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수하물 서비스 이용하는 방법. 택배 접수 받지 않는 TV, 수하물로 보내다

처가집, 본가 TV의 시간차 공격(?)

얼마전 장모님 방에 놓을 TV로 LG 27인치 TV를 코스트코에서 구입했고, 제가 처가집으로 가져가 설치해 드렸습니다.

 

앞서 구입했던 하이얼 22인치 TV보다 더 큼직한데다 IPS 패널의 화질이 월등했기에 백색 가전, 특히 나이드신 분들이 쓸 백색 가전 제품은 비용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아직은 국산이 낫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16/02/21 - LG 27인치 IPS LED TV, LG 27MT57 사용기. 하이얼 22인치 TV와 비교해 보니

 

그런데 참 공교롭게도, 장모님 댁에 TV를 설치한 며칠 뒤, 주문진 본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어머니의 연속극 시청용으로 사용하던 작은방 TV 화면이 나오지 않는다는군요.

LG 27인치 LED TV 27MT57며칠만에 또 구입한 TV

전화로 대략적인 상태(소리만 나오고 화면은 나오지 않는)를 파악해보니 LED TV의 백라이트 수명이 다된 듯 싶었고, 아니나 다를까 주문진 집을 방문한 A/S 기사는 백라이트 교체 비용이 15만원 가량이라고 합니다.

 

구입한지 5년된 TV 수리 비용으로 15만원을 지불하느니, 새 TV를 사서 보내는게 낫겠다 싶어 코스트코에서 같은 기종의 TV를 또 한 대 구입했습니다.

TV나 모니터, 택배 발송이 곤란?

코스트코에서는 27인치 급 소형 TV는 소비자가 직접 들고가 설치하는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서울 처가집에는 제가 TV를 들고 가 설치해 드렸는데, 주문진까지 TV를 들고 가는 건 당장 시간이 나질 않습니다.

 

일단 택배로 보내야겠다 싶었고, 실제 온라인 쇼핑몰에서 컴퓨터 모니터 등을 구입한 뒤 택배로 받아보는게 일반적이라 택배 발송이 어렵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제일 먼저 알아본 우체국 택배의 경우 모니터나 TV 등 파손되기 쉬운 전자제품은 택배접수를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집 근처 우체국에 전화를 걸어 문의해봐도 같은 대답이었고, 굳이 발송하고자 한다면 파손되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면책사항에 동의를 하면 접수를 받아준다는군요.

우체국택배 취급제한품목파손되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사인하면 접수받는다는 우체국택배

굳이 택배비를 물어가며 면책 동의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편의점 택배 등 몇 군데 택배 업체에 문의를 해봐도 모니터류는 택배로 접수받지 않는다는군요.

 

지금껏 여러번 모니터를 택배로 받아 봤던 건 뭘까 싶었지만, 개인 접수는 받지 않는다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동서울터미널, 고속버스 수하물 배송

주문진 부모님댁으로 가는 일정을 아무리 짜내도 3월 이전에는 어려운 상황, 다른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고속버스 수하물이 떠올랐습니다.

 

고속버스 수하물 서비스는 각 지역으로 가는 고속버스에 짐을 실어 보내고 물건을 받는 사람은 도착지 터미널에 가서 받는 서비스입니다.

당일(대부분 몇 시간 이내)에 물건을 받고, 휴일에도 물건을 보낼 수 있는 등 여러모로 편리한 서비스입니다.

 

그간 주문진에서 보내 온 횟감을 고속버스 편으로 받곤 했는데, 제가 직접 보내 본 적은 없기에 뒤늦게 떠올리게 되었네요.

 

그렇게 TV를 고속버스 수하물로 보내기로 하고, 그동안 횟감을 찾으러 몇 번 방문했던 동서울터미널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동서울종합터미널 주차장

 

동서울 터미널 주차장으로 들어서니 여러 고속버스 업체들의 수하물 취급소가 바로 보입니다.

 

업체마다 수하물 접수 직원들이 물건을 접수하여 쌓아두고 있더군요.

50cm 남짓한 박스들 부터 '자동차 유리'라고 적혀 있는 2m가 넘는 박스도 접수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보낼 수 있는 물건의 크기에는 제한이 적은 듯 합니다.

동서울종합터미널 수하물 취급소

참고로 고속버스 수하물은 각 지역별 운행 고속버스 업체들이 직접 관리하므로 해당 지역으로 운행하는 고속버스 업체가 어딘지 찾아야 합니다.

접수를 받고 있는 직원 중 한 명을 붙잡고 주문진으로 물건을 보내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물어보니, 주문진은 동서울 터미널 건물 안으로 들어가라고 하네요.

 

주차장의 고속버스 수하물 접수 직원의 얘기대로 동서울 터미널 1층으로 들어와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동서울종합터미널

 

1층의 매표소를 지나 거의 끝까지 가니 '주문진'이라 적혀 있는 강원여객, 강원흥업 책상이 보이는군요.

동서울종합터미널 수하물 취급소

 

책상에 있던 직원에게 주문진으로 보내려고 한다며 TV 박스를 보여주었더니 잠시 후 주문진으로 출발하는 차량의 번호와 출발/도착시간, 그리고 운전 기사의 전화번호를 쪽지에 적어 줍니다.

동서울터미널 수하물표접수번호도 없는, 수기 수하물표

접수처 직원에게 배송 요금이 얼마인지 물어봤더니 1만원이라고 합니다.

 

그리 크거나 무거운 제품이 아닌데도 배송료가 생각보다 비싼 듯 싶어 물어봤더니, 컴퓨터 류의 제품은 7천원을 받는데 TV나 모니터는 파손의 위험이 있어 1만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3천원을 더 지불한다고 사람이 안고 가는 것도 아니고 똑같이 고속버스 짐칸에 실려가는 것일 뿐인데 얼핏 이해가 안되었지만 그래도 빨리 보낼 수 있는게 어디냐 싶어 흔쾌히 지불했습니다.

동서울터미널 고속버스

재미있는 건, TV라고 적혀 있는 박스를 본 접수처 직원은 TV나 모니터는 파손에 대한 시비때문에 제품에 전혀 손을 대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TV 박스에 도착지와 받는 사람 이름과 연락처도 제가 적었고, 주문진으로 가는 버스의 짐칸에 TV를 싣는 것도 제가 직접 했습니다.

 

물론 주문진으로 가는 버스까지 안내를 해주었고 짐칸 문도 열어주었는데, 묻기도 전에 '전혀 손을 대지 않는다'고 말하는 걸 보니 시비가 있긴 있었나 봅니다.

 

어쨌든 동서울 고속버스 터미널은 수하물 접수번호도 없는, 손으로 적은 수하물표를 발행한다거나 요금 산정 역시 조금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듯 싶더군요.

참고로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의 수하물 서비스는 전산 접수되는 체계적인 서비스 형태를 갖추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1만원의 고속버스 수하물비를 지불하고 고속버스에 짐을 실은 뒤, 주문진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고속버스 회사와 차량 번호, 도착 시간과 기사님 전화번호를 전달했습니다.

동서울 터미널 주차장과 테크노마트 주차장

평일 낮이라 동서울 터미널의 좁은(!) 주차장은 여유가 있었는데, 이 곳에 주차가 어렵다면 강변역 건너편 테크노마트 주차장을 이용해도 좋습니다.

테크노마트 지하 주차장은 입차 후 1시간 무료입니다.

동서울터미널 주차장

 

평소 테크노마트 주차장을 애용하는 편이지만 오늘은 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하는터라, 동서울 터미널 주차장을 이용했습니다.

동서울 터미널 주차장의 이용요금은 처음 30분에 1700원, 이후 15분마다 850원이 올라갑니다.

동서울터미널 주차요금30분에 1500원이던 요금이 어느새 1700원으로 인상

 

그렇게 고속버스 수하물비 1만원과 주차요금 1700원, 총 11700원을 지불했고 3시간 남짓 지나 아버지로 부터 TV를 잘 받았다는 카톡 사진 한 장이 날아왔습니다.

주문진 터미널 LG TV무사히 도착!

TV를 직접 가져가서 설치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고속버스 수하물을 처음 이용해 봤는데 이런저런 불편한 점에도 불구하고 불과 3시간만에 주문진에 도착한 TV를 보니 꽤 유용한 서비스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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