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리모컨 분해 청소 DIY. 버튼 일부만 작동하던 구형 TV 리모컨 분해 청소 방법

오래된 TV, 오래된 리모컨

처가집 작은 방의 침대 머리맡에는 오래된 작은 TV가 있습니다.

 

Zinka라는 이름이 붙은 14인치 대우 아나로그 TV는 요즘 보기 드문 브라운관 TV인데, 거실의 40인치 LED TV와는 별도의, 개별 채널 선택권을 원하는 장모님 전용 TV입니다.

 

가끔 이 구형 TV를 대신할 20인치 급 LED TV를 알아보기도 했는데, 때마다 다른 일들(?)이 생겼고 보기엔 이래도 케이블 TV 채널들을 나름 깨끗이 보여주는터라 여전히 침대 머리맡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뭐 가끔 처가집 거실에 틀어져 있는 종편 채널을 피해 제가 이용하기도 하는 그런 녀석이기도 합니다ㅎㅎ

브라운관TV 대우 ZINKA응답하라 1997 정도의 연식일 듯

 

그제 처가집에 왔다가 이 TV를 이용하기 위해 리모컨을 들어 채널 버튼을 눌렀는데, 반응이 없습니다.

아예 반응이 없는 것은 아니고, 리모컨 버튼을 꾹~~~ 눌러주면 4~5번에 한 번은 채널이 바뀌긴 하는군요.

리모컨 버튼 이상

하지만 나름 채널 수가 많은 케이블 TV 이다보니 4~5번에 한 번 채널이 반응하는 리모컨은 정말 쓰기가 어렵네요.

그나마 채널/음량 버튼과 달리 리모컨의 숫자 버튼은 제대로 말을 듣긴 하는데, 저희 집 IPTV와 채널 번호가 다른터라, 제가 원하는 채널을 찾는게 무척 어렵습니다.

 

결국 TV 본체에 달려 있는 채널 변경 버튼을 이용해 채널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대우 구형 TV

일부만 반응하는 리모컨, 분해 세척 과정

그렇게 TV 본체의 채널 버튼을 이용해 채널 버튼을 몇 번 돌리다보니, 그것도 상당히 불편하더군요.

인터넷에서 만능리모컨을 하나 구입할까 하다가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TV의 리모컨을 새로 사는 것도 그리 내키지 않았습니다.

 

리모컨의 버튼 전체가 아예 작동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숫자 버튼은 제대로 작동하는데 채널, 볼륨쪽 버튼만 힘주어 눌러야 작동하는 것은 리모컨 내부 청소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리모컨을 분해하기로 했습니다.

 

오래된 리모컨의 건전지를 빼보니 나사 십자 나사 하나만 달려 있고 나머지 부분은 플라스틱 케이스끼리 맞물려 있는 구조인 듯 합니다.

TV 리모컨 분해

 

리모컨의 십자 나사에 맞는 작은 드라이버가 없어 쪽집게를 이용해 나사를 풀었습니다ㅎㅎ

TV 리모컨 분해

 

짐작대로 리모컨 케이스는 십자 나사 1개로 고정되며 나머지 부분은 위아래 플라스틱 케이스끼리 맞물리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워낙 오래된 리모컨이다 보니 맞물려 있던 플라스틱들이 갈라져 툭툭 떨어져 나가는군요.

TV 리모컨 내부

어쨌든 리모컨을 플라스틱 케이스를 열어보니 고무 버튼 위로 먼지가 많이 끼어있긴 한데, 이게 작동에 이상을 줄 정도는 아닌 듯 합니다.

 

구형 리모컨은 나사 1~2개만 풀면 쉽게 분리할 수 있지만 요즘 제품들은 나사를 푼 뒤, 위/아래 플라스틱 하우징끼리 맞물린 부분들을 풀어주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얇은 일자 드라이버 등으로 옆면 틈새를 살짝 들어올리며 맞물린 부분을 풀어주는 요령이 필요한데, 케이스 분해에 익숙하지 않다면 맞물린 하우징 분해 과정에서 외관에 많은 흠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가전 업체에서 리모컨은 소모품으로 취급하므로 부담없이 도전해도 무방하지만, 흠집에 민감하다면 시작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고무 버튼을 젖혀보니 리모컨 기판과 맞닿는 부분이 끈끈한 액체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아마 리모컨 안쪽으로 스며든 습기가 제대로 마르지 않고 끈끈하게 변해버린 듯 싶은데요, 이 끈끈한 액체만 닦아주면 될 듯 싶습니다.

TV 리모컨 내부 기판검정 고무가 기판을 누를 때 전기가 통하는 구조

 

일단 고무 접점은 통째로 떼어내어 물로 깨끗이 씻어냈습니다.

리모컨 고무 버튼 세척

 

끈적이는 액체가 잘 닦이지 않으면 중성세제를 풀어 닦을 생각이었지만, 다행히 따뜻한 물에 담가 몇 번 문대주는 것만으로 끈끈한 기운이 사라졌습니다.

리모컨 고무 버튼 세척

물세척을 마친 고무버튼은 탁탁 털어 물기를 제거한 뒤 자연건조 시켰습니다.

 

이제 리모컨 기판에 묻은 끈끈한 액체를 닦아낼 차례입니다.

기판은 물속에 담가 세척할 수 없으니 알콜 등을 이용해 닦아내야 하는데 다행히 처가집에 소독용 알콜이 있었고, 화장솜을 함께 준비했습니다.

소독용 알콜 에탄올

참고로 전자 기판을 닦는데는 무수 알콜을 이용하는 것이 좋지만, 어지간한 세척은 이런 소독용 에탄올도 무방합니다.

 

화장솜에 소독용 알콜을 듬뿍 묻힌 뒤

소독용 알콜 에탄올

 

리모컨 기판을 쓱쓱 문질러 기판에 묻었던 끈끈한 액체를 깨끗이 닦아냈습니다.

리모컨 기판 세척깨끗해진 리모컨 기판

분명 끈끈한 액체가 묻은 기판 사진을 찍어두었다 생각했는데, 닦은 후의 사진만 남아 있네요.

아무튼 알콜을 묻힌 화장솜 덕분에 리모컨 기판에 묻었던 이물질을 깨끗이 닦아낼 수 있었습니다.

 

리모컨 기판과 고무 버튼에 잔뜩 묻어 있던 이물질을 닦아낸 것만으로 리모컨이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리모컨 하단 케이스와 기판, 고무 버튼을 가조립한 뒤 건전지를 끼우고 채널 상하 버튼을 눌러봤더니, 정상 작동합니다!

TV 리모컨 기판 버튼

 

이제 리모컨을 다시 조립하면 되는데요, 조립하기 전 리모컨의 위쪽 케이스를 뒤집어봤더니 리모컨 버튼이 격자 구획으로 나뉘어 있었고, 이 곳에도 이물질이 많이 묻어 있더군요.

리모컨에 스며든 습기가 제대로 건조되지 않은 이유인듯 싶은데, 역시 화장솜에 알콜을 묻혀 깨끗이 닦아냈습니다.

TV 리모컨 케이스

 

조립은 분해의 역순, 리모컨을 다시 조립하고 작동해보니 역시 채널, 음량 버튼이 백발백중 작동합니다.

TV 리모컨 수리 세척

참고로 리모컨 전체 버튼이 아예 작동하지 않는 경우라면, 건전지가 다 된 것인지 리모컨 자체의 고장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로 리모컨의 적외선 출력부를 비춰보면 리모컨 자체의 고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2012/01/26 - 스마트폰으로 리모컨 고장 여부 확인하기!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리모컨 적외선 센서 확인 방법

 

이렇게 20년 남짓 된 구닥다리 TV의 리모컨 정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장모님께 리모컨을 보여드렸더니 그렇잖아도 채널이나 볼륨 버튼이 말을 듣지 않아 TV의 버튼을 이용하는게 불편했는데, 고쳐졌다며 좋아하시는군요.

구형 TV 리모컨

이렇게 리모컨을 청소하는 방법으로 구닥다리 TV의 수명이 좀 더 늘어나긴 했는데, 아무래도 작고 불룩한 화면의 구닥다리 TV를 대신할 작은 LED TV를 하나 알아봐야겠다 싶습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 질문 댓글은 공개글로 달아주세요. 특별한 이유없는 비밀 댓글에는 답변하지 않습니다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