했지만 통3중 냄비 등 두꺼운 냄비 종류를 사용하면 됩니다.

 

압력솥에 깔아 놓은 양파위에 앞다리살을 올려주었습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사과가 눈에 띄어 반 개 정도 잘라 넣었습니다.

저수분수육 레시피

제가 넣은 재료는 이게 전부, 물은 전혀 붓지 않았습니다.

취향에 따라 고기에 된장을 조금 발라도 되고, 한약향이 나는 한방 수육을 먹고 싶다면 쌍화탕 한 병을 부어주면 된다고 하는데 저는 별도의 추가 재료를 넣지 않았습니다.

 

 

이제 뚜껑을 닫고 불을 올려주는데, 불은 가능한 가장 약한 불로 설정하고 40~45분 정도 익혀줍니다.

따로 물을 붓지 않는 대신 최대한 은근한 불로 끓여야 타지 않습니다.

휘슬러 압력솥 수육삶기

가스불을 켜두면 압력솥에 압력이 차지 않을까 싶었는데, 가스불을 가장 약하게 조절해 두니 40분이 넘어도 압력 배출구에서 약간의 김만 올라올 정도였습니다.

쫄깃하고 쫀득한 저수분수육

45분 정도 되어 불을 끄고 압력 배출 버튼을 눌러봐도 특별한 반응이 없었고 뚜껑을 바로 열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뚜껑을 열어보니 물 한 방울 붓지 않았던 압력솥 바닥은 양파에서 나온 수분으로 흥건하게 차 있었습니다!

저수분수육 레시피

 

젓가락으로 고기를 찔러봤더니 잘 익었고, 고기를 빼서 얇게 썰어주었습니다.

뜨거운 고기를 어떻게 잘라야 잘 잘랐다고 칭찬을 받을까 싶었는데, 집게로 잡고 칼로 썰어주니 맘먹은대로 얇게 잘 썰어지더군요ㅎㅎ

저수분수육 돼지고기 보쌈

 

썰어놓은 수육의 비주얼은, 김장을 담글 때 삶아내던 수육에 뒤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물에 삶지 않아 그런지 좀 더 윤기있고 찰 진 느낌이 듭니다.

저수분수육 돼지고기 보쌈

 

썰어낸 수육은 접시에 옮겨담고

저수분수육 돼지고기 보쌈

 

함께 넣었던 재료 중에는 마늘만 건져내어 함께 올렸습니다.

참고로 고기 속에 넣었던 통후추는 먹기전에 꼼꼼히 발라내야 합니다.

저수분수육 돼지고기 보쌈

 

수육 한점에 잘 익은 파김치 한 점과 마늘을 올려 먹어보니, 확실히 물에 삶은 수육보다 쫀득하고 찰진 식감이 일품입니다.

흔한 된장이나 양념을 하지 않았지만 맛이 참 좋았습니다.

저수분수육 돼지고기 보쌈

 

쌈을 좋아하는 마눌님께서는 또 꿋꿋이 깻잎에 싼 수육을 들이미는군요ㅎㅎ

저수분수육 돼지고기 보쌈

 

마눌님과 둘이 500g의 수육을 게눈 감추듯 해치웠습니다.

요리라고는 라면 끓이는 것 밖에 모르는 제가 부엌에서 뚝딱거리고 있으니 무슨 일인가 하던 마눌님께서는 뜻밖에 맛있는 수육을 먹었다면서, 앞으로 수육은 제 담당이라고 하십니다ㅎㅎ

저수분수육 돼지고기 보쌈잘 먹었습니다!

물을 넣지 않고 야채에서 나오는 수분을 이용해 익히는 저수분수육은 준비해야할 재료도, 조리 방법도 간편하니 저같은 요리 문외한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데다 맛도 좋으니 여러모로 매력적인 조리 방법이었습니다.

 

종종 캠핑장에서 수육을 만들어 먹기도 했는데, 앞으로는 저수분수육을 만들어 먹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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