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약한 커피나무의 예정에 없던 분갈이. 무성한 잔뿌리를 보고 약해진 마음

모두가 거대 커피나무는 아니었다

저희 집 커피나무들은 윗 가지를 쳐냈음에도 커피나무들은 또 다시 천장에 닿을락 말락한 새 가지를 뻗어 올리고 있습니다.

 

원래는 거실에 세 그루의 커피나무를 놔 뒀는데, 바깥 전경을 가려 답답하다는 이유로 한 그루는 제 방으로 쫒겨난 상태입니다.

 

잎이 많다보니 물 달라고 잎을 축 늘어뜨리는 주기도 엄청 빨라졌는데, 동탄에 있을 때보다 햇볕 드는 시간이 좀 짧아져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천장에 닿아 목이 구부러진다던가 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가지치기를 하지 않고 맘껏 자라게 놔두다보니 커피나무 수형은 사람 마음에 들지는 않네요.

 

옆으로 뻗은 커피나무의 가지가 너무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데다, 화분 아래로 뻗은 가지들은 이리저리 엉키는 모양이라, 조만간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

거실 커피나무

 

하지만 시들시들한 커피나무도 한 그루 있습니다.

같은 시기에 심어 싹을 틔웠고, 40~50cm 정도까지는 모두 비슷한 속도로 자랐는데, 약 1년전부터 자라는 속도가 느려지고 안쪽의 잎들이 말라 떨어지는 병약한 녀석입니다.

커피나무 질병

 

원래는 다른 커피나무들처럼 잎들이 달려 있었는데, 안쪽부터 말라떨어졌고, 현재 진행형입니다.

커피나무 괴사

식물에 적당한 햇볕과 물, 양분을 공급한다는 정도의 경험과 지식만 있는터라, 이 커피나무와 같이 아주 서서히 말라가는 원인은 알 수 없고, 정확한 원인을 모르니 나름 손을 써봐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거대 커피나무들과 같은 시기에 분갈이를 했고 물과 양분 역시 비슷하게 주고 있었는데, 유독 이 큰 화분에 옮겨 놓은 녀석만 병약한 상태입니다.

커피나무 괴사

 

올해 초까지 병약한 커피나무에 나름 더 신경을 써봤지만 딱히 효과가 없었고, 현재는 지켜보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방치하다 보니 까맣게 말라버린 가지도 생겼네요.

커피나무 괴사

안타깝지만, 보내야겠구나

몇 달동안 병약한 커피나무를 되살리기 위해 애썼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미 세 그루의 거대한 커피나무만으로도 거실이 꽉 차버린 상황이다보니 이제 이 병약한 커피나무는 정리해야 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다만 커피나무 아래쪽에서부터 바깥쪽을 향한 잎이 많이 떨어졌을 뿐 위쪽은 아직 실한 편이었고, 새로운 잎도 계속 올라오는터라 나무를 훅 뽑아 버리기에는 미련이 많이 남더군요.

 

위쪽은 취목을 하고 옆 가지는 삽목(가지를 잘라 흙에 꽂아 새 뿌리를 내리는 방법)을 할까 생각을 했습니다.

베란다 커피나무

하지만 취목을 하려면 또 몇 달간 비실거리는 커피나무를 지켜봐야하니, 그냥 가지들을 잘라 삽목을 하고 뿌리가 나면 가족들에게 나눠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대형 화분은 어느새 화분이 비좁아진 거대 커피나무의 분갈이 용으로 사용합니다.

한 마디로 병약한 커피나무는 뽑아내고, 빈 화분에 거대 커피나무를 옮겨 심어야겠다 생각한 것이죠.

 

킹벤자민의 분갈이를 하면서 판을 벌린 김에 이 화분도 결행에 옮기기로 했습니다.

역시나 지름 40cm가 넘는 큰 도자기 화분이라 화분 전체를 돌아가며 퉁퉁 때려 화분 흙을 분리했습니다.

대형화분 분갈이

 

그리고 커피나무 가지를 잡고 슬쩍 들어올려보니 약간의 흙이 끌려 올라옵니다.

대형화분 분갈이

 

하지만 워낙 큰 화분이다보니 전체를 쏙 뽑아 올리기는 어려웠고, 아예 대형 화분을 옆으로 뉘였습니다.

대형화분 분갈이

 

화분 안쪽 주변의 흙을 퍼내면서 커피나무를 잡아 당기자 잔뿌리까지 쏙 딸려 올라왔습니다.

커피나무 뿌리

 

아직 실한 가지들을 잘라내어 삽목을 하고 나머지는 포기해야겠다 했지만, 화분 속에서 잔뜩 자라난 잔뿌리들을 보니 또 망설여집니다.

커피나무 뿌리

 

이 녀석이 심어져 있던 대형 화분은 큰 집이 필요한 거대 커피나무에게 양보하고, 이 녀석은 좀 작은 화분으로 옮기자 싶었는데 여유 화분은 작아도 너무 작네요.

잔뿌리만으로 화분이 꽉 차버릴 정도입니다.

커피나무 뿌리

약해진 마음, 의도치 않은 커피나무 분갈이

커피나무 잔뿌리에 붙어 있던 흙을 살살 털어내고 나니 실타래처럼 엉켜 있는 잔뿌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조금 전에 분갈이한 킹벤자민의 뿌리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커피나무 뿌리

 

수북한 잔뿌리를 보니 마음이 약해졌고, 결국 원래 화분의 흙만 갈아주기로 합니다.

대형 화분 바닥에 바크와 상토를 1/3 정도로 깔고, 상토에는 흙살이 비료를 넉넉히 섞었습니다.

대형화분 분갈이

 

커피나무를 집어 화분에 넣고

커피나무 잔뿌리

 

다시 상토를 주변에 골고루 뿌렸습니다.

삽으로 상토를 퍼서 뿌렸던 킹벤자민과 달리 커피나무는 잔뿌리가 워낙 무성하여 삽대신 손으로 일일이 흙을 뿌렸습니다.

커피나무 잔뿌리

 

더운 날씨, 흙먼지가 날릴까봐 선풍기도 켜지 않고 혼자 분갈이 하랴 사진 찍으랴 고군분투를 하다보니 온몸이 땀 범벅입니다.

커피나무

 

그렇게 커피나무 잔뿌리 사이사이로 상토를 모두 채워 넣었고, 역시 뿌리 사이로 흙이 잘 채워지도록 화분 주변을 손바닥으로 탕탕 두드려주었습니다.

커피나무 분갈이

 

바싹 말라버린 가지를 잘라내고, 잎을 떼어내고 나니, 그나마 좀 봐줄만하네요.

커피나무 분갈이나는 너와 계속 잘 지냈으면 좋겠다

마음이 약해져 뜻하지 않게 병약한 커피나무의 분갈이를 하게 되었지만, 사실 이 커피나무가 앞으로 기력을 회복할지 여부는 모르겠습니다.

원래 화분에 들어 있던 흙이 문제였고, 싹 갈아준 새 흙을 통해 커피나무가 기력을 회복하기를 바라지만, 그간의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쉽지 않은 시간일 듯 싶습니다.

 

구부정하게 자란 커피나무를 바로 세워 놓으니 그나마 기분은 좀 나아졌는데요, 이 병약한 커피나무가 기력을 회복하여 추가 포스팅을 올릴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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