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PO X8 미니PC 사용기. 스틱PC, 태블릿, 안드로이드, 윈도우를 섞은 독특한 컴퓨터

스틱PC와 태블릿을 섞어 놓은 PIPO X8

얼마전 처가집 부모님들이 사용할 미니PC를 한 대 구입했습니다.

 

원래 장모님께서 주로 쓰던 컴퓨터였는데, 워낙 오래된 컴퓨터라 웹브라우저를 띄워 웹서핑을 겨우 할 정도였는데 그나마 고장이 나 버렸네요.

 

장모님은 스마트폰을 꽤 능숙하게 다루시기에 컴퓨터를 못 써도 상관없다셨지만 눈도 안좋은데 작은 스마트폰 화면을 오래 보면 안된다는 마눌님의 주장에 따라 적당한 새 컴퓨터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름 고민 끝에 구입한 컴퓨터는 PIPO X8이란 이름의 미니PC입니다.

 

터치 스크린이 달려 있어 얼핏 보면 태블릿 같은 미니PC입니다.

PIPO X8 미니PC 스틱PC Stick PC

조립 PC -> 노트북 -> 스틱PC

처가집 컴퓨터가 갖추어야 할 조건은 웹 브라우저와 한게임 고스톱(!)이 원활하게 돌아갈 정도의 속도(장모님 주장)에 가격이 저렴해야 합니다.(마눌님 주장)

 

처음에는 늘 그렇듯 최저 사양의 조립 PC를 맞출 생각으로 부품 견적을 뽑아봤는데, 웹서핑용 저사양 PC라지만 메모리, SSD, 파워서플라이, 케이스 등 제 기준에 맞추다보니 부품 견적이  30만원을 훌쩍 넘어가더군요.

 

15인치 이상의 큼직한 화면을 갖춘 저사양 노트북을 알아봤지만 화면 사이즈나 가격면에서 이거다 싶은 제품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TV나 모니터의 HDMI 단자에 꽂은 뒤 키보드 마우스만 연결하면 사용할 수 있는 스틱PC까지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국내에는 15~20만원 남짓한 가격에 스틱PC 가격이 형성되어 있더군요.

인텔 Compute Stick인텔 Compute Stick

 

그리고 해외 쇼핑몰을 검색해보니 같은 하드웨어 사양에 중국 상표를 달고 있는 스틱PC가 80~120달러에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내에는 손가락 두 개 정도 크기의 스틱PC들만 보이지만 중국에는 확장성을 높인 박스 형태의 제품, 혹은 충전 배터리를 내장한 제품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미니PC 스틱PC Stick PC저렴할 뿐더러 종류가 다양하다

PIPO X8 개봉기

그렇게 몇 가지 형태의 미니PC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다가 기어베스트 쇼핑몰에서 PIPO X8 미니PC를 주문했습니다.

주문한지 1주일 남짓 되어 박스에 담긴 PIPO X8이 도착했습니다.

PIPO X8 미니PC 스틱PC Stick PC

 

얼마전까지 애용했던 알리익스프레스 대신 기어베스트에서 구입한 이유는 저렴한 배송비 때문입니다.

알리익스프레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해외 무료 배송의 경우 2~4 주 가량 걸리고 DHL이나 UPS 등의 특송 옵션 선택시 상당한 추가 요금을 내야합니다.

기어베스트 특송 GearBest Expedited Shipping

하지만 기어베스트에 걸린 이 제품의 특송비는 3달러 남짓, '정말 특송이 맞나?' 싶었지만 우려와 달리 주문한지 휴일을 낀 1주일 뒤에 UPS 직원이 제품들 들고 왔습니다.

모든 상품의 특송 옵션이 저렇게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 가끔 운좋게 '얻어걸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ㅎㅎ 

 

비닐로 래핑된 PIPO X8의 박스 뒷면에는 간단한 제품 사양이 적혀 있습니다.

1280*800 해상도의 디스플레이와 최대 2.16GHz로 동작하는 인텔 베이트레일 3736F 쿼드코어 CPU, 2GB의 메모리 등의 사양이 적혀 있습니다.

PIPO X8 미니PC 스틱PC Stick PC

 

PIPO X8의 박스를 열어보니 안쪽에 완충재와 비닐 포장이 되어 있네요.

그동안 50~100달러 남짓한 가격의 중국산 직구 제품 중 포장에 가장 신경 쓴 제품이었습니다.

PIPO X8 미니PC 스틱PC Stick PC

 

PIPO X8의 내용물은 PIPO X8 본체와 어댑터, 그리고 보증서가 전부입니다.

PIPO X8 미니PC 스틱PC Stick PC

 

PIPO X8는 CPU나 메모리 등의 사양은 일반 스틱PC와 흡사하며 여러 개의 USB 단자를 내장하여 확장성을 높인 미니PC입니다.

상단에 7인치 터치 스크린이 달려 있어 얼핏 보면 태블릿인가? 싶지만 내장 배터리가 없고 어댑터를 연결해 쓰는, 상당히 독특한 컨셉입니다.

PIPO X8 미니PC 스틱PC Stick PC갤럭시S3와의 크기 비교

 

스틱PC 대신 PIPO X8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 여러 개의 USB 단자가 달려 있다는 점입니다.

PIPO X8의 옆면에는 전원 버튼과 볼륨 버튼, 2개의 USB 단자와 이어폰 단자가 달려 있고, 스피커도 내장하고 있습니다.

PIPO X8 옆면 단차

7인치 터치스크린을 위한 배려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본체 모양이 특이합니다.

 

PIPO X8의 뒷면에는 무선랜 안테나와 2개의 USB 단자, 1개의 마이크로 USB 단자,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 HDMI 단자에 100Mbps 유선랜 단자까지 달려 있습니다.

스틱PC를 선택하기 꺼렸던 두 번째 이유가 스틱PC에 내장된 무선랜 안테나의 성능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서 였습니다.

 

얼마전 안드로이드 TV 박스의 극악한 무선랜 성능을 맛보았던 터라, TV나 모니터 뒷면에 자리잡게 되는 스틱PC의 무선랜 성능은 더욱 염려스러웠습니다.

PIPO X8 뒷면 단자

하지만 PIPO X8은 무선랜 외에도 유선랜 단자가 내장되어 있을 뿐 아니라 총 5개의 USB 단자를 통해 다양한 주변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선택에 크게 작용했습니다.

아울러 사진으로만 본 외형이 얼마나 깔끔할지 궁금했는데, 플라스틱 하우징의 사출 상태, 전면 터치스크린과의 마감 역시 깔끔합니다.

 

전원 어댑터의 플러그가 110볼트 모양인 점은 불편합니다.

어댑터 자체는 220볼트 겸용 제품이지만 플러그만 110 볼트로 변환 플러그를 꽂아 쓰는게 은근히 불편하네요.

뭐 해외 직구 제품이라 프리볼트 어댑터라는 것이 다행인지도 모르겠습니다.

PIPO X8 어댑터

 

420g 남짓한 PIPO X8은 크기에 비해 꽤 묵직한 느낌입니다.

플라스틱 하우징인데 꽤 묵직하다 싶어 바닥의 나사를 풀어봤더니, 바닥 덮개는 금속 재질이고 써멀 패드가 붙여져 있더군요.

PIPO X8 방열판 온도

이 써멀 패드가 메인보드와 바닥 방열판을 밀착시키고, 메인보드에서 발생하는 열을 방출하는 구조입니다.

 

Full-HD 해상도의 영화 파일을 2~3시간 재생하니 바닥면이 상당히 뜨끈해져 온도를 재보니 50도 정도더군요.

사용 중 열로 인한 오동작은 없었지만 바닥 양쪽에 뭘 받쳐두어 공간을 띄우는게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윈도우와 안드로이드로 선택 부팅

PIPO X8에 전원 어댑터와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한 뒤 옆면의 버튼을 길게 눌러 전원을 켰습니다.

처음 나오는 화면은 안드로보이와 윈도우 로고가 함께 떠 있는데요, 마우스나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둘 중 하나를 선택하여 부팅하는 방식입니다.

PIPO X8 부팅

사실 처가집의 PC로 설치할 용도이다보니 PIPO X8을 안드로이드 모드로 사용할 일은 없겠다 싶었고, 다행히 이 선택 화면은 간단한 설정을 통해 없앨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모드로 사용해보니 또 다른 느낌이었는데, 안드로이드 모드에 대한 얘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언급하겠습니다.

 

PIPO X8에는 윈도우 8.1 with Bing이 설치되어 있고, 처음 전원을 넣으면 윈도우 8.1의 설정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첫 단계에서 지역과 언어를 선택할 때 한국과 한국어를 선택했습니다.

PIPO X8 윈도우 8.1

 

영문으로 진행되는 설정을 진행하다보면 마지막에 윈도우 10으로 무료 업그레이드 안내가 나옵니다.

PIPO X8 윈도우 8.1

 

윈도우 10 업그레이드 안내는 일단 무시하고, 설정을 마치면 영문 윈도우 8.1 화면이 뜹니다.

PIPO X8 윈도우 8.1

 

윈도우 8.1로 부팅한 뒤 사양을 확인해보니 인텔 아톰 Z3736F CPU와 2GB 램, 32비트 운영 체제 등의 사양이 표시되고 있습니다.

PIPO X8 윈도우 8.1 사양

PIPO X8는 저장 공간이 32GB와 64GB의 두 가지 버전이 있으며 저는 64GB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64GB의 저장 공간 중 윈도우에 36.3GB, 윈도우 복구 이미지에 6GB가 할당되어 있으며 나머지 16GB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할당되어 있습니다.

 

영문 윈도우 8.1의 웹브라우저에서도 한글 표시는 잘 되지만, 한글 언어팩을 깔면 메뉴까지 한글로 바뀝니다.

윈도우 8.1 한글 언어팩

HDMI 단자로 외부 모니터 연결

영문 윈도우 8.1에 한글 언어팩을 깔아 한글 모드로 바꾸었습니다.

7인치 터치스크린은 상당히 쨍한 느낌이며, 윈도우의 타일 메뉴를 쓰기에는 불편이 없지만 데스크탑 모드로 들어가면 작은 느낌이 듭니다.

PIPO X8 윈도우 8.1

 

선물용으로 구입(!)한 것이라 액정 보호지를 떼지 않고 사진을 찍었더니 액정 화면이 좀 뿌옇게 보이는군요.

액정 보호지를 떼면 밝고 깨끗한 화면을 볼 수 있으며 거의 180도 가까이 기울여 봐도 색상이 변하지 않을 정도로 시야각도 넓습니다.

PIPO X8 액정1280*800 해상도에 깨끗한 화질

 

PIPO X8의 HDMI 단자와 TV의 HDMI 단자를 연결하면 외부 모니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HDMI-DVI 젠더를 이용해 모니터의 DVI 단자에 연결했습니다.

PIPO X8 HDMI DVI

 

PIPO X8 뿐 아니라 스틱PC의 구입을 고려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이, 아톰 CPU의 성능이었습니다.

무지막지한 성능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단지 원활한 동영상 재생 성능과 웹서핑에 무리없는 속도를 기대했는데요,

 

일단 Full-HD 해상도의 동영상을 재생해보니 높은 비트레이트로 인코딩된 동영상도 CPU 점유율 10~40% 정도를 왔다갔다하며 끊김없이 재생되는 것(다음 팟플레이어, DVXA 옵션을 켰을 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PIPO X8 동영상 재생 성능어지간한 고용량 동영상도 원활히 재생

다만 HEVC 코덱으로 인코딩 된 초고용량 동영상 파일은 CPU 점유율이 100%까지 올라가며 멈칫거리더군요.

 

그래도 얼마전 구입했던 안드로이드 TV 박스는 동영상의 비트레이트가 조금만 높아져도 버벅거리기 일쑤였는데, PIPO X8은 HEVC 영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고화질의 영상을 깨끗하게 재생하여 만족스러웠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영화의 동영상과 음성 재생은 팟플레이어와 같은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이 담당하는데, PIPO X8은 윈도우 기반의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돌아갈만큼의 속도를 내 주었습니다.

 

내친김에 PIPO X8의 윈도우 8.1을 윈도우 10으로 업그레이드했습니다.

PIPO X8의 제조사 홈페이지의 FAQ에는 전용 드라이버를 내놓기 전까지 윈도우 10으로 업그레이드 하지 말라고 되어 있었지만 윈도우 10 업그레이드 후 드라이버 문제는 없었습니다.

PIPO X8 윈도우 10처가집에서 사용하게 될 형태 - 모니터와 마우스, 키보드 연결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윈도우 8.1보다 윈도우 10이 더 빠릿빠릿한 느낌입니다.

작고 저렴한 미니PC, 어떤 작업에 적합할까?

사실 인텔 아톰 CPU를 내장한 스틱PC류의 제품들이 꽤 많이 출시되고 있지만, 실제 아톰 CPU 제품을 써본 적이 없어 성능에 확신이 없었고, 구입까지 고민을 했습니다.

 

특히 얼마전 거실용 미디어 재생기기로 구입했던 안드로이드 TV 박스는 정작 중요했던 동영상 재생 성능에 실망했기에(영상이 끊기고 음성 코덱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윈도우 기반의 미니PC의 선택에는 더욱 고민이 되었던게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미니PC를 받자마자 고화질의 영상 파일이 원활하게 돌아가는지, 웹서핑시 버벅거림은 없는지 확인했는데 의외로 성능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2GB 메모리에서 윈도우 8.1이나 윈도우 10이 원활히 돌아갈 것인지도 관심사항이었는데, 역시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리지 않는다면 무리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PIPO X8 성능게임 성능은 기대하지 말자

물론 2GB의 메모리를 운영체제와 그래픽 카드가 공유하는 시스템이라 게임용 컴퓨터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얼마전 누님이 운영하는 영어학원에 PIPO X8을 가져가 웹기반의 영어 교육 프로그램이 잘 돌아가는지 확인해봤는데, 역시 기존에 사용하던 PC와 체감속도에서 차이가 없었습니다.

PIPO X8 업무용 교육용웹기반의 교육 프로그램은 원활히 작동

 

학원이나 사무실 컴퓨터는 컴퓨터마다 정품 윈도우가 깔려 있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저렴한 비용에 정품 운영체제가 설치되어 있고 오피스 365도 사용할 수 있는 미니PC는 상당히 매력적인 제품입니다.

업무용이라면 굳이 터치 스크린이 달린 PIPO X8 대신 액정 없는 박스 형태의 미니PC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PIPO X8 윈도우 8.1 오피스 365

PIPO X8의 아톰 CPU는 문서작성, 웹서핑, 동영상 재생 등의 작업에서 부드러운 퍼포먼스를 보여주었고 운송비 포함 120달러에 구입했으니 가성비 면에서 무척 만족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제 포스팅이 그러하지만) 간단하게 살펴보려한 PIPO X8의 리뷰가 이미 상당히 길어졌네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PIPO X8의 간략한 벤치마킹 결과, 아톰 CPU 기반의 한정된 자원을 좀 더 원활하게 구동하는 팁, 그리고 안드로이드 태블릿 기능과 관련된 내용들을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본 리뷰는 제품 제조사, 혹은 판매 업체의 지원을 받지 않고
제품을 직접 구입하여 사용 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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